인간의 감각 기능 중 ‘뇌에서 어떻게 작동하는 지’에 대해 가장 잘 알려진 부분 중 하나가 시각이다.
지난 75년 동안 신경과학자들은 ‘어떻게 광파가 사람의 눈으로 들어와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날아다니는 새를 분간하는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결과는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에 대해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가장 잘 안다고 생각했던 시각 관련 뇌의 활동에서 놀라운 사실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시각 처리에 대한 기본모델에 따르면 망막에서 들어오는 모든 시각정보는 우선 ‘1차 시각 피질’(primary visual cortex, V1)을 지나야 한다. 1차 시각 피질은 사람의 두뇌 후두엽 뒤쪽에 있으면서 시각 정보를 처음 받아들이는 곳이다.
이곳은 선이나 모서리 같은 간단한 시각정보를 추출해서 여러 곳의 상위명령 기관으로 배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면 상위시각 기관은 형태나 그림자 운동 같은 좀 더 복잡한 형태를 분간하는 것이다.
그러나 4일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한 논문은 이러한 메커니즘에 대해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에 따르면, 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또 다른 상위 명령기관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사상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 새로운 상위 시각 명령 기관은 놀랍게도 1차 시각피질인 V1으로부터 온 정보에 전혀 의존하지 않는다.
대신 이 ‘후 비강 피질’(post-rhinal cortex POR)은 아주 오래된 감각 처리 센터인 두뇌의 ‘상구’(superior colliculus)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1차시각피질이 2개 있는 셈
이번 연구의 시니어 저자인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의 마시모 스캔지아니(Massimo Scanziani) 교수는 “마치 또 다른 ‘1차시각피질’을 발견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스캔지아니 교수는 “이는 1차시각피질이 완벽한 게이트 키퍼라고 생각했던, 기존 포유류의 시각 시스템에 대한 전체적인 컨셉을 뒤흔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서 주목을 끈 이 ‘원형 상구’(ancestral superior colliculus)는 피질이 거의 없거나 조금만 있는 동물의 감각을 처리하는 주요기관으로 ‘시개’(optic tectum, 視蓋)라고도 부른다. 예를 들어 물고기나 양서류, 도마뱀, 조류 등에 존재하는 시각기관이다.
상구는 특히 움직임을 인식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반사적인 행동을 파악하는데 좋다. 예를 들어서 개구리가 혀를 빨리 내밀어서 공중을 날아다니는 파리를 잡거나, 물고기가 숨어있는 침입자로부터 본능적으로 도망가는 능력 등이다.
상구는 포유류에서 피질이 발달해도 사라지지 않았다.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에서는 무의식적이면서 빠른 시각처리의 형태와 연결되어 있다.
예를 들어 뱀같이 보이는 막대기를 보면 공포에 질려 뛰어 오르거나 사람의 얼굴을 향해 날아오는 공을 자동적으로 잡는 것과 같은 행동이 그렇다.
이번 발견은 주저자인 리카르도 벨트라모(Riccardo Beltramo) 박사 후 과정 연구원이 생쥐의 POR에서 움직이는 시각자극에 대한 신경응답을 기록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POR은 동작이나 공간 기억을 인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벨트라모 연구원은 광유전학(optogenetics)이라고 하는 기술을 이용, 빛을 쬐어 V1의 활동을 잠시 잠재웠다. 기존 개념대로라면 POR은 전통적인 시각 인식 과정을 통해서 들어오는 정보의 흐름에 좌우되어야 한다.
그러나 놀랍게도 POR신경세포는 V1에서의 정보입력이 없어도 움직이는 자극에 계속 반응하는 것이었다. 만약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POR의 반응이 V1에게서 온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까?
벨트라모 연구원은 이에 대해 ‘망막에서부터 들어오는 정보를 POR로 연결하는 다른 길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새로운 통로를 확인하기 위해서 그는 서로 다른 것을 연결하는 신경세포를 분간할 수 있는 바이러스를 주사했다.
그 결과 POR 신경세포가 서로 다른 두 개의 통로로 입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하나는 V1에서 들어오는 것이고, 두 번째 것은 상구에서 오는 것이다.
본능적인 빠른 동작에 간여하는 듯
물론 아직도 확인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영장류의 두뇌 속POR 영역에서의 시각적 반응이 ‘상구에서부터 들어온 입력’에 좌우되는지를 실험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V1에 의해 촉발되거나 상구에 의해 시작된 활동이 동물의 행동에 상호 영향을 주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과학자들은 지금까지 POR이 시각 영역에서 높은 지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생각했지만, 사실은 1차 시각피질과 같은 기관일 수 있다.
마치 초기 양서류나 파충류 또는 조류의 시각피질과 유사하며, 아마도 이는 환경속에서 움직이는 중요한 것을 탐지하는데 기여할지 모른다는 것이 연구진의 생각이다.
벨트라모 연구원은 이에 대해 “예를 들어 작거나 가까운 먹이, 혹은 멀리 떨어진 큰 포식자를 탐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V1은 움직이는 물체에 대한 좀 더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물체의 정확한 위치, 혹은 물체가 맛있는 딱정벌레인지 무서운 전갈인지 등과 같은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일 수 있다.
이번 발견은 또한 맹시(blindsight)라고 부르는 현상을 설명할 지도 모른다. 맹시는 V1에 손상을 입어서 맹인이 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이다. 맹시에 걸린 사람들은 물체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지만, 의식에서 이들을 지각할 수 없다.
스캔지아니 교수는 “이번 발견은 해답을 주기 보다 더 많은 의문을 불러 일으킨다. 왜냐하면 어느 누구도 물어볼 수 없는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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