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어디에서 왔을까. 인류는 생명의 비밀을 알기 위해 오랫동안 노력했다. 생명의 원천을 파악하기 위해 발견한 것이 바로 유전자다. 유전자라는 개념을 제일 먼저 제시한 과학자는 그레고어 멘델(Gregor Mendel, 1822~1884)이다. 모든 유전학의 모태가 되는 ‘멘델의 법칙’으로 유명한 그는 1865년 완두콩 교배 실험을 이용해 유전 원리를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1869년 프리드리히 미셔(Johannes Friedrich Miescher, 1844~1885)는 백혈구의 핵에서 DNA의 존재를 처음 발견했다. 이후 또 다른 과학자들의 수많은 연구 끝에 DNA가 유전물질이라는 것이 규명되자 과학자들은 생명의 비밀을 풀 열쇠로 여겨지는 DNA 분자 구조를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모리스 윌킨스(Maurice Hugh Frederick Wilkins), 왓슨(James Dewey Watson)과 크릭(Francis Crick),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이 대표적인 과학자다. 이들 중 DNA가 이중나선 구조라는 것을 밝힌 제임스 왓슨과 크릭, 윌킨스는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다.
생명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유전자(gene)는 생명체의 개개의 유전 형질을 발현시키는 원인이 되는 인자다. 생물은 유전 정보를 바탕으로 몸을 형성하고 고유의 형질을 발현한다. 유전자는 생식세포를 통해 부모의 유전 정보를 자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1901~1994)은 결국 잘못된 결론을 내며 노벨상 수상을 못했지만 DNA 구조 연구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 ⓒ 김은영/ ScienceTimes
우리의 몸은 유전자로 설계된 집과 같다. 그렇다면 DNA는 무엇일까. 바로 유전자의 본체가 DNA다. 인간은 유전자, 더 나아가 DNA의 구조를 발견하며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생명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
수많은 과학자들이 DNA를 파악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DNA 구조를 밝히기 위해 뛰어든 이들 중 가장 먼저 주목받았던 이는 노벨상 2관왕의 주인공 라이너스 폴링(Linus Pauling, 1901~1994) 이었다. 그럴 수밖에 없던 것이 라이너스 폴링은 당대 최고의 화학자로 명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폴링은 독자적으로 노벨상을 두 번 받은 유일무이한 인물이다. 폴링은 1954년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그는 오비탈을 이용해 화학결합을 설명하며 오늘날의 양자화학의 기초지식을 체계화하는데 크게 공헌한다. 핵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가지고 반전운동을 시작한 폴링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62년 노벨평화상도 수상한다.
이처럼 대내외적으로 활발하게 활동을 벌여온 폴링은 DNA의 구조를 알기 위한 연구에도 적극적이었다. 당시 화학계에서는 폴링이 분자 간 결합에 관한 최고의 권위자였기 때문에 폴링에 대한 학계의 기대는 엄청난 것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실패. 원자핵, 생물 분자, 분자유전학, 분자의학, 의학적 연구 등 수많은 분야에 기여한 폴링이었지만 불완전한 시료 때문에 ‘DNA의 구조는 삼중 나선’이라는 잘못된 결론에 다다르며 결국 DNA 구조를 밝히는데 실패한다.
상급자 몰래 금지된 연구를 한 노벨상 수상자들
비록 결론은 오류로 밝혀졌지만 폴링의 연구는 DNA 구조 연구에 적지 않은 공로를 남긴다. DNA가 이중나선 구조라는 것을 밝혀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왓슨 또한 폴링이 자신들의 가장 큰 경쟁자였다고 자신의 저서 ‘이중나선(The Double Helix)’에서 밝힌 바 있을 정도다.
128줄의 짧은 논문으로 DNA의 구조가 이중나선이라는 생명의 비밀을 밝혀내며 196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거머쥔 두 남자, 제임스 왓슨 (James Dewey Watson, 1928~)과 프랜시스 크릭 (Francis Crick, 1916~2004)은 의지와 집념의 사나이였다. 이들은 DNA 구조 연구에 대한 열정이 넘쳐 상급자의 지시를 어기고 몰래 DNA 구조를 계속 진행했다.
왓슨과 크릭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서 DNA 연구를 하던 중 잘못된 모델을 제시해 DNA 연구를 금지당했다. 이들이 연구를 계속할 수 있었던 것은 로절린드 프랭클린(Rosalind Franklin, 1920~1958)의 ‘X선 회절 사진’ 덕분이었다.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1952년 X선을 이용해 ‘DNA의 구조가 X자 모양의 삐뚤어진 사다리 구조’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프랭클린은 DNA가 이중나선 구조라는 것에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로절린드 프랭클린과 함께 연구를 하던 모리스 윌킨스(Maurice Hugh Frederick Wilkins)는 프랭클린의 사진을 왓슨과 크릭에게 보여줬고 이들을 프랭클린의 사진을 바탕으로 연구를 지속할 수 있게 된다.
DNA의 새로운 구조를 발견하게 된 결정적인 사진을 제공한 로절린드 프랭클린은 수많은 X선 사진을 찍으며 노출된 방사능의 영향으로 인한 암으로 노벨상 수상 4년 전에 세상을 떠난다. 당시 38세. 또 다른 천재의 안타까운 죽음이었다.
DNA의 구조를 파악했다는 것은 생명의 설계도를 알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DNA의 구조를 밝힐 수 있었던 것은 노벨상 수상 여부와는 상관없이 수많은 과학자들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위대한 결과다. 인류는 이들의 공로를 통해 인간 유전체의 염기서열을 파악하고 질병과 바이러스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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