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맹 고치는 ‘콘택트렌즈’ 개발

메타표면 기술 적용… 식별 능력 10배 이상 향상

색을 인지하는 능력에 있어 사람은 매우 뛰어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사람의 시력으로 약 100만 종의 색깔을 인식할 수 있다는 것이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색맹(colour blindness)으로 태어나는 경우가 있다.

그럴 경우 색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는데 망막의 시세포를 교체하지 않는 한 치료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이 선천적인 증상을 교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가 개발돼 주목을 받고 있다.

과학자들이 메타표면이란 신기술을 적용해 색맹‧색약을 교정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 사진 왼쪽은 교정 전, 오른쪽은 교정 이후 안구 시각세포에 비친 영상 ⓒ(Sharon Karepov/Tel Aviv University

안경처럼 색맹 정도에 따라 맞춤 교정 가능

10일 ‘사이언스 얼럿’은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진이 색을 구분할 수 있는 콘택트렌즈를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샤론 카레포트(Sharon Karepov)과 탈 엘렌보겐(Tal Ellenbogen) 두 사람의 공학자가 그동안 개발해온 색상 교정용 필름을 콘택트렌즈 표면에 부착해 색맹을 교정할 수 있는 기능을 완성했다는 것.

이 콘택트렌즈는 시력 교정이 가능한 기존의 콘택트렌즈처럼 색각이상자의 증상에 따라 맞춤 교정이 가능하다.

개발자인 샤론 카레포트 박사는 “이 기능을 콘택트렌즈로 실용화하기 위해 나노 수준의 초박막 필름을 제작했으며, 이를 콘택트렌즈 표면에 부착하는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성능 실험 결과 색맹‧색약자의 능력을 이전보다 10배 이상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논문은 이번 주 광기술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옵틱스 레터(Optics Letter)’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Metasurface-based contact lenses for color vision deficiency’이다.

그동안 교정용 선글라스가 개발된 적은 있으나 콘택트렌즈가 개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개발된 콘택트렌즈는 기존의 투명체를 통한 분광 방식이 아니라 메타표면(Metasurface)이란 첨단 기술을 적용하고 있어 앞으로의 발전가능성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으로 색맹, 색약 증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의 수가 수 억 명에 이르고 있는 점에 비추어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는 색은 눈으로 보는 물체에 내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물체에 부딪친 빛(가시광선)이 일부는 흡수되고 일부를 반사하면서 만들어낸 결과다.

눈에서 어떤 색인지 구분할 수 있는 것은 빛에 따라 파장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보라색은 430 nm, 초록색은 520 nm, 노란색은 575 nm, 빨간색은 650 nm의 파장을 지니고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 성질 적용

안구 뒷부분 망막에는 이 파장을 감지해 색을 판별하는 세포가 있다.

추상세포(혹은 원뿔세포, cone cells)로 구성돼 있는 세 가지 유형의 스크린을 말하는데 이를 통해 파장을 감지하고 어떤 색인지 판별한 후 그 메시지를 뇌에 전달하게 된다.

세 가지 유형의 스크린 중 하나는 짧은 파장을 담당하고 있다. 또 다른 두 유형의 스크린은 긴 파장을 담당하고 있는데 하나는 초록색에서 노란색 영역이고 다른 하나는 노란색에서 빨간색 영역이다.

그런데 이 영역을 담당하는 추상세포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색을 판별하지 못하는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과학자들은 초록색에서 노란색 영역을 ‘M’, 노란색에서 빨간색 영역을 ‘L’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M 영역을 판별하지 못하는 세포를 ‘M 추상세포(M cone)’, L 영역을 판별하지 못하는 세포를 ‘L 추상세포(L cone)’이라 부른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은 결함이 초록색에서 노란색 영역인 M 영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제이색맹이라 불리는 녹색 색약을 말하는데 이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M 추상세포의 결함으로 녹색을 식별하지 못한다.

이런 사람들은 덜 익은 과일 표면에 나타난 녹색을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바나나와 같은 과일을 경작할 경우 수확 시 덜 익은 바나나와 숙성된 바나나를 구분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러나 이런 색맹에 대해 교정 가능성을 시사한 사람은 19세기 영국의 물리학자인 제임스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다.

그는 빛이라 불리는 전자기파를 설명하면서 빛(색)을 필터링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파장에 영향을 주어 색을 더 명확히 구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조언했다.

이를 유념하고 있었던 사람이 돈 맥퍼슨(Don McPherson)이란 과학자다. 후속 연구를 통해 유리와 같은 투명 물질에 특수 물질을 첨가할 경우 빛의 파장을 분산시켜 불안한 빛의 필터링을 교정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후 많은 과학자들이 후속 연구를 진행해왔다. 그리고 지난 2010년 엔크로마(EnChroma)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수학자, 물리학자, 안경 전문가들이 참여한 이 기업에서는 2012년 녹색‧적색 색약자들이 착용할 수 있는 선글라스를 제작했다. 이 선글라스는 렌즈를 통해 색을 감지할 수 있는 분광 기능을 보완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에 텔아비브 대학에서 개발한 콘택트렌즈는 메타표면이란 신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광학적 성질을 가질 수 있도록 제작된 인공 이차원 물질을 말한다.

연구진은 메타표면을 구성하고 있는 메타원자(Metaatom)를 통해 산란된 빛의 세기와 위상을 조절하며 망막 추상세포의 결함을 교정할 수 있었다. 이 콘택트렌즈가 일반에 보급될 경우 큰 반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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