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지난해 10월에 발간한 ‘지구온난화 1.5도’ 특별 보고서는 2100년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 상승폭을 1.5도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보고서는 지구의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할 경우 전 세계 해양의 산호초는 70~90% 사라지게 된다고 경고했다.
지난달 6일 유엔 생물다양성 과학기구(IPBES) 총회에서는 지구상 800만 종의 생물 중 약 100만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는 보고서를 채택해 충격을 주었다. 이 보고서에서는 현재 전 세계 산호초의 33%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군락인 호주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경우 산호초의 약 절반이 사라졌다.
산호초를 멸종으로 이끌고 있는 주범은 바닷물 산성화와 지구온난화다. 인류가 배출하는 온실가스 중 약 1/3이 바다로 흡수된다. 그로 인해 바다의 산성화가 과거보다 10배 가까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산성화된 바닷물은 산호초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을 녹여 산호초를 죽인다. 산호초가 차지하는 면적은 해저의 1%도 채 되지 않지만, 전체 해양생물의 약 25%를 지탱할 만큼 해양생태계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따라서 산호초가 사라진다는 것은 이를 서식지로 삼고 있는 해양생물의 생존에도 큰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전 세계의 죽어가는 산호초들을 살리기 위한 새로운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끈다.
하와이 해양생물연구소는 따뜻하고 산성도가 높은 환경에도 불구하고 개체 수가 회복된 하와이의 ‘슈퍼 산호’가 전 세계의 산호초를 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슈퍼 산호의 정체는 바로 도시화 및 준설, 연안 개발, 하수 배출 등으로 1930년대에서부터 1970년대에 걸쳐 황폐화된 하와이 카네오헤 만의 산호초다.
적대적인 기후에서도 생존하는 카네오헤 만 산호
1970년대 초까지 카네오헤 만의 수심이 얕은 지대에 서식하는 산호초의 경우 평균 70% 이상 감소했으며, 하수 배출량이 많은 남부 지대에서는 95% 이상 사라졌다. 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하수 배출이 되지 않으면서 산호초는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크리스토퍼 쥬리 연구원은 카네오헤 만의 경우 다른 지역보다 더 따뜻하고 산성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이곳의 산호 개체군이 더 따뜻하고 산성인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게끔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연구 결과 하수 배출을 단순히 없앤 것만으로 카네오헤 만의 산호는 50~90%대로 회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하와이 제도의 어떤 산호초 군락보다도 회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산호들은 적대적인 기후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카네오헤 만의 슈퍼 산호 개체군을 발견함으로써 기후변화로 인해 더 따뜻하고 산성도가 높은 환경에서도 번식할 수 있는 산호초를 자연적으로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인공적으로 슈퍼 산호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되고 있다. 호주 해양과학연구소의 매들린 반 오펜 교수팀은 지난 3월 초 산호초 멸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수중 속 걸이에 연구 중인 슈퍼 산호를 매달았다.
유전공학 기술을 이용해 온난화된 바다에서도 생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이 슈퍼 산호들은 앞으로 수개월간 생존 및 성장에 관한 모니터링을 진행한 후 제거될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생태계 교란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슈퍼 산호 만들기 프로젝트는 수온 상승 및 산성화에 강한 종자끼리 반복 교배해 더 강한 종자를 확보하는 방안을 포함해 유전자 조작 기술까지 동원되고 있다. 이외에 기존 산호들로 하여금 고온에 강한 미생물 조류를 공생 파트너로 이용하게 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3D 프린터로 만든 인공 산호 설치
첨단 기술인 3D 프린터를 이용해 산호 생태계를 되살리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의 비영리단체인 ‘리프 디자인 랩’은 지난해 여름 청정 산호초로 유명한 몰디브의 바다에 3D 프린터로 만든 세라믹 소재의 인공 산호를 설치했다.
가로 4m, 세로 4m, 높이 2.5m 크기의 이 인공 산호의 속은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콘크리트로 채워졌다. 인공 산호를 설치한 결과 몇 개월 후 많은 생물들이 이곳을 은신처로 이용하기 시작했으며 해초들도 번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이 방법은 근본적인 산호초의 멸종 방지책이 될 수 없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
한편, 그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산호초 생태계의 비밀을 밝힌 연구결과가 최근에 발표됐다. 산호초에는 수많은 물고기들이 북적이는데, 이들이 어디서 그 많은 영양분을 취하는지는 의문이었다. 산호초 군락은 대부분 육지와 멀리 떨어져 영양분 공급이 부족한 바다의 사막 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캐나다 사이먼 프레이저대학의 사이먼 브랜들 박사팀은 산호초 생태계의 수많은 물고기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는 주인공은 해양 척추동물 중 가장 작은 ‘저서 은신 물고기류’라는 내용의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이들은 수명이 짧을뿐더러 기껏해야 몇 ㎝밖에 자라지 않아 경험이 많은 잠수부들조차 종종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라고 한다. 그럼에도 개체 수가 많고 빨리 성장해 산호초에서 서식하는 물고기 먹이의 약 60%를 담당할 수 있다.
연구진은 입이나 지느러미 근처의 특별한 주머니에 알을 담아 다님으로써 부화 단계까지 살아남는 새끼들의 비율을 증가시키는 전략이 많은 물고기들의 먹이가 되면서도 이들이 개체군을 유지하는 비결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저서 은신 물고기류는 약 4000여 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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