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이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킨다

병원에 입원할 확률, 정상인 대비 113% 높아

지난봄 미국에서 한 남자가 고열 증세로 버몬트대학 병원 응급실을 찾아왔다.

점차 숨이 가빠지던 그는 코로나19라는 진단을 받았다. 중환자실에서 인공호흡기에 생명을 유지하던 그는 2주일 후 숨을 거두었다.

그는 작은 사업체를 운영하던 30대 후반의 가장이었다. 쉬지 않고 일을 해 일벌레란 소리를 들을 정도였지만 ‘고도 비만(severe obesity)’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었다. 당시 의료진은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킨 원인이 비만 때문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있었다.

비만이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최근 10여 건 발표되면서 비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비만과 관련된 지침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WHO

대사증후군 유발해 코로나19 증세 악화시켜

11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그동안 발표된 비만과 코로나19 관련 논문이 10여 건에 이르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도 비만이 아닌 단순한 과체중(merely overweight)인 경우에도 코로나19 증세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고 있는 중이다.

지난 8월 26일 국제 학술지 ‘비만리뷰(Obesity Reviews)’에는 국제 공동연구팀이 참여한 메타논문이 실렸다. 그동안 발표된 논문을 종합한 후 비교 분석을 통해 비만과 코로나19 간의 역학 관계를 밝히는 결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

세계에서 발생한 39만 90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데이터를 종합 분석한 이 논문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정상인과 비교해 13% 더 높았다. 또 중환자실에 입원할 확률은 74%, 사망 확률은 48% 더 높았다.

연구진은 비만이 면역력을 저하시키고, 만성염증 및 혈액 응고 등을 유발해 코로나19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이런 사실이 알려질 경우 비만인 사람들이 치료를 기피할 수 있어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동안 버몬트 대학에서 의사와 과학자로 활동해온 앤 딕슨(Anne Dixon) 교수는 “팬데믹 초기 몰랐던 비만과의 관련성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며, “성인 인구 중 비만 비율이 40%에 달하는 미국 상황에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비만이 대사증후군(metabolic syndrome)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해왔다.

생활습관병이라고 할 수 있는 대사증후군은 체지방이 증가하고, 혈압과 혈당이 상승하며, 혈중 지질에 이상이 발생하는 불균형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심혈관 질환의 위험은 두 배 이상 높이고, 당뇨병 발생률은 10배 이상 증가시킨다.

이 대사증후군과 코로나19 간의 관련성이 최근 밝혀지고 있다. 미국 툴레인 대학 연구진은 최근 논문을 통해 대사증후군이 있는 287명의 환자들의 코로나19 증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비만에 대처할 수 있는 의료지침 마련해야

팬데믹 초기 비만과 코로나19와의 상관관계를 놓고 의료계는 공개적인 발표를 자제해왔다.

특히 미국의 경우 전체 인구 중 32%가 비만인 상황에서 사회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매우 크기 때문. 그러나 최근 쏟아져 나오는 논문들은 비만의 위험성을 명확히 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생명공학회사인 제넨텍에서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약 1만 7000명의 코로나19 환자 중 과체중(overweight)은 29%, 비만인(obese)은 48%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과체중이란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값, BMI가 25~29.9인 사람들을 말한다.

지난달 영국 ‘국립과학원 회보’에는 33만 4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BMI 조사 결과가 실렸다. BMI 수치가 18.5~25 수준의 사람들의 경우 10%를 조금 넘었으나 35 이상인 경우 40%를 넘어섰다는 것.

연구를 수행한 UCL의 생리학자 마크 해머(Mark Hamer) 교수는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런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며, 비만에 대해 관심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비만의 위험성은 최근 미국에 살고 있는 인디언, 알래스카 원주민들 사이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률이 다른 인종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의료 문제도 있지만 비만이 큰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만에 대처할 수 있는 연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버드 의대의 비만치료 전문가인 파티마 스탠퍼드(Fatima Stanford) 교수는 “아직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비만으로 인한 코로나19 증세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지 구체적인 데이터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국립체중및건강센터의 비만의료 전문의이면서 소장인 스콧 칸(Scott Kahan) 박사는 “코로나19에 대응해 비만인들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며, 의료진에서는 어떤 치료법을 사용해야 하는지 기준이 없다.”며, 관련 지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런 어정쩡한 상황에서 많은 수의 비만인들은 코로나19 대처 방안에 대해 고민을 토로하고 있는 중이다.

비만을 방지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 비만행동연합회(Obesity Action Coalition) 패티 네스(Patty Nece) 부회장은 “비만으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낙인이 찍혀 더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다.”며 크게 우려하고 있다.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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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9월 22일3:56 오후

    비만하면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거 같아요. 건강을 위해서라도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할거 같아요. 비만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염증이나 혈액 응고로 모든 병에 치료효과도 늦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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