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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객원기자
2018-07-30

블랙홀 주변물질 모양 밝혀 백조자리 X-1 블랙홀에 X선 편광측정법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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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과학자팀이 블랙홀 가까이에 있는 물질의 모양에 블랙홀 중력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를 밝혀냈다.

일본과 스웨덴 과학자들은 백조자리 부근 블랙홀인 시그너스 X-1 주변을 X선 편광측정법으로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발견해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 최근호에 발표했다. 이 연구는 강(强) 중력 물리학과 블랙홀 및 은하들의 진화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백조자리 중심 부근에는 우주에서 발견된 최초의 블랙홀을 도는 별이 하나 있다. 이 별과 블랙홀은 시그너스(Cygnus) X-1으로 불리는 쌍성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다.

이 블랙홀 시스템은 우리가 하늘에서 포착할 수 있는 가장 선명한 X선 광원 중 하나이지만, 이 X선을 발산하는 물질의 기하학적 구조는 그동안 불확실했었다. 그에 관한 정보를 이번 연구팀이 X선 편광측정법(X-ray polarimetry)이란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밝혀낸 것.

블랙홀에 관한 두 개의 모델. 왼쪽이 램프-포스트 모델, 오른쪽은 확장 모델. 검은 점은 블랙홀, 파란색은 부착된 원반, 빨간색은 코로나다.  CREDIT: Fumiya Imazato, Hiroshima University
블랙홀에 관한 두 개의 모델. 왼쪽이 램프-포스트 모델, 오른쪽은 확장 모델. 검은 점은 블랙홀, 파란색은 부착된 원반, 빨간색은 코로나다. CREDIT: Fumiya Imazato, Hiroshima University

블랙홀 연구 위해 인접 물질 파악

블랙홀을 사진으로 찍기는 쉽지 않다. 첫째는 빛이 중력이 강한 블랙홀에서 빠져나올 수 없어 블랙홀을 관측하기가 아직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과학자들은 블랙홀 자체를 관찰하는 대신 블랙홀과 가까운 물질로부터 나오는 빛을 관찰해 블랙홀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시그너스 X-1에서 관찰 대상은 바로 블랙홀과 근접해서 돌고 있는 별이다.

우리가 볼 수 있는 태양에서 나오는 것과 같은 대부분의 빛은 여러 방향으로 진동한다. 이 빛에다 편광필터를 적용하면 한 방향으로만 진동하는 빛을 걸러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스키어가 편광렌즈를 낀 고글을 쓰고 눈 덮인 산을 지쳐 내려오면 편광렌즈가 눈에서 반사되는 빛들을 차단해 길을 찾기가 쉽다.

논문 공저자인 일본 히로시마대 히로미츠 다카하시(Hiromitsu Takahashi) 조교수는 “블랙홀 주변에서 나오는 강한 X선(hard X-rays)에도 같은 원리를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블랙홀 가까이에서 나오는 강한 X선과 감마선은 이 필터를 관통하기 때문에 산란하는 빛을 측정할 수 있는 다른 특별한 종류의 대처 방법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편광필터가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을 걸러내는 모습.  CREDIT: Masako Hayashi, CORE-U, Hiroshima University
편광필터가 한 방향으로 진동하는 빛을 걸러내는 모습. CREDIT: Masako Hayashi, CORE-U, Hiroshima University

블랙홀, ‘확장된 코로나 모델’에 적합

연구팀은 먼저 빛이 어디에서 오고 어디서 산란되는지를 파악해야 했다. 이 두가지를 확인하기 위해 PoGO+라 불리는, 편광계가 장착된 위성을 쏘아 올렸다.

연구팀은 이 기구에 부착된 원반에서 반사되는 하드 X선 부분 조각들을 한데 맞춰 이 빛을 발산하는 물질의 모양을 식별해 낼 수 있었다.

연구팀은 두 경쟁모델을 이용해 블랙홀 가까이 있는 물질들이 시그너스 X-1과 같은 쌍성 시스템에서는 어떻게 보이는지 파악했다. 두 모델 중 하나는 램프 포스트(lamp-post)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확장(extended) 코로나 모델이었다.

램프-포스트 모델에서 별 주위에 생기는 코로나는 콤팩트하고 블랙홀에 가까이 붙어있었다. 양자들은 편광계에 부착된 원반쪽으로 휘어져 더 많은 빛을 반사했다. 확장 모델에서는 코로나가 더 크고 블랙홀 주위에 넓게 퍼져 있었다. 이 경우 원반에 반사된 빛은 램프-포스트 모델보다 더 약했다.

블랙홀의 강력한 중력 아래에서 빛이 그렇게 많이 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팀은 블랙홀이 확장된 코로나 모델에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PoGO+ 위성과 연구팀.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히로미츠 다카하시 교수.  CREDIT: Hiromitsu Takahashi, Hiroshima University
PoGO+ 위성과 연구팀. 오른쪽에서 여섯 번째가 히로미츠 다카하시 교수. CREDIT: Hiromitsu Takahashi, Hiroshima University

편광계로 은하와 블랙홀 진화 연구할 계획

연구팀은 이 정보를 가지고 블랙홀에 대한 더 많은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가지 예가 회전이다. 회전 효과는 블랙홀 주변의 시공간을 수정할 수 있다. 또 회전은 블랙홀의 진화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우주가 시작된 이래 회전 속도는 점차 느려질 수 있다. 그러나 물질 축적되면서 회전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다카하시 교수는 “백조자리의 블랙홀은 수많은 블랙홀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X선 편광계를 사용해 여러 은하들의 중심부에 근접해 있는 것과 같은 더 많은 블랙홀을 연구하려고 한다”며, “이를 통해 은하의 진화는 물론 블랙홀 진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8-07-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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