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2년 8월 5일 발사로부터 100일을 맞는 다누리가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달 탐사 외에 다누리의 주요 과학기술임무 중 하나였던 세계 최초 우주인터넷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것이다. (다누리 발사 관련기사 링크 바로 가기 - ‘대한민국 최초 달 궤도선 다누리, 성공적인 우주 데뷔)
사이언스타임즈에서는 다누리 발사 100일(11월 12일)을 축하하며, 며칠 전인 7일 새롭게 발표된 다누리의 성과와 더불어, 다누리가 미래 우주 시대에 어떤 이정표를 찍었는지를 다루는 특집기사를 마련했다.
다누리, 우주에서 BTS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Cause I,I,I’m on the stars tonight ♪”
빌보드 1위를 차지했던 방탄소년단(BTS)의 ‘Dynamite’ 뮤직비디오가 머나먼 우주를 건너왔다. 지구 둘레를 30바퀴는 돌고도 남을, 빛의 속도로도 4초는 걸리는 먼 거리임에도 3분 남짓한 영상이 실시간으로 끊김 한번 없이 끝까지 재생됐다. 해당 영상은 다누리 홍보 웹페이지에 게시되어 있다. (영상 링크 바로 가기)

11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은 다누리가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달-지구 간 우주인터넷 통신 시험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영상을 전송해 온 다누리의 우주인터넷탑재체는 ETRI에서 개발한 것으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의 개발과정을 거쳤다. 우주환경은 지상과 달리 수시로 통신이 지연되고 끊어진다. 때문에 데이터가 소실되지 않도록 통신중계장치(노드)가 필요하며, 중계장치에 저장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분할‧가공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간단히 말하자면 연결이 끊기면 중계장치에 데이터를 잠시 저장했다가, 다시 연결되면 다음 중계장치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번 우주인터넷탑재체 성능검증 및 심우주 탐사용 우주 인터넷 DTN(Delay/Disruption Tolerant Network) 시험은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항우연의 중계노드를 거쳐 ETRI에서 수신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지구로부터 약 121만 km 떨어져 있던 8월 25일과 128만 km 떨어져 있던 10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으며, 영상뿐 아니라 ETRI 연구원 전경 사진, 메시지 전송 등에 성공했다. 다누리가 달 탐사 임무를 수행하면 할 달-지구 거리 38만 km보다 3배가 넘는 거리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다누리, 세기의 블랙홀 탄생의 순간을 함께해
10월 9일, 우주에서 세기의 블랙홀이 탄생했다. X-선보다 큰 에너지로 전자기파 중 가장 강력한 감마선이 블랙홀 탄생으로 폭발적으로 방출됐으며(Gamma-ray burst, GRB), 이는 미국·유럽 등지에서 관측됐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블랙홀 탄생의 감마선을 포착한 순간이었다. 그리고 그 역사적인 순간을 다누리가 함께했다.
10월 9일 한국시간으로 오후 10시 21분과 25분, 지구로부터 19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초신성 폭발로 블랙홀이 탄생하며 감마선 폭발이 일어났다. 해당 천체는 2022년 10월 9일 관측된 감마선 폭발이라는 의미로 ‘GRB221009A’라 명명되었다.

이번 감마선 폭발은 이전에 관측된 것들보다도 훨씬 밝았으며, 무려 10시간 넘게 관측되었다. 감마선 폭발이 통상적으로 수초에서 수분 정도의 극히 짧은 시간 동안에만 관측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감마선 폭발은 우주에서 가장 격렬한 지구 가까이에서 이 정도로 밝은 감마선 폭발이 관측된 것은 10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지구 대기 전리층의 장파 라디오 통신 신호에도 영향을 미쳤다지구 대기 전리층과 통신에도 영향을 미쳤다. 과학자들은 GRB221009A를 가리켜 역사상 가장 밝은 감마선 폭발이라는 의미를 담아 ‘BOAT(Brightes Of All Tim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현상인 감마선 폭발이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기에, 쏟아져나오는 감마선이 지구 생명에 안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있었으나, 과학자들은 감마선 폭발의 방출 방향은 극히 한정되어 있기에 추후로도 지구에 해가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설명했다.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한 다누리의 감마선분광기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개발했으며, 우주인터넷탑재체와 마찬가지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4년의 개발과정을 거쳤다. 지구부터 달까지 항해하는 동안 다누리는 10초 간격으로 감마선 관측자료를 수집해왔다. 다누리의 감마선 관측데이터를 보면 감마선 폭발이 있던 시간, 감마선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미국과 유럽 등에서 관측한 데이터와 같은 양상을 보인다.

다누리의 감마선 분광기는 달 표면의 지질자원을 탐사해 물, 헬륨-3, 기타광물의 존재를 산정함으로써 달의 지질 및 자원 연구에 기여함은 물론, 훗날 달 기지를 건설하는 데에 필요한 자원 분포 및 방사선 지도를 만드는 것이 주 임무다.
한국에서 독자개발한 감마선분광기는 기존에 쓰이던 기기들보다 6배는 더 낮은 에너지까지 감지할 수 있고(30 keV), 달 표면뿐 아니라 화성이나 소행성, 군용 및 재난 탐사에도 사용이 가능해 1,000억 원 이상 부가가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달을 향해 순항 중인 다누리는 국제적 협력과 연구진들의 노력으로 세계 최초 우주인터넷 시험을, 그리고 우주에서 일어난 뜻밖의 행운이 더해져 감마선 분광기로 인류 최초 블랙홀 탄생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후속기사에서는 다누리가 보내온 지구-달 공전 사진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누리는 잘 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누리가 선두를 연 우주인터넷에 대해 구체적으로 다룬다.
- 김미경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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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1-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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