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아기들이 분유를 먹고 자란다. 모유가 유아에게 더 유익하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엄마들이 모유 수유를 하기에 제약이 따르는 경우가 많아서다.
지난달 20일 첨단 기술 매체 ‘와이어드(Wired)’는 진짜와 거의 똑같은 인공 모유를 생산하려는 스타트업 기업들을 소개했다. 그 비결은 다름 아닌 사람의 세포를 이용한 세포 농업이다.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많은 엄마가 모유 수유를 하지 못한다. ⓒ 게티이미지뱅크
와이어드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산모의 80% 이상이 모유 수유를 시도하지만 절반가량은 6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한다. 그 원인은 다양하다. 어떤 사람은 충분한 모유가 나오지 않거나, 때론 염증 등으로 극심한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대안으로 분유를 찾게 된다.
그러나 젖소의 우유를 기반으로 하는 대부분의 유아용 조제분유는 모유보다 영양분이 부족하다. 모유와 분유는 거의 동일한 유형의 분자를 포함하고 있지만 비율 면에서는 약간 차이가 존재한다. 이런 사소한 차이는 생리학적으로 매우 큰 차이를 발생시킨다. 분유 성분을 일부 조정할 수는 있어도 모유와 똑같이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분유의 원재료인 우유를 생산하려면 환경 오염이 발생한다는 문제도 있다. 분유 1kg을 생산하는데 약 4700ℓ의 물이 필요하다. 소들이 내뿜는 탄소량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가축이 내뿜는 탄소는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끼친다. ⓒ 게티이미지뱅크
실험실에서 친환경 인공 모유를 만든다
지금까지 친환경 인공 우유를 만드는 여러 기술이 개발됐다. 대부분은 식물성 성분을 배합하거나 유전자 공학으로 만든 효소를 이용해서 우유 단백질을 숙성시키는 방법이었다.
와이어드는 싱가포르의 생명공학 스타트업 기업인 ‘터틀트리 랩스(TurtleTree Labs)’와 미국의 ‘바이오밀크(BioMilq)’를 소개했다. 두 회사는 공통적으로 인간 세포를 이용하여 실험실에서 모유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터틀트리 랩스는 기증자의 모유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로 인공 모유를 생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줄기세포를 유선세포로 증식·분화시키기 위해선 3주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생성된 유선세포는 약 200일 동안 젖산을 생성한다. 이론적으로는 줄기세포를 이용해서 모든 포유류의 젖을 만들 수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젖소의 줄기세포로 인공 우유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린펑루(Fengru Lin) 터틀트리 랩스 CEO는 “우리는 모유 수유를 대체하려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분유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엄마들을 위해 차선책을 제공하고자 할 뿐이다”라고 밝혔다.
애초 린 CEO는 치즈 제조에 대한 열정 때문에 인공 우유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환경 오염 없이 우유를 생산하려다 보니 줄기세포 기반의 인공 모유 생산까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된 셈이다.
줄기세포와 유선 상피세포로 인공 모유를 만들 수 있다. ⓒ 게티이미지뱅크
또 다른 스타트업 기업인 바이오밀크는 인간의 줄기세포가 아닌, 유선 상피세포를 복제해서 인공 모유를 생산하려고 한다. 이 회사의 공동창립자 겸 CEO 미셸 에거(Michelle Egger)는 “사람들은 인공 모유를 돼지가 날아다니는 소리처럼 황당하다고 여긴다. 하지만 과학을 응용하면 많은 여성을 도울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바이오 밀크는 인공 모유를 상용화해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할 계획이다. 터틀트리 랩스가 글로벌 분유 회사에 기술 라이선스를 목표로 하는 것과 차별화되는 점이다.
인공 모유가 진짜 모유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어
실험실에서 만든 인공 젖은 모유 수유가 유아에게 주는 면역 효과를 복제할 수 없다. 모유에는 혈액에서 생성된 다량의 항체가 포함되어 있다. 이것이 아기에게 전달되어 질병으로부터 보호 해준다. 그런데도 인공 모유가 유망한 이유는 분유보다 친환경적이고 영양 면에서도 더 유익하리라 기대되기 때문이다. 만약 인공 모유가 판매된다면 많은 엄마들이 선호할 것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인공 모유가 실용화되려면 아직 많은 장애물이 남아 있다. 먼저 생산 단가를 낮추고 대량 생산하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보관상의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기존 우유처럼 저온 살균·냉동·분말 탈수처리 하는 과정에서 성분이 변한다면 인공모유의 장점이 희석될지도 모른다.
가장 큰 난관은 까다로운 안전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분유 개발은 유아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필요하고 대부분의 나라들은 매우 엄격한 안전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심지어 현존하지 않는 인공 모유 표준을 만들어야 한다는 어려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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