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워서도 텔레비전을 볼 수 있는 안경, 손 씻으라고 말하는 변기, 들지 않고 쓰는 우산, 물이 쏟아지지 않는 컵 뚜껑, …….”
이런 물건들이 있다면 우리 생활은 어떻게 달라질까? 전 세계의 특이한 물건만 모아놓은 “별난 물건 박물관”(이하 ‘별박’)에서 그 답을 찾아보자.
별박은 상식과 고정관념을 깨는 물건과 신기한 과학 완구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이색 박물관으로 지난달 25일 홍대 본관과 서초신관을 통합해 용산 전쟁기념관에 "서울관"으로 재개관 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해운대에 “부산관”을 개관해 사설박물관 중 최초로 지방에 상설관을 세웠으며, 4월에는 경기 영어 마을에 파주 캠프관도 개관할 예정이다.
톡톡 튀는 별난 물건으로 가득 찬 창의력 발전소
관람자들은 소리, 빛, 과학, 움직임, 생활의 다섯 가지 테마로 전시된 약 350여 가지의 별난 물건들을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다. 별난 물건만 모아놨으니 사용법을 몰라 웃지 못할 일이 생기기도 한다고. 하지만 박물관 측에서는 자세한 사용법을 적어 놓는 대신, 관람자 스스로 사용법을 발견할 수 있도록 제목만 달아놓았다.
별박 홍보 담당 장민지 씨는 “구슬이 나무 막대기 사이를 굴러가면서 소리가 달라지는 전시물을 등마사지 기구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유아에서 성인까지 폭넓은 연령층이 찾아오고 있다보니 전시물을 받아들이는 방법도 다양하다”고 말했다.
다섯 가지 테마 중 ‘생활’에는 실생활에 이용할 수 있는 기발한 아이디어 제품이 전시되고 있다. 연필깎이처럼 사과를 기구 위에 올려놓고 손잡이를 돌리면 껍질이 깎이는 ‘간편한 사과깎이’, 컵을 들어 옆에서 눈금을 읽을 필요 없이 액체를 따르며 눈금을 볼 수 있는 ‘위에서 보는 계량컵’, 가위질 하듯 손잡이를 움직여 계란의 뚜껑 부분을 깨끗하게 자르는 ‘초간편 달걀 따개’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작은 불편함을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해결한 ‘별난 물건’들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별난 물건 속에 숨겨진 과학 찾는 재미가 솔솔
별박 관람의 또다른 재미는 별난 물건 속에 숨겨진 과학 원리를 찾아보는 것.
손바닥의 정전기 현상으로 전기가 손을 따라오는 ‘마녀의 마법 구슬’, 뚜껑의 압력이 물이 나오려는 압력보다 세서 거꾸로 들어도 물이 쏟아지지 않는 컵 뚜껑, 태양열을 이용해 요리를 하는 ‘태양열 오븐’ 등 별난 물건 곳곳에 과학 원리가 숨겨져 있다.
친구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은 김채연(수지 삼복초등학교 3학년) 양은 “이런 신기한 물건들을 만드는 사람은 상상력이 풍부할 것 같다”며 유리관 밑부분을 쥐고 있으면 열이 발생해 액체가 위로 올라가는 ‘클래식 보일러’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렇다면 별난 물건 중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전시물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물방울이 통통 튀어오르는 ‘춤추는 물방울’ 청동대야. 손바닥에 물을 묻히고 손잡이를 문질러 마찰이 생기면 청동대야가 진동하면서 물방울이 튀어 오르기 시작한다. 누가 더 높이 물방울을 많이 튀어 올리나 경쟁을 하다 보면 옷이 흠뻑 젖는 줄도 모른다고.
자녀와 함께 별박을 찾은 유경희(35세, 신도림동) 씨는 “홍대관에 간 적이 있었는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또 왔다”며 “전시물을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것이 이 박물관의 가장 큰 장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관람료는 대인 및 소인 8천원, 유아(생후 35개월 이상) 7천원이며, 관람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입장마감 오후 5시)이다. 지하철 4, 6호선 삼각지역에서 도보로 5분 거리.
- 정혜경 인턴 기자
- sirius43@ksf.or.kr
- 저작권자 2006-03-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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