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하면 징그럽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름도 귀여운 ‘예쁜꼬마선충’ (C. elegans)는 구조가 단순하고 관찰이 쉽고 키우기도 편리해서 과학자들이 실험동물로 아주 예뻐한다.
수명이 3~4주로 짧기 때문에 노화와 수명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도 사랑받고 있다. 크기도 작아 다루기도 쉽다.
그런데 예쁜꼬마선충이 먹이를 찾아다닐 때 어떤 전략을 쓸까? 과학자들이 관찰해보니 우선 초기에는 자기를 둘러싼 주변을 돌아다닌다. 그러다가 먹이를 찾지 못하면 더 먼 곳으로 수색 영역을 확대한다.
과학자들이 이 예쁜꼬마선충의 뉴런을 분석해서 이 같은 두 단계의 수색활동이 분자와 세포 수준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발생하는지 밝혀냈다.
20분간 주변 돌다가 수색 범위 넓혀
끊임없이 허기를 느끼는 벌레들도 먹이를 찾을 때 나름대로 ‘전략’을 쓴다. 예쁜꼬마선충은 먼저 자기 주변을 돌아다니면서 먹이를 찾는다. 그래도 없으면 더 멀리 찾아 나선다.
최근 미국 록펠러대학교 과학자들인 예쁜꼬마선충이 두뇌에서 이러한 행동을 하게 만드는 신경회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과학학술지 ‘뉴런’(Neuron)에 발표한 논문에서 지역 수색에 관련된 신경회로의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예쁜꼬마선충은 냄새나 촉각을 통해서 수색 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벌레는 박테리아를 먹고산다. 주변 환경에 먹을 만한 미생물이 가득할 때는 예쁜꼬마선충은 물론 많이 움직일 필요가 없다. 그러나 먹이가 줄어들면 조금씩 꼼지락거리면서 수색지역을 확대한다.
예쁜꼬마선충은 지난번에 먹이를 발견했던 곳을 10분에서 20분 동안 원형을 이루면서 수색한다. 그러다가 점점 더 수색 범위를 확대한다. 사람의 행동과 매우 유사하다.
록펠러대학교(Rockefeller University)의 코리 바그만(Cori Bargmann) 교수는 “만약 사람이 열쇠를 잃어버리면 먼저 지갑, 코트에서 시작해서 가까운 주변을 뒤지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은 한 번 뒤져서 안 나오면 보통 서너 번 되풀이해서 뒤진다. 그래도 안 나오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은 더 넓은 지역을 뒤지기 시작한다. 예쁜꼬마선충의 수색 영역 확대도 역시 이와 비슷하다.
먹이를 찾아 수색 범위를 넓히는 행동은 배고픈 곤충이나 양서류나 물고기는 물론이고 포유류 동물들이 일반적으로 하는 행동이다.
바그만 교수 연구팀은 아주 간단하고 잘 구성된 신경시스템을 가지고 예쁜꼬마선충은 어떻게 먹이 찾는 행동의 반경을 넓혀가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두뇌 메커니즘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우선 유전자가 변이를 일으켜서 주변은 수색하지 않고 먼 곳부터 찾아 나서는 예쁜꼬마선충의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랬더니 예쁜꼬마선충은 신경화학 글루타민산염 수용체인 MGL-1이라는 단백질이 수색활동의 범위를 정하는 도구의 역할을 하고 있었다.
추가 실험을 통해서 MGL-1 수용체가 두 개의 뉴런에서 발견됐다. 하나는 AIA인데 이것은 음식의 냄새에 민감한 화학적 감각세포에서 오는 정보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또 다른 뉴런인 ADE는 음식의 조직에 반응하는 기계적 감각세포와 연관되어 있다.
AIA 뉴런은 화학적 정보를 탐지하고, ADE 뉴런은 촉각적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시스템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다시 말해서 냄새와 감각의 반응은 각각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발견이 의미하는 것은 연구자들은 냄새나 촉각같이 한 가지 감각만 이용해도 예쁜 꼬마 선충을 효과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화학적 감각과 기계적 감각 세포에서 글루타민산염을 제거하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이 중 한 가지만 제거하면 예쁜꼬마선충은 정상적으로 먹이찾기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로페즈 크루즈(López-Cruz) 연구원은 말했다.
두 가지 감각기능 독립적으로 사용
예쁜꼬마선충에게 있어서 그리고 모든 생명체에게 먹이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이렇게 두 개의 감각 시스템을 동원해서 찾는 것은 생존에 아주 유리하다.
연구원들은 예쁜꼬마선충이 자기 주변을 수색하는 시간을 조사하면서 새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예쁜꼬마선충의 기계적 감각 뉴런과 화학적 감각 뉴런이 활성화되면 이들은 MGL-1수용체에 작용해서 ADE 뉴런이나 AIA 뉴런의 활동을 수정한다.
이러한 분자 규모에서 일어하는 변화가 연쇄적으로 지역 수색에 책임이 있는 다른 뉴런들을 움직이게 한다. 줄여서 말하면 먹이가 없어지면 벌레의 두뇌는 활동 시간을 연장해서 더 오래 찾기 시작한다.
이 같은 과정은 기억 형성의 과정을 떠오르게 한다. 우리가 벌레의 먹이를 멀리 치우면 예쁜꼬마선충을 자극시키는 것이다. 이에 뒤따르는 행동의 변화는 15분인데, 이는 단기기억이 지속되는 시간과 일치한다.
지역 수색에서 넓은 지역으로 수색 범위를 넓히는 것은 기억력의 망각 과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벌레의 단기 기억력 지속 시간이 주변 지역 수색 시간을 규정하는 것으로 연구팀은 해석했다.
“단기 기억력이 사라질 때가 되면 예쁜꼬마선충은 더욱 긴 범위의 탐험에 나선다”라고 코리 교수는 말했다.
(2978)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제2형 당뇨병을 가진 성인 환자 3명 가운데 1명은 심혈관질환 증상이나 징후가 없더라도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화학공학과 이동욱 교수팀이 감압점착제에 온도 반응성을 부여해 고온에서 쉽고 깨끗하게 떼어낼 수 있는 기술을 구현했다고 1일 밝혔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나라 성인의 중증 우울증 유병률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1일 나왔다.
환자가 방사선에 노출되는 양전자 단층 촬영(PET)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인공 세포 안에 유전질환 치료 물질을 담은 채 인체에 침투한 뒤 치료 물질을 인체 세포에 전달하는 유전자 치료용 인공 바이러스 벡터(AVV)가 개발됐다. 미국 워싱턴DC 미국가톨릭대 베니갈라 라오 교수팀은 31일 과학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에서 표면을 지질(lipid)로 감싼 박테리오파지 T4를 이용해 만든 인공 바이러스 벡터(T4-AAV)로 유전자 치료 물질을 인간 세포에 안전하게 전달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바이러스는 자손을 빠르게 복제하고 조립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생물학적 기계라며 치료 물질을 전달하도록 프로그래밍한 인공 바이러스 벡터를 만들어 인체에 침투시키면 질병 치료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만은 다양한 정신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오스트리아 빈 의과대학의 내과 전문의 미하엘 로이트너 교수 연구팀이 전국 입원 치료 환자의 데이터세트(1997~2014년)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31일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비만 진단 후에는 모든 연령대에서 우울증, 니코틴 중독, 정신병증(psychosis), 불안장애, 식이장애(eating disorder), 인격장애(personality disorder) 등 광범위한 정신장애 발생 위험이 현저히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변화로 정상 일대 날씨 변동이 극심해지면서 에베레스트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해로도 기록될 전망이라고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히말라야 등정 관련 기록을 정리하는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와 네팔 당국에 따르면 올해 봄철 등반 시즌에 에베레스트 원정에 나선 산악인 가운데 17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날씨 변덕이 심해진 것이 사망자가 늘어난 주된 원인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