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한 혜성에 한걸음 다가서다

[별들의 후손이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 NASA의 디스커버리 프로그램(4) 스타더스트

혜성에 관해서 과학적으로 분석이 되지 않았던 지난 수 세기 동안 혜성이 출연할 때마다 공교롭게도 역병이 돌거나 큰 사고들이 함께했다. 따라서 사람들은 혜성을 우주의 질서를 깨뜨리는 공포스럽고 불길한 존재로만 여겼다.

혜성은 1980년대가 돼서야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다. 유럽우주국의 혜성 프로젝트인 지오토(Giotto) 탐사선과 국제 혜성 탐사선 (International Cometary Explorer) 핼리혜성에 성공적으로 접근하였고 혜성에 관한 근접 자료를 얻을 수 있었다.

예산 문제로 혜성에 관한 연구가 지지부진하던 중, 빌트 2 혜성(81P/빌트)을 탐구하는 ‘스타더스트(Stardust)’ 프로젝트가 NASA에서 발표되었다. 이는 ‘더 빠르고, 더 뛰어나며, 더 저렴하게’를 지향하는 디스커버리 프로젝트의 목적과 취지에 부합하였기에 최종적으로 디스커버리 프로젝트의 네 번째 임무로 선정되었다.

스타더스트 탐사선의 상상도 © NASA/JPL

빌트 2 혜성은 1978년 스위스 찜머발트 천문대(Zimmerwald Sternwarte)에서 발견되었는데, 최초 발견자인 파울 빌트의 이름을 따서 빌트 2 혜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빌트 2 혜성은 일생 대부분을 지금의 궤도보다 더 큰 궤도로 공전하면서 보냈을 것이라고 추측되는 장주기 혜성이었다.

어떠한 이유로 인해서 1974년 목성에서 겨우 백만 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을 지나갔고, 목성의 강력한 중력에 이끌려서 내부 태양계로 오게 되면서 단주기 혜성이 되었다.

빌트 2 혜성이 가장 가까울 때에는 태양과 지구의 거리에 겨우 1.6배 정도밖에 안될 정도이기에 태양에서 꽤 가까운 곳에서 공전하고 있는 혜성이다.

장주기 혜성에서 단주기 혜성으로 변화되었지만 구성 성분은 여전히 장주기 혜성의 그것을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측되었기에 빌트2 혜성은 장주기 혜성을 관측할 아주 좋은 기회였다.

스타더스트 탐사선에 실린 장비들은 총 5가지나 되는데, 빌트 2 혜성에 접근할 때 혜성 핵의 고해상도 사진 얻기 위한 탐색용 카메라, 혜성 및 성간 먼지 분석기, 혜성/성간 먼지 분석기 먼지들이 내뿜는 플럭스를 측정하기 위한 먼지 플럭스 모니터링 기계, 빌트 2 혜성이 지니고 있는 작은 먼지들의 화학적 원소와 광물 성분 확인과 동시에 유기화합물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스타더스트 샘플 수집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빌트 2 혜성의 질량과 부피, 밀도를 측정하기 위한 기계가 실렸다.

특히 스타더스트 샘플 수집기는 탐사선이 빌트 2 혜성의 코마를 통과할 때 에어로젤을 사용해서 입자들을 붙잡을 수 있었다. 대략 90개의 에어로젤이 도합 1000 제곱 센티미터의 면적의 수집기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 수집기 안에 혜성의 먼지와 성간 먼지를 잡아넣을 수 있었다. 에어로젤은 스펀지처럼 내부가 텅 비어있는 초 저밀도의 물질인데 입자들이 에어로졸에 정확히 부딪힐 때 입자 크기의 대략 200배 정도의 흔적이 생기게 되면서 입자들을 모을 수 있다.

스타더스트 프로젝트의 독특한 점은 수집된 입자들이 표본 회수 캡슐 (Sample Return Capsule) 안에 담겨 지구의 대기권으로 진입하기로 계획되었던 최초의 표본 회수 임무였다는 점이다.

2002년 11월, 스타더스트 탐사선은 빌트 2 혜성으로 가는 도중 소행성 5535 안네프랑크에서 대략 몇천 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을 지나면서 탐사선의 기본적인 점검을 위하여 안네프랑크를 먼저 촬영했다.

소행성 5535 안네프랑크의 모습 © NASA/JPL

대략 1년 3개월이 더 지난 후 스타더스트는 빌트 2 혜성에 접근할 수 있었다. 탐사선이 빌트 2 혜성에 접근하여 혜성과 함께 태양을 돌 때, 상대 속도를 조절하여 혜성이 탐사선을 뒤에서 따라잡도록 하였다. 근접 통과를 하는 동안 탐사선은 코마에서 먼지 입자들을 수집하기 위해 스타더스트 샘플 수집기를 열었다. 또한 혜성의 핵부분 고 해상도 사진도 찍을 수 있었다.

빌트 2 혜성의 모습 © NASA/JPL

2006년 표본 회수 캡슐이 살짝 궤도를 바꾼 스타더스트 탐사선과 분리된 후 지구 대기권에 진입하기 시작했다. 성공적으로 착륙한 후 혜성 먼지와 항성 간 먼지가 오염되지 않는 클린룸보다도 더 깨끗한 곳으로 옮겨진 후 먼지들에 관한 분석이 시작되었다. 

유타주에 착륙한 표본 회수 캡슐의 모습 © NASA/JPL

스타더스트 샘플 수집기에 수집된 먼지들은 대략 100만 개 정도 되었으며 크기는 대략 100 마이크로미터부터 밀리미터 정도였다. 2종류의 유기화합물이 발견되었으며 지방족 탄화수소도 발견되었다. 또한 철과 황화구리가 발견되었는데, 이들은 액체 물이 존재할 때 생겨나는 물질들이기에 혜성의 얼음이 녹을 수도 있음이 밝혀졌다. 

주어진 임무를 모두 마친 스타더스트 탐사선은 템펠 1 혜성 (9P/템펠)을 근접 통과하는 새로운 계획으로 바뀌게 되었다. 임무 연장이 확정되면서 프로젝트 이름도 넥스트 (NExT, New Exploration of Tempel 1)로 바뀌게 되었는데 이는 혜성이 태양에 가까이 다가가서 생기는 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2011년 마침내 넥스트 탐사선은 템펠 1 혜성에서 겨우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지나면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템펠 1 혜성은 2005년 딥 임팩트 탐사선이 이미 충돌한 소천체인데, 이때의 충돌지역도 관찰할 수 있었다. 

딥 임팩트 탐사선에 의해 충돌된 사진(왼쪽)과 이 부분이 넥스트 탐사선에 의해 찍힌 사진.  © NASA/JPL

넥스트 탐사선은 템펠 1 혜성을 접근 통과한 후 지구로부터 3억 1200만 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모든 작동이 중단되었다. 

혜성들은 대부분 태양계 초창기에 생성된 후 큰 변화가 없이 자신의 모습을 보존하는 천체들이다. 이처럼 태양계의 타임캡슐인 혜성을 낱낱이 분석할 수 있다면, 태양계 형성에 관한 수많은 궁금증들이 풀릴 수 있게 된다.

스타더스트, 딥임팩트 그리고 로제타 탐사선 등의 기여로 혜성은 더 이상 불길한 존재가 아니지만, 여전히 미스터리한 존재이다. 아직까지 겨우 4000여 개밖에 발견되지 않은 소천체인 혜성은 태양계의 비밀을 밝혀줄 인류의 열망이 담긴 천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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