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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4-11-21

미래 농업의 핵심 인프라 '식물공장' 교육 프로그램과 신규 사업으로 적용범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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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공장이란 식물이 자라는데 필요한 환경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지역이나 기후조건에 상관없이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 1년 내내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말한다. 계절에 상관없이 좋아하는 먹거리를 언제나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만든 차세대 농업 시스템이다.

보스톤대 온실에 설치된 식물공장 전경 ⓒ Boston College
보스톤대 온실에 설치된 식물공장 전경 ⓒ Boston College

그런데 최근 들어 이 식물공장 시스템이 국내·외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거나, ICT와의 융합을 통해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제공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으로 활용되는 식물공장 시스템

미 국립과학재단(NSF)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보스턴 청소년센터를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수경재배 기반의 식물공장 시스템 교육과정이 학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하면서, 하이드로파머스(Hydrofarmers) 프로젝트라 명명된 이 프로그램이 비즈니스와 과학을 함께 가르치는 대표적 융합교육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링크)

이 센터에서는 약 60여명의 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경재배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수경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식물공장은 보스톤 대학 내 온실에 설치되어 있다. 이곳에서 약 1000여종의 농산물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은 시스템의 설계부터 시작하여 판매하는 것까지 수경재배의 모든 과정을 배운다.

학생들은 농산물을 키우며 식물의 성장은 물론 녹색 에너지의 활용 및 기후변화에 따른 수확의 변화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을 배우고 있다. 또한 농산물 시장에 판매하여 번 돈 중에 일부는 절약을 하고, 나머지를 재료 구입에 투자해야한다는 비즈니스의 기초도 이해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하이드로파머스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은 물론 비즈니스의 기본을 배운다 ⓒ Boston College
학생들은 하이드로파머스 프로젝트를 통해 과학은 물론 비즈니스의 기본을 배운다ⓒ Boston College

이에 대해 NSF에서 하이드로파머스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데이비드 캠벨(david Campbell) 소장은 “식물공장 프로젝트의 교육 목표는 기후변화 및 식량안보 등에 대해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이런 목표는 과학 인력을 활성화시켜서 다음 세대를 준비를 하도록 하는 NSF의 궁극적인 목표와도 일맥상통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보스턴대에서 녹색 에너지 분야를 가르치고 있는 마이크 바넷(Mike Barnett) 교수는 “기후변화의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는 녹색 에너지, 즉 풍력 및 태양광 등이 수경재배 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말했다.

바넷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학생들은 5가지 단계로 이루어진 수경재배 시스템과 태양광 전지 패널 구동 등 식물공장 운영에 필요한 모든 것을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녹색 에너지와 수경재배를 결합하여 지역에서 재배되는 로컬 농산물을 시장에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공급자라는 신분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바넷 교수는 “지금은 캘리포니아 농장에서 제공되는 농산물과 동일한 가격에 재배 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더 나은 맛과 더 많은 영양분이 들어가는 기능성 농산물들을 생산하는 연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식물공장은 기업의 신성장 동력

식물공장 시스템은 이제 단순한 먹거리 제공을 위한 시설에서 벗어나 기업들의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발전하고 있다. 그것도 완전히 다른 업종의 회사들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식물공장 분야에 도전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물공장 분야로의 진출 바람이 부는 곳은 일본의 전자업계다. 글로벌 전자업체인 도시바나 후지쯔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전자제품 생산에 적용하던 정밀한 공정 관리 기술을 식물공장에 활용하면, 고부가가치의 청정 야채를 재배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식물공장에서 생산되는 야채가 값은 밭이나 비닐하우스에서 키운 것보다는 비싸지만, 나름대로의 상품성이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도시바는 과거 플로피 디스크를 생산하던 공장을 식물공장으로 개조하여 시금치와 상추 등의 야채를 재배하고 있다. 이곳에서 재배된 채소들은 현재 슈퍼마켓과 편의점, 그리고 식당 등에 출하되고 있다.

이 공장의 관계자는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농산물의 장점에 대해 “농장에서 키운 것보다 신선도가 더 오래 유지되고, 무균 환경에서 수경재배하기 때문에 살충제 같은 농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라고 설명하면서 “그래서 씻지 않고 바로 먹거나 요리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가 생산한 농산물의 최대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도 도시바 식물공장에서는 기능성 작물을 재배하여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폴리페놀이나 비타민C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작물을 생산하거나, 신장질환 환자에 적합한 칼륨 성분이 적은 작물을 기르는 프로젝트 등이 이에 해당된다.

농촌진흥청의 인삼 수경재배 시설
농촌진흥청의 인삼 수경재배 시설  ⓒ 농촌진흥청

반면에 후지쯔는 휴대전화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생산하던 공장에서 상추를 기르고 있다. 후지쯔가 재배하는 고급 상추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일반 상추보다 2배 이상 비싸지만, 맛이 풍부하여 드레싱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후지쯔의 채소 재배는 현재 가동하지 않고 있는 반도체 공장의 빈 무균실을 최대로 활용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회사 내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이용하여 필수 데이터를 축적하고 적절 온도, 습도, 이산화탄소 농도, 비료 등의 양을 결정한다.

후지쯔의 경우가 독특한 것은 식물공장을 위해 농업 전문가를 고용하는 대신 반도체 엔지니어들에게 독학으로 상추를 키우도록 했다는 점이다. 이 회사의 관계자는 “우리 회사의 엔지니어들은 채소 재배를 할 때, 반도체만큼이나 주의를 기울여 다룬다”고 강조하며 “물론 상추를 소독하거나 제때 비료를 줘야 하는 등의 생소한 업무도 겪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도시바와 후지쯔는 과학적으로 재배한 식물공장의 농산물들이 분명히 인기를 모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도시바는 공장 재배 야채를 판매하여 연간 3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상태고, 후지쯔도 2016년 한해에만 식물공장에서 생산한 상추로 391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계획을 수립한 상태다.

한편 국내도 미래 농업의 핵심 인프라인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연구 중인 수경재배 인삼은 물과 수용성 영양분만으로 만든 배양액을 통해 수삼을 4개월 만에 수확할 수 있다. 이 정도 크기의 인삼을 노지에서 키울려면 거의 2년 정도가 필요했다.

또한 경기도농업기술원이 개발 중인 딸기 분무수경 재배기술은 전국 최초 개발을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과제다. 특히 중동 국가를 대상으로 추진하는 식물공장 수출의 핵심 기술이기도 하다. 이 기술이 개발되면 사막국가의 과채류 생산과 더불어 여름철 생산도 가능해져 연중 딸기를 생산할 수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11-2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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