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 전망] 변하지 않는 건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교육’
※ 편집자 주 : 사이언스타임즈는 2023년 새 학기를 맞아 ‘UNESCO 교육 미래 보고서’ 및 ‘OECD 교육 2030’을 참고로 를 연재한다. 본 시리즈가 교육의 최종 목표로 가는 지름길을 안내하지는 않는다. 다만, 미래교육을 위한 역동적인 대화의 시작, 노력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 총 네 편의 주제는 UNESCO가 제시한 핵심 아젠다를 기준으로 함을 밝힌다.
“백 년 후에는 인공지능이 사람을 지배하고, 결국 사람들의 일자리는 사라질 것이다.”
미래사회의 모습을 과학기술과 연관 지어 설명하라는 논술 문제에 중학생이 작성한 답안 일부다. 한 건의 사례만 인용했지만, 학생들의 답안은 대체로 비슷했다.
이 짧은 문장은 많은 것을 내포한다. 먼저 인공지능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이 삶을 바꿀 것이라는 전제. 하지만 그것이 결국 인류를 기술에 종속시킬 위협이라는 경계가 담겨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초기의 인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람의 일’에 대한 인식이 묘하게 걸린다.
곱씹어 보자면 학생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디지털 기술이 ‘사람의 기술(skill)’을 넘어설 만큼 우월해진 것은 맞다. 하지만 그러므로 ‘사람의 일(job)’이 사라진다거나 사람을 지배한다는 논리는 과격하다. 생산방식에 획기적인 혁신을 가져옴으로써 일하는 방법과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지만, 이것을 두고 위기론을 말할 수는 없다. 적어도 인공지능이 범용기술로 자리 잡은 지금까지는 그렇다.
그렇다면 왜 학생들은 기술의 포용성을 신뢰하지 않을까. 기술이 세대를 거듭해 미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이바지하리라는 기대, 그리고 기술(technology)의 주체는 학생임을 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미래사회는 도전인가, 새로운 기회인가.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교육의 방향은 무엇인가. ⓒgettyimagesbank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인재상은 변한다. 그리고 미래사회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 달라지는 것은 당연한 논리다. 하지만 교육이 지향하는 것, 목적은 변하지 않는다.
일찍이 플라톤은 <국가론>을 통해 교육을 설명했다. 특히 〈국가론〉 7장 ‘동굴’의 비유는 교육의 목적과 교사의 역할을 담고 있어 2500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영감을 제공한다.
〈국가론〉 7장에는 동굴 속에 갇혔던 죄수가 동굴 밖 참세상에 놀라는 묘사가 등장한다. 이 묘사는 어둠에서 밝음으로, 무지에서 깨달음으로, 현상에서 참세상의 진리를 발견하는 교육의 과정과 동일시된다. 그리고 바깥세상의 좋은 것을 보도록 독려하는 사람, 가르치는 행위를 통해 교사의 역할을 인식할 수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동굴 속 죄수가 세상을 향한 끊임없는 의문과 질문을 통해 참세상을 발견해 가는 부단한 노력과 의지에 집중해 보자. 그러면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지혜에 배고파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전한 플라톤의 의도와 만나는 접점을 찾을 수 있다. 결국, 고대 그리스부터 지금까지 변하지 않는 교육의 목적은 세상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통해 스스로 보는 눈을 기르는 것,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세상을 사는 힘을 키우는 것이다.
플라톤은 “교육의 목표는 단순히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영혼이 지혜에 배고파하게 하는 것이다.”라고 현대의 교육관에 많은 영감을 준다. ⓒwikipedia
다시, 현재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자.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척박한 교육 현장의 현실 속에서 플라톤식의 깊은 성찰이 시사하는 점을 찾기 위해서다.
UNESCO는 “교육은 모두를 위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는 데 필요한 지식과 과학, 혁신을 제공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교육은 과거의 정의롭지 못한 것을 바로잡는 동시에 수면 위로 떠오르는 환경·기술·사회적 변화에 우리가 대비하도록 도와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그러면서 ‘역량’을 강조한다.
최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의 방향으로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이런 추세는 OECD 회원국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데, 한국은 2000년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해 2015,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핵심역량의 함양’을 추구하고 있다.
역량의 사전적 의미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잠재력이다. 이 힘이 조직과 만나게 되면 ‘개인과 조직의 성공적인 성과 달성에 있어 핵심이 되면서 관찰, 측정 가능한 행동으로 표현되는 내재적 특성’(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으로 정의되는 바, 미래사회에는 ‘지식을 아는 것보다 실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으로 간주한다.(OECD)
최근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미래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의 방향으로 역량이 강조되고 있다. ⓒbrookespublishing.com
OECD가 발표한 ‘Education 2030 프로젝트’는 세 가지 변혁적 역량에 대해 ▲새로운 가치 창출하기(Creating new value) ▲긴장과 딜레마 조정하기(Reconciling tensions and dilemmas) ▲책임감 갖기(Taking responsibility) 등으로 정의하면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핵심역량의 교육과 실천을 강조한다.
UNESCO는 다원주의가 강화되는 미래사회의 필수적인 역량으로 ▲협동 ▲협력 ▲연대 ▲상호의존 ▲포용 등을 제시하면서 학교교육과정 및 교육체제에 역량교육을 적극 반영할 것을 권고한다.
국제사회의 이 같은 분위기를 타고 우리 교육 현장, 학력관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상대평가, 대학입시, 경쟁이 우선되었던 전통적인 학력관에서 미래사회에 필요한 경험과 학습을 교육하는 새로운 학력관이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교육 전문가들은 최근의 학력이 지적, 정서적, 사회적 영역의 조화로운 발달, 즉 역량과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사실 사회적 역량, 정서적 역량이 교육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사회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상호의존적 연대, 협력, 포용, 의사소통, 책임감을 키우는 교육이 강조되며, 앞으로도 이러한 교육의 방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앞서 인용한 문장을 쓴 학생, 같은 생각을 하는 학생들이 상상한 미래의 모습과 그 안에 내재한 막연한 불안감을 이해한다. 직업의 미래만 놓고 보면 기술발전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동시에 많은 일자리를 대체하게 될 것이고, 여전히 직업 영역은 불확실성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과정에서 교육은 새로운 기회를 잡을 준비와 역량을 키우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갈 것이다. 그것은 아주 오랫동안 변하지 않는 교육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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