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미국 워싱턴DC 인근 버지니아 주에서 KKK 등 극우 백인우월주의자들의 대규모 폭력시위가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반대 진영의 여성 시위대 1명과 경찰 2명 등 3명이 숨지고 30여명이 다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에서의 인종 갈등은 세월이 지나도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공중파 방송사인 NBC는 갤럽 통계를 인용, 지난해 미국 유권자 75%가 ‘인종차별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995년의 61%보다 14%포인트 더 높아진 것이다. 1995년은 1992년 LA 폭동과 1994년 OJ 심슨의 재판으로 미국에서 인종차별문제가 뜨겁게 달아올랐던 때다. 지금의 인종갈등이 얼마나 심각한지 말해주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인종 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 South Carolina State Museum
“인종적 편견 부모로부터 형성돼”
인종 간의 충돌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그 원인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15일 ‘워싱톤 포스트’는 심리학, 뇌과학 등의 과학자들이 미국의 인종갈등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과학자들의 관심은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인종에 대해 적대감을 느끼게 되는지 그 원인을 분석하는 일이다. 예일대 사회심리학자인 제니퍼 리치슨(Jennifer Richeson)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원인에 대해 간단하게 답변했다.
“사람들이 태어나면 부모 등으로부터 그들이 태어난 사회와 문화에 대해 배우게 된다.”는 것. 문제는 이때 인종차별주의(racism)를 배운다는 점이다. “부모가 인종차별을 반대하면 자녀 역시 인종차별을 반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위 환경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보고 자라면 그런 고질적인 악심(evil heart)을 갖게 될 수 있다.”며, 인종차별주의가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후천적인 것임을 강조했다. 리치슨 교수는 “이런 편견이 학교에서 생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누가 전학을 하게 되면 같이 공부하게 될 학생들을 파악하게 된다. 누가 멋있는지, 아니면 따분한지, 누구와 친해야 하는지, 아니면 패주고 싶은지 등등. 그리고 이 학생 집단에 참여하는데 이때 인종갈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런 일이 본인도 알지 못하는 가운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매사추세츠 주 터프츠 대학 연구팀은 한 TV 프로그램에서 우연히 이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실마리를 발견했다.
말을 사용하지 않고 보디랭귀지로 편견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그 진행과정에서 사람 속에 뿌리 깊이 스며들어 있는, 그래서 오랜 역사 동안 끊임없이 진화돼온 ‘조직・사회 내부의 배타적인 소규모 집단에 소속돼 있으려는’ 강한 성향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데올로기가 인종편견으로 발전”
뉴욕대학에서 편견과 정치학의 역학관계를 연구하고 있는 심리학자 에릭 놀스(Eric Knowles) 교수는 “생물학적으로 사람들의 이런 집단적인 성향을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간 본성 안에 집단적인 성향이 스며들어 있다는 것.
그러나 인종차별주의를 생물학으로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람을 차별하는 이런 행위는 생물학이 아니라 사회적(social) 현상이라는 것. 놀스 교수는 “일종의 이데올로기적인 성향이 인종적 편견으로 노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계층이 자신의 두려움(fear)과 분노(resentment)를 공개적으로 표명하지 못하고, 그 대신 검증되지 않은 편견으로 자신을 표출하고 있으며, 특히 인종과 관련된 집단적 편견이 축적될 경우 폭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인지상주의 그룹 역시 그들의 추종자들과 함께 피포위 심리(siege mentality)를 발전시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피포위 심리란 자신(들)이 항상 적들로부터 둘러싸여 있으며, 언제 공격을 받을지 모른다고 여기고 긴장해 있는 강박 관념을 말한다.
놀스 교수는 지난 주말 버지니아주 샬로츠빌에서 벌어진 충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슬로건을 예로 들었다. ‘백인 생명도 중요하다(White Lives Matter)’, ‘당신들이 우리를 몰아내지 못한다(You will not replace us)’ 등등.
예일대 리치슨 교수는 “이런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건전한 문화를 조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구성원들에게 선(good)과 악(bad)에 대해 분명한 메시지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은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유태인이 대표적인 경우다. 중세 유럽인들은 유태인 때문에 흑사병, 기아와 같은 자연 재앙이 일어난다고 여기고 명망이 있는 모든 수공업적 직업에서 유대인을 배제하는 등 박해를 가한 바 있다.
20세기 들어서는 유태인, 집시 등에 대한 편견과 박해가 극을 향해 달렸다. 이는 히틀러 등 나치스들에 의해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인종 청소작업을 자행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2차 세계대전 후에도 인종차별이 이어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법적으로 흑인을 차별해 흑인 정당을 일체 불법화되고 철저한 백인주의를 취했다. 미국의 역시 링컨 대통령의 흑인 해방으로 기본적인 차별은 철폐됐으나 사회적으로는 남부를 중심으로 흑백 차별이 지속되는 현상을 보였다.
다민족국가인 미국의 경우 인종갈등은 국민 화합을 저해하고, 국가 자체를 와해시키는 심각한 요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갈등의 원인이 편견에 의한 결과로 보고 적극적인 사회적 해법을 조언하고 있는 중이다.
놀스 교수는 “인간의 집단 심리 측면에서 집단과 집단 간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인종에 대한 편견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문화 조성이 시급하다.”며 정부 등에서 적극적으로 힘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이번 충돌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일으킨 인종차별 사건임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여러 편에서 나타난 증오와 편견”이라며 어물쩍 넘어가려던 첫날 발언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백기를 든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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