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다른 한·중·일 수학교육

ICME-12 참가자들 큰 관심

2012.07.12 10:00 이강봉 객원기자

오는 15일까지 서울 코엑스 등에서 열리는 ‘제 12차 국제수학교육대회(ICME-12)’의 주인공은 교사들이다. 교육 현장에서 학생들과 함께 땀을 흘리는 수학교사들에게 하나라도 더 큰 도움을 주기 위한 프로그램들이 줄을 잇고 있다.

행사장의 프로그램 중 무엇보다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한·중·일 수업관찰 프로그램이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수학교수 연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9일부터 11일까지 3일간 계속됐다.

▲ 지난 9일 공개한 중국의 수학수업 장면. 함수 개념을 실생활에 직접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실용적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ScienceTimes


이 프로그램은 동아시아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수행하고 있는 초·중·고 수학수업을 한국에서 그대로 재현하는 행사로, ICME-12에 참여 중인 각국 수학교육자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수업을 하는 방마다 인파로 넘쳐났다.

기온과 시간의 관계, 함수로 설명

9일 오후 있었던 중국 수업에는 ‘비의 응용'(초등학교), ‘평면 기하'(중학교), ‘함수'(고등학교) 3개 주제를 놓고 중국 교사들의 강의가 진행됐다. 통역과 함께 미리 선발된 한국 학생들이 교육 대상자로 참여했다.

중국의 수학수업 과정은 매우 실질적이었다. 다양한 수학의 개념들을 느끼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분석·종합·추상·개괄 등의 능력을 키워 수학에 더 큰 흥미를 느끼고, 수학적 능력을 키워주자는 것이다.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비의 응용’ 수업에서 교사는 어린 학생들의 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학생들의 키를 비교하고, 그릇에 담긴 물과 꿀의 비례 관계를 재현한데 이어, 물과 꿀을 섞는 작업을 통해 ‘우리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비례의 세계’를 알기 쉽게 설명해나갔다.

▲ 남여학생 4명을 한 조로 편성해 협동학습을 하고 있는 한국 수학수업 장면. 11일 열린 이 협동학습은 ICME-12 참가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ScienceTimes


‘함수’를 주제로 한 고등학교 수업 역시 개념 이해에 이은 실생활 체험 과정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함수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안다는 사실을 확인한 교사는 학생들에게 ‘폭탄 발사 높이와 시간의 관계, 도시 기온과 시간의 관계 등의 과제를 던지면서 학생들과 함께 함수를 응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갔다.

일본의 수학수업은 다소 다른 면모를 보였다. 고등학교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수학수업은 고대 그리스 천문학자이면서 수학자·지리학자인 프톨레마이오스(Klaudios Ptolemaios)를 설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그는 B.C. 2세기 로도스 섬에서 활동한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의 업적을 계승한데 이어 독자적으로 삼각법의 계산표를 만들었고, 또 사분의(四分儀)를 비롯한 관측기계를 고안하는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교사가 관심을 갖고 있었던 것은 삼각법의 계산표다. 일본 고등학교 교과서에는 이 삼각법의 계산표를 소수점 이하 네 자리까지 표시하고 있는데, 이 날 수업 주제는 이보다 더 자세하게 계산표를 표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너희가 프톨레마이오스를 넘을 수 있을까?’라는 수업 주제를 놓고 학생과 교사가 진지한 토론에 들어갔다.

한국 수업서 ‘협동학습’ 과정 공개

이 날 공개수업에서 학생들은 그래픽 계산기를 활용할 수 있도록 허용됐다. 단 기본적인 계산과 그래프 그리기 기능만 사용하고, 삼각함수 기능을 사용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수업을 진행한 교사는 삼각함수 공식을 외우기보다는 즐거운 분위기 속에 삼각함수 공식이 녹아들어가는 수업을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10일 일본 수업은 ‘원둘레와 원의 넓이’를 주제로 한 초등학교 5학년 수업, ‘종이접기를 이용한 도형의 조명’이란 주제로 중학교 1학년 수업, 그리고 ‘프톨레마이오스 뛰어넘기’를 수제로 한 고등학교 2학년 수업이 진행됐다.

▲ 11일 한국 수업에 참가한 학생이 자신이 속한 조에서 탐구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ScienceTimes

11일 오후 진행된 한국 수업에서는 협동학습 과정을 선보였다. ‘순열’을 주제로 한 고등학교 2학년 수업은 학생들 스스로 가르치고 배우는 특별한 공동체의 모습을 재현했다. 24명의 남·여학생을 4명의 조(남·여학생 각각 2명)으로 재편성한 후 스스로 학습활동을 해나간다는 프로그램이다.

먼저 주사위 던지기 과정. 3개의 주사위를 던진 후 나오는 3개의 숫자를 구해나가면서 거기서 나타나는 순열조합들을 관찰해보았다.

어떤 조는 알파벳으로 이루어진 다섯장의 카드를 나열하는 방식으로 순열조합을 만들어나갔다. 어떤 조는 숫자가 적힌 다섯 장의 카드를 나열하는 방식의 순열조합을 만들어나갔다. 이 과정을 통해 중복조합의 개념을 이해하는데 까지 나아간다는 것. 이 과정에서 학생들의 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ICME 참가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11일까지 열린 한·중·일 수학수업 관찰 프로그램은 세계 각국 수학교육자들에게 동아시아 수학교육 현장을 세계 각국 수학교육자들에게 보여주려는 목적으로 기획한 것이다. 다른 나라들과 매우 다른 수업문화를 선보인 만큼 문화가 다른 각국 수학교육자들로부터 다양한 질문이 이어졌다.

한편 12일에는 ‘수학현장 체험활동’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국 수학교육자들의 한국 초·중·고 수학수업현장 방문이 있을 예정이다. 수업 관찰 학교는 서울교육대학교부속초등학교, 동대문중학교, 서울대학교사범대학부설여자중학교, 원묵고등학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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