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소독, 전기밥솥으로 가능하다?

20회 소독 후에도 필터 성능 및 형태 유지

지난달 말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공개 연설에서 “착용하던 마스크를 휘발유나 디젤로 소독하면 다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성명이 발표된 이후 필리핀 화학자 단체는 “휘발유를 세정제로 쓰면 흡입할 때 인체에 해로울 수 있다”며 두테르테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그런데 마스크를 집에 있는 기구로 간단하게 소독하면 재사용해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그 기구란 다름 아닌 전기밥솥이다.

N95 마스크를 전기밥솥에서 50분 동안 가열시키면 1회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Chamteut Oh(University of Illinois)

미국 일리노이대학 어버너-샘페인 캠퍼스의 탄 H. 응우옌 교수와 비살 베르마 교수팀은 N95 마스크를 전기밥솥에서 50분 동안 가열시키면 1회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는 마스크를 안전하게 재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 레터스(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 Lett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N95는 공기에 떠다니는 1.0㎛ 이상 크기의 입자 95% 이상을 걸러주는 의료용 마스크로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하부기관인 국립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규제를 받는다.

보통의 천마스크나 수술용 마스크는 착용자가 배출할 수 있는 입자로부터 다른 사람을 보호하는 기능을 하지만, N95는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작은 입자들을 걸러내서 착용자를 보호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전기밥솥에서 100℃로 50분간 소독

코로나19의 대유행 기간 동안 의료 종사자 및 기타 관련 종사자들은 N95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한 위기 대응 전략으로 CDC는 1회용임에도 불구하고 N95의 재사용을 허용하기도 했다.

사실 마스크를 소독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소독한 후에도 필터 성능이 떨어지지 않고 착용자의 얼굴에 맞게 마스크의 형태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건조열(dry heat)이 화학적 잔류물을 남기지 않으며 간편하게 오염을 제거하고, 필터 성능 및 형태 유지라는 기준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독법이어야 했다.

그래서 찾아낸 도구가 바로 전기밥솥이었다. 연구진은 전기밥솥의 내용물을 100℃로 50분간 유지할 경우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네 종류의 바이러스로부터 마스크의 겉과 속을 자외선보다 더 효과적으로 소독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N95 필터 성능의 유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실험실에 특별한 에어로졸 장치를 만들어 입자들을 통과시키는 실험도 진행했다. 그 결과 N95 마스크는 전기밥솥에서 20회 소독을 한 뒤에도 95% 이상의 여과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물론 착용자의 얼굴에 알맞게 형태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밥솥에서 소독을 할 때 가장 유의할 점은 물을 일절 넣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마스크가 전기밥솥의 가열 면과 직접 닿지 않게끔 밑에 수건을 깔아준 후 100℃의 온도로 50분간 조리하면 된다. 전기밥솥의 크기에 따라 여러 개의 마스크를 동시에 소독할 수도 있다.

소규모 병원 의료 종사자에게 유용한 방법

연구진은 이 같은 소독법이 대규모 열소독 장비를 사용할 수 없는 소규모 병원의 의료 종사자들에게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농무부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한편, 마스크의 소독법에는 일광건조, 알코올 소독, 스팀살균, 전자레인지 및 오븐 살균 등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마스크를 소독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작용도 많다. ⓒ 게티이미지뱅크

그중 일광소독은 마스크를 재사용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으로서, 깨끗하고 건조한 장소에서 72시간 동안 마스크를 그냥 두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오랜 시간 방치하는 동안 마스크가 다시 오염될 수 있다는 문제점과 함께 바이러스의 완전한 제거도 장담할 수 없다.

스팀살균은 마스크에 변형이 생기는 문제가 있으며, 전자레인지는 마스크에 금속성 물질이 있을 경우 위험하다. 오븐의 경우에도 마스크에 가연성 물질이 있을 경우 화재를 일으킬 수도 있다.

알코올 소독 역시 안전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미국 신시내티대학의 최근 연구 결과에 의하면, 알코올 처리를 할 경우 필터 성능에 악영향을 미쳐 코로나 바이러스를 포함한 에어로졸 입자를 효율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N95 마스크의 경우 정전기 전하를 띤 섬유로 미세 입자를 걸러내는 데 알코올이 정전기를 약화시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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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박한얼 2020년 8월 24일4:03 오후

    전기밥솥으로 마스크를 소독하면 모양이 변질되지 않고 냄새도 제거될수 있겠네요. 전기밥솥에 마스크를 넣어서 100℃로 50분간 유지한다면 코로나 바이러스,네 종류의 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소독한다는데 물자가 부족한 경우라서 지금은 쓸모없는 연구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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