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을 종이처럼 접는다? ‘종이접기 로봇’

종이 접기 기술 활용한 새로운 로봇 탄생

각종 연결 부품 없이 접기만 하면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는 종이접기 원리가 최근 로봇공학의 중요한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달과 화성을 탐사하는 우주 로봇과 태양전지 패널 등 우주공학에 종이접기 원리가 최적화 기술로 활용되고 있다.

우주 로봇뿐만이 아니다. 나뭇잎 모양을 한 수중 로봇, 심해어를 닮은 수중 탐사 로봇, 소금쟁이를 모사한 정찰 로봇 등 종이접기를 활용한 로봇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어릴 때 누구나 해보았던 놀이가 우주 로봇뿐만 아니라 의료용 나노로봇, 수중 탐사로봇 등 다양한 로봇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종이접기 기술을 통해 태어난 신개념의 로봇들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다.

로봇을 종이처럼 접는다종이 접기로 다양한 로봇 탄생

미 항공우주국 (나사, NASA)에서는 종이접기 기술을 활용해 접을 수 있는 몸을 가진 우주 탐사로봇 ‘퍼퍼(PUFFER)’를 만들었다. ‘퍼퍼’는 신발 상자 크기의 초소형 탐사로봇으로 달이나 화성 등 행성의 각 지역을 누비며 탐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나사에서는 퍼퍼 개발 외에도 이전부터 종이접기 기술을 연구하고 개발하여 우주용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초대형 태양전지 패널은 접었을 때는 2.7m에 불과하지만 펼치면 9배나 커진다. 우주선으로 운반할 때는 접어서 부피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종이접기 원리를 가진 로봇과 기타 우주 물품들의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달이나 화성, 행성 탐사를 목적으로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해 만든 우주 로봇, 퍼퍼. ⓒ NASA

종이 접기를 통해 만들어지는 조형물은 무궁무진하다. 종이 접기라고 종이만 사용한다는 생각은 고정관념이다. 다양한 재질로 종이 접기가 가진 잠재적인 능력을 로봇 공학에 적용시킬 수 있다. 재질이 종이였을 때는 쉽게 망가질 수 있지만, 주재료가 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그 잠재성과 활용성은 상상 이상이다.

나뭇잎처럼 얇은 재질로 만들어진 ‘나뭇잎’ 소프트 로봇. ⓒSNU BioRobotics Lab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지난 4월 떨어지는 낙엽에서 영감을 얻은 ‘나뭇잎 수중 로봇’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이 로봇에 종이접기 기술을 적용했다. 이 로봇은 수중에서 스스로 몸을 접어 그 동력을 이용하며 수중을 탐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종이 접기처럼 접고 펼치는 동작을 통해 동력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동작이 가능한 이유는 로봇의 재질이 마치 종이처럼 얇고 가벼운 특수재질이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고분자 화합물 폴리에틸렌 나프탈레이트 소재로 로봇을 만들었다. 이 로봇은 종이 접기와 같이 작게도 크게도 만들 수 있다. 작게 만들면 수중 탐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고 크게 만들면 바다에서 재해 사고가 발생했을 때 부유물이나 기름 등을 청소하는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다.

표면장력을 이용해 물 위에 떠있다가 힘을 축적해 뛰어오르는 소금쟁이를 모사한 종이접기 소금쟁이 로봇. ⓒThe New York Times

미국 하버드 대학 비스 생체모방 공학연구소와 서울대 연구팀은 수중 도약 로봇 ‘소금쟁이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소금쟁이가 수면 위에 있다가 위로 도약하는 모습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소금쟁이는 표면장력을 이용해 수면 위에 떠 있다가 표면장력이 깨지기 직전까지 힘을 축적한 다리를 접고 있다가 펼치면서 도약한다. 연구진은 소금쟁이의 동작에서 종이접기 기술을 떠올렸고 종이 접기의 접힘 구조로 사용해 로봇을 개발했다. 소금쟁이 로봇은 오염지역이나 재해 지역에 뿌려놨다가 필요한 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는 정찰용 로봇으로 사용 가능하다.

집게벌레 날개 이음새의 탄력성 단백질과 종이접기 원리를 결합해 만든 새로운 탄성 종이접기 로봇. ⓒETH Zürich

기존의 종이접기 기술과는 진화된 개념의 새로운 로봇도 개발되고 있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연구진은 집게벌레가 종이 접기처럼 자신의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는 과정에서 탄성을 이용하는 것을 보고 이를 모사한 집게벌레 로봇을 개발했다. 이 신개념의 종이접기 기술은 ‘탄성 종이접기(spring origami)’라고 불린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연구진은 기존의 종이접기 원리만으로는 집게벌레의 날개를 구현하지 못하다가 집게벌레 날개의 이음새에 엘라스틴 단백질이 탄성 효과를 주는 것을 보고 이를 모사해 탄성을 가진 종이접기 원리를 통해 로봇을 개발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의 개발로 종이접기 로봇은 한 차원 진일보해 우주선 모듈이나 각종 소프트 로봇 등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이접기 원리를 이용한 다양한 로봇의 개발은 로봇의 주재료가 단단하고 무거운 금속 재질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 변화가 가능한 재료들로 만들어지는 소프트 로봇공학이 발전하면서 빛을 발하고 있다. 미래에서는 지금은 상상하기 어려운 기상천외한 재질의 종이접기 로봇들이 활약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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