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47년은 항생제 연구에 있어 중요한 시기였다. 과학자들은 베네수엘라 지역에 서식하는 토양세균을 통해 세균을 퇴치할 수 있는 새로운 항생제를 개발했다.
페니실린이 푸른곰팡이에서 얻어진 것처럼 과학자들은 토양세균 ‘스트렙토미세스 베네수엘라(Streptomyces venezulae)’을 통해 광범위한 분야에서 살균 작용을 할 수 있는 ‘클로람페니콜(Chloramphenicol)’을 개발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를 치료할 수 있는 광범위 억제제 ‘렘데시비르’가 미 FDA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은 가운데 한국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 ‘EIDD-2801’도 미 에모리 대학과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 사진은 ‘렘데시비르’의 분자 구조 ⓒ Wikipedia
지지부진한 바이러스제 개발 역사
‘클로람페니콜’은 미 식품의약국(FDA)이 판매를 승인한 항생제였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재생불량성 빈혈과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료계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인체 사용을 금지했다.
이후 많은 국가들은 식용 가축에 사용하는 것을 모두 금지시켰다. 그러나 광범위한 치료 효과는 가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매우 귀중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이후 과학자들은 곧 바이러스를 타깃으로 연구에 착수한다. 그리고 1963년 급성 염증성 피부질환 헤르페스 치료를 위한 항바이러스제 ‘IDU’를 개발한다.
이어 과학자들은 또 다른 바이러스들을 타깃으로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기 시작한다. HIV-1 퇴치에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치료제들,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한 ‘타미플루(Tamiflu)’가 대표적인 경우다.
문제는 과학자들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는 바이러스를 전면적으로 퇴치하는데는 어려움이 있어왔다.
국제 항바이러스제 개발기구인 ISAR(International Society of Antiviral Research)의 카라 카터(Kara Carter) 회장은 14일 ‘스미스소니언’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데 있어 지금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울러 카터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많은 과학자들은 기존에 개발된 항생바이러스제와 그 연구 스펙트럼을 활용해 부분적으로 효능이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사태를 몰고 온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도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많은 과학자들이 신종 바이러스(SARS-CoV-2)를 퇴치할 수 있는 항바이러스제 개발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처럼 대량 번식하는 바이러스를 한꺼번에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는 ‘광범위 항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
광범위 스펙트럼 억제제 개발에 한국이 두각
이런 상황에서 지난 5월 1일 미 FDA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한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remdesivir)’의 긴급 사용허가를 내렸다.
FDA는 ‘렘데시비르’가 지난달 임상실험에서 코로나19 치료에 획기적인 성과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127개국에서 생산해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개발자들은 ‘렘데시비르’가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 바이러스군을 타깃으로 복제를 억제하는 ‘광범위 항바이러스제(broad spectrum antivirals)’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세균과 달리 믿을 수 없을 만큼 변화가 많은 (인위적 분류상의) 미생물이다. 그런 만큼 ‘광범위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는 일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런 상황에서 ‘렘데시비르’는 4개 핵산 중 하나인 아데노신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지니고 있어 바이러스가 유전물질을 복제할 때 복제를 억제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치료제로 ‘렘데시비르’를 거론했던 이유다.
그 예상이 어느 정도 들어맞았다. 지난 4월 미 국립보건원(NIH)는 임상실험 결과 11~15일 사이에 환자가 완치되지는 않았지만 31% 회복됐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31%의 치료는 환자의 높은 치사율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과학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렘데시비르’ 사례를 통해 또 다른 ‘광범위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알려져 있던 것처럼 기존의 메커니즘을 모방하지 않고 광범위 억제제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과 막대한 자금이 소요된다. 그러나 ‘렘데시비르’를 통해 공개된 메커니즘을 통해 이보다 높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광범위 억제제를 개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렘데시비르’와 닮은 치료제 ‘EIDD-2801’이 세계적으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제약회사 리지백이 라이센스를 보유한 ‘EIDD-2801’는 이전에 코로나 치료제로 소개돼 학계로부터 인정을 받은 후보물질이다.
애틀랜타 에모리 의대 연구팀은 FDA로부터 임상실험 승인을 받았으며 에모리 신약개발연구소(EIDD)과 함께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약을 통한 임상시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는 이 시험을 위해 1600만 달러를 지원했다.
임상시험은 한국 기업인 지트리비앤티가 맡을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치료제가 ‘렘데시비르’에 이어 코로나19의 광범위 억제제 개발 대열에 합류했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방역에 있어 세계 모범국이 되고 있는 한국이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도 선두 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중이다.
(6204)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
복통, 설사, 직장 출혈, 철 결핍 빈혈(iron deficiency anemia) 등 4가지 징후 또는 증상이 50세 이전에 나타나는 조기 발생(early-onset) 대장암의 경고 신호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화학 섬유에서 나오는 미세 플라스틱 오염에 경각심을 갖고 생분해가 가능한 옷을 찾는 착한 소비가 생기고 있지만 생분해를 내세우며 개발된 섬유도 실제 환경에서는 제대로 썩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인 화성 탐사를 앞두고 이것이 실제 가능한지 관심이 높은 가운데 쥐 머리에 초음파를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반복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WUSL) 홍 천 교수팀은 26일 과학저널 '네이처 신진대사'(Nature Metabolism)에서 초음파 펄스를 생쥐와 쥐의 뇌 특정 부위에 쏴 동면 상태를 안전하게 가역적으로 유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 방법은 머리 위에 초음파 방출기를 장착하는 비침습적 방식으로 초음파를 쏴 뇌의 신경 세포를 일시적으로 활성화해 체온을 낮추고 신진대사를 늦출 수 있다며 향후 의학이나 장거리 우주 비행에 응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플라보놀 성분을 함유한 사과와 블랙베리 등을 섭취하는 것이 노인의 '노쇠' 발현 가능성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쇠(frailty)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기능이 필연적으로 떨어지는 노화(aging)와는 구분되는 것으로, 일상에 지장을 줄 만큼 나이에 비해 신체기능이 심각하게 약해져 낙상과 골절 등을 초래할 위험이 높고 장애와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 계열 임상 연구소인 '힌다·아서 마커스 노화연구소' 등에 따르면 플라보노이드의 하위그룹인 '플라보놀' 섭취와 노쇠의 연관성을 분석한 연구 결과를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발표했다.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이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의 예상치보다 최대 3배 감소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극지연구소가 24일 밝혔다. 포항공과대학교 국종성 교수 연구팀,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미국 스크립스 해양연구소 임형규 박사 등으로 구성된 국제공동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탐사를 포함한 다양한 북극해 현장 탐사에서 획득한 데이터를 활용해 북극해 식물플랑크톤의 농도 예측기법을 개발했다. 이를 적용한 결과 이산화탄소 배출 시나리오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2100년 식물플랑크톤의 농도는 기존 IPCC 5차, 6차 보고서의 예측과 비교할 때 감소 폭이 최대 3배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