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 1일 0시 0분, 대한민국에서 세계 최초 5세대 이동통신(5G)의 첫 주파수가 발사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단 55분 뒤, 미국에서도 5G 전파가 발사되었죠. 5G 통신 세계 최초 상용화가 이렇게 긴박한 상황 속에 이루어진 것은 단순히 대한민국이 정보통신 강국임을 입증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라는 4차 산업혁명에 있어서 5G 통신은 그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 될 것이기에 누구보다 앞서나가기 위한 노력이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VR, AR 등 4G만으로는 역부족이었던 4차 산업혁명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가장 강력한 무기가 등장하게 된 것입니다.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5G 관련 산업 생태계 활성화는 물론이고, 국제 표준을 선도하며 글로벌 시장 선점을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에 이르기까지, 선순환을 만드는 견인차 역할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출연연 연구진들은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의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거기에 더해 5G가 익숙해지기도 전, 5G보다 최대 50배가 빨라질 것이라 예상되는 6G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도 벌써 시작되었는데요. IoT를 넘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인터넷과 연결하는 IoE 시대에서는 5G로도 모든 데이터를 수용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해킹이 불가능한 ‘양자암호’ 결합 통신기술, 자율주행차, 도심항공교통, 가상현실까지. 200% 새로워질 미래 기술과 불가분의 관계에 놓여있는 5G, 6G 기술은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 놓게 될까요? 7월 꿰어야보배 시리즈에서는 출연연의 5G/6G 연구성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세계 최초로 서비스가 시작된 5G는 컸던 기대와는 달리 서비스 품질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이유는 5G의 커버리지 범위 때문인데요. 이동통신 3사의 5G 커버리지맵 상으로 수도권과 광역시의 경우 대부분 지역에 5G가 구축된 반면, 지방 소도시, 산간, 도서 지역에서는 5G망이 부족하여 여전히 답답한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었죠. 올해 1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국내 연구진이 EU와 국제공동연구 ‘5G-ALLSTAR’를 통해 5G 서비스 영역을 확장할 수 있는 인프라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ETRI는 세계 최초로 5G-위성 다중연결망을 구축해 서비스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습니다. 다중연결망은 5G와 위성통신을 동시 연결하여 5G 서비스를 이용하다가도 기지국이 없거나 부족한 지역에서는 위성 통신 서비스를 유지하는 방법인데요. 위성은 매우 높은 고도에서 사용자와 허브를 연결하여 넓은 서비스 커버리지를 갖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 된다면 5G망이 부족한 도서 산간 지역의 통신뿐만 아니라 해상, 재난 상황에서도 끊김 없는 연결이 가능해지게 됩니다. 연구진은 2개의 5G-위성 다중연결망을 이용하여 대한민국과 프랑스를 잇는 대륙 간 5G 서비스를 실현해내기까지 했는데요. 더 넓고 다양한 지역에 안정적인 5G 네트워크를 공급하기 위한 연구진의 노력이 돋보이는 성과였습니다.
ETRI 연구진이 5G 이동통신 연결상태를 점검하는 모습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영화 <탑건: 매버릭>에서 주인공 매버릭은 조종사가 필요 없어지고 있는 전투기 자율주행에 맞서 인간의 저력을 보여주고자 노력합니다. 전투기까지 무인으로 운영되는 추세인 현재, 우리의 또 다른 발이 되어주고 있는 기차는 어떨까요?
2020년 9월,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세계 최초로 5G 통신 기반의 열차 자율주행시스템 핵심 제어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기존 철도 자율주행시스템은 열차의 위치만 고려하던 제어방식이었는데요. 새롭게 추가된 핵심 기술은 선행열차의 주행 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여 열차 간 간격을 제어하는 ‘간격제어기술’과 열차와 열차가 직접 통신해 분기기를 제어하는 ‘분기제어기술’입니다.
열차끼리 직접 통신에 성공한다면 자신의 위치와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고 제어할 수 있게 되므로 지상의 신호 설비를 최소화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정밀 간격제어기술로 열차의 운행 간격을 지금보다 30% 이상 단축할 수 있어 출퇴근 열차 운행 집중시간에 효율적인 운행도 가능하게 되죠. 새로운 5G 기술이 출퇴근 시간의 혼잡도를 줄이는 혁신적인 기술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열차자율주행시스템 핵심기술 개념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2.6GHz가 가장 높은 주파수 대역이었던 4G에 비해, 5G는 3.5GHz 뿐만 아니라 28GHz의 초고주파 대역까지 사용하게 되면서 전송 거리가 짧아져 촘촘한 기지국의 건설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너무 촘촘한 기지국의 배치는 기지국 말단에서의 데이터 간섭 현상으로 인해 통신 품질이 떨어지게 되는데요. 지난 2021년 2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융합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5G 주파수 필터 개발에 성공하였습니다.
주파수 필터는 특정 주파수만을 통과시키고 그 외 대역에서는 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5G 통신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수많은 필터가 필요하게 됩니다. 기존 해외에서 수입되던 제품보다 뛰어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자랑하는 연구진의 필터, 어떠한 특징을 갖고 있을까요? 연구팀의 ‘5G 주파수 필터’는 머리카락 두께의 반 정도인 50μm의 필름입니다. 필터와 안테나를 연결하는 추가 공정이 필요한 수입 필터와는 달리, 단일층 금속 시트(sheet) 형태로 제작되어 유연하고 스티커처럼 탈부착이 가능하죠.
특히 2차원 표면에 미세한 단위 구조를 주기적으로 배열해 전자파나 빛의 반사, 굴절, 투과를 조절하는 ‘메타표면 필터’를 이용하였는데요. 이는 5G 통신 시스템에 최적화된 성능을 가져, 기존 필터 대비 대역폭, 손실특성, 주파수 선택특성 등에서 우수한 성능을 나타냈습니다. 획기적인 설계를 통하여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 연구팀의 필터, 그 빛나는 활약이 기대되는 소식이었습니다.
KRISS 융합연구팀이 개발한 얇은 필름 형태의 5G 주파수 필터를 들고 있는 모습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앞서 소개하였듯이, 5G 통신망의 핵심 기술 중 하나는 다른 주파수의 간섭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특히 우리 주변의 많은 전자제품에서 발생하는 전자파 노이즈는 다른 제품에 간섭을 일으켜 성능 저하를 발생시키게 되는데요. 전자파 차폐 소재를 이용하면 이러한 간섭 현상을 줄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반사 차폐 소재는 고전도성의 소재를 사용하여 들어오는 전자파의 90% 이상은 반사하고 나머지 10% 정도만 흡수하게 되는데요. 5G의 상향된 통신 주파수를 효과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반사만 하는 차폐 소재가 아닌, 흡수 및 제거가 가능한 소재를 요구하게 됩니다. 이에 응답하기 위해 올해 3월, 한국재료연구원에서는 수치를 완전히 뒤집어 버린 5G 통신용 필름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였는데요. 개발된 필름은 1% 이하의 전자파만을 반사하고 90% 이상을 흡수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
연구팀은 먼저 5G 통신에 사용되는 주파수에서 우수한 흡수 성능을 보이는 자성 소재와 고분자를 혼합한 복합소재 필름 위에 전도성 섬유를 격자 형태로 재봉하였는데요. 개발된 소재는 얇고 유연하여 10회 이상 접었다 폈을 때도 성능의 저하가 없었습니다. 이 기술은 5G의 통신 성능을 크게 향상 시킬 수 있어, 자율주행기술 등의 신뢰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한국재료연구원 연구팀이 개발한 5G 전자파 흡수차폐소재 필름 ⓒ 한국재료연구원
지금까지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5G,6G 통신기술에 대하여 알아보았습니다. 디지털 대전환의 시대에서 끊임없는 기술 혁신만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빠르고 안전한 통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데요. 기초가 튼튼해야 흔들리지 않는 건물을 지을 수 있죠. 최고의 자리를 지켜내기 위한 연구진들의 노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 가상/증강현실까지,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꿈의 통신 기술 선점. 이를 위해 출연연은 오늘도 힘찬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 이 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발간하는 ‘꿰어야 보배’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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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돼 온라인 수업이 없어졌는데도 초·중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은 오히려 심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생 대상 청소년 사이버 도박 조사에서는 3.3%가 중독 위험군인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가족부는 29일 전국 학령전환기(초4·중1·고1) 청소년 약 128만명을 대상으로 지난 4월 3일∼28일 실시한 2023년 청소년 인터넷·스마트폰 이용습관 진단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초등학생 39만9천129명, 중학생 43만9천655명, 고등학생 43만8천5명이
위 조직에서 채취한 줄기세포를 췌장에서 인슐린을 만드는 베타 세포로 전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일 코넬 의대(Weill Cornell Medicine) 치료적 장기 재생 연구소(Institute for Therapeutic Organ Regeneration)의 재생의학 전문의 조 주(Joe Zhou) 교수 연구팀이 위 조직에서 채취한 성체 줄기세포를 재프로그램(reprogram) 해 췌장의 인슐린 생산 베타세포와 매우 흡사한 세포로 분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9일 보도했다. 위 조직에 있는 특정 줄기세포에 췌장의 베타세포 생성 유전자 발현에 관계하는 3개 전사인자(transcription factors)를 주입한 결과 베타세포의 기능을 수행하는 유사 베타세포로 전환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슈퍼 박테리아'(항생제에 내성을 지녀 쉽게 제거되지 않는 세균)를 잡을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하는 데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돼 주목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가디언 등에 따르면 캐나다 맥마스터대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진은 최근 과학저널 네이처 케미컬 바이올로지(Nature Chemical Biology)에 논문을 게재해 슈퍼 박테리아를 제거할 새로운 항생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대상이 된 슈퍼 박테리아는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Acinetobacter baumannii)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치명적인(critical) 위협'으로 규정한 박테리아다.
국내 연구진이 미세플라스틱 크기가 작을수록 체내에 더 쌓이고, 독성 또한 강해져 심장 기형 등을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5일 한국생명공학연구원에 따르면 환경질환연구센터 정진영 박사 연구팀은 이 같은 사실과 함께 미세플라스틱과 발암물질이 결합해 복합적인 독성을 갖게 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0.2·1.0·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크기 미세플라스틱과 발암물질의 하나인 벤조안트라센(BaA)을 제브라피시에 노출했고,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작을수록 심장 기형 유발 등 BaA의 독성 영향이 커지는 것을 확인했다.
40세 미만이라도 건강검진 때마다 대사증후군 진단을 받는다면 갑상선암 발병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권혁상 교수와 숭실대 한경도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9∼2013년 국가건강검진을 4회 이상 받은 20~39세 120만4천646명을 대상으로 5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대사증후군 누적 진단이 많을수록 갑상선암 발병 위험도가 높아지는 연관성이 확인됐다고 29일 밝혔다. 갑상선암은 과잉 진단 논란이 있었던 2015년 이후 비슷한 검진율에도 불구하고 젊은 성인의 발생률은 지속해 증가하고 있다.
44억년 전 초기 지구에서 생명체 재료가 되는 탄화수소, 알데히드, 알코올 등 유기 분자들이 철이 풍부한 운석이나 화산재 입자들이 촉진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 연구진이 안정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 수술 후 전이·재발을 막을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 백신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 한국연구재단은 울산대 진준오 교수 연구팀이 암세포에서 얻은 표면 단백질을 항원으로 이용한 지질 나노입자(AiLNP)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25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