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쥐가 아프면, 건강한 쥐도 통증 느낀다?

쥐의 두뇌에서 통증 공감 메커니즘 밝혀

다른 사람의 감각적이고 감정적인 상태를 받아들이는 감정이입, 또는 공감은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감은 인간에 의해서만 경험되는 정서적-인지적 과정으로 여겨졌지만, 설치류를 포함한 많은 동물 역시 공포를 지켜보는 것만으로 공포에 시달리는 행동을 한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어떤 쥐가 고통과 공포를 느끼면, 옆에서 이를 지켜보는 건강한 쥐도 역시 고통과 공포를 느낀다. 이럴 경우 과학자들은 건강한 쥐의 두뇌에서 어떤 영역의 신경세포가 이 같은 감정을 전달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바로 전대상피질(ACC anterior cingulate cortex)이다.

인간과 설치류 모두에서 전대상피질(ACC)은 다른 사람의 감정 상태에 대한 정보를 암호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뇌의 어떤 부위에서 ACC가 암호화 한 정보를 받아들여서 인간과 설치류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생쥐도 동료 생쥐의 고통과 공포를 공감한다. © Pixabay

스탠퍼드 대학 연구팀은 고통과 공포를 느끼는 두뇌 영역을 좀 더 구체적으로 찾아 나섰다. 그랬더니 두려움을 인지하는 두뇌 영역과 공포를 인지하는 두뇌 영역이 조금 달랐다.

고통과 공포의 신호전달 회로 약간 달라

고통에 시달리는 동료 쥐의 고통은 이를 지켜보는 건강한 쥐의 ACC로 전달된다. 이어 이 신호는 중격의지핵(NAc, nucleus accumbens)로 전달되어야 비로소 그것이 고통임을 인지한다. 이와는 다르게, 공포에 시달리는 동료 쥐의 고통은 이를 지켜보는 건강한 쥐 두뇌의 ACC로 전달됐다가 쥐 두뇌의 기저측편도(BLA basolateral amygdala)로 전달되어서야 공포임을 인식한다.

스탠퍼드 대학의 신경과학자인 모니크 스미스(Monique Smith)는 최근 사이언스(Science) 저널에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인간의 공감 결손 질환 치료제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쌍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한 쥐는 한쪽 뒷발에 관절염과 같은 염증을 일으키는 주사를 맞았고 다른 쥐는 아무런 해를 당하지 않았다.

두 생쥐는 한 시간 동안 함께 어울린 후에 관찰하니, “해를 당하지 않은 생쥐가 더 힘들어했다”고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몬트리올의 맥길 대학의 신경 과학자인 제프리 모길(Jeffrey Mogil) 교수는 말한다. 고통 공감이 이어지는 기간은 4시간이었다.

주사를 맞은 쥐는 예상대로 한쪽 발이 아픈 것처럼 행동했고, 관절염을 앓는 듯이 콕콕 찌르는 통증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주사를 맞지 않아 건강한 동료 생쥐는 아픈 친구 생쥐처럼 민감하게 반응했으며 특히 양쪽 발 모두 다 아픈 것처럼 행동했다. 건강한 생쥐는 마치 같은 양의 고통을 받는 것처럼 놀라운 행동을 보였다고 모길 박사는 말했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두 마리 쥐 모두 통증 유발 주사를 맞았다. 그러나 그중 한 마리는 진통제인 모르핀을 투여받았다. 두 쥐가 같이 몇 시간을 지낸 뒤, 주사 맞은 쥐는 진통제를 먹은 것처럼 행동했다. 고통받은 생쥐를 고통이 줄어든 다른 생쥐와 어울리게 함으로써 생쥐의 고통을 덜어준 것이다.

두 쥐가 모두 염증을 일으키는 주사를 맞고 진통제를 먹지 않은 대조군에서는 두 생쥐가 함께 시간을 보낸 후에도 통증에 대한 민감성은 변하지 않았다.

사이코패스, 성격장애 치료에 도움

연구원들은 또한 전기 충격을 받은 생쥐와, 전기 충격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본 동료 생쥐가 서로의 두려움을 어떻게 느끼는지를 조사했다.

생쥐 실험을 보면, 다양한 종류의 감정에 관여하는 두뇌의 영역이 서로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통증과 통증 완화 실험에서, 생쥐는 서로 냄새를 맡는 데 시간을 보냈다. 냄새는 동물의 감정에 대한 단서를 포함할 수 있다. 하지만 두려움에 대한 실험에서는 시각적 단서가 동물의 감정을 전달했다.

동물이 가진 이러한 공감 능력을 연구하는 것은 인간의 공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것은 언젠가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감정과 경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능력에 영향을 주는 장애에 대한 치료로 이어질 수도 있다.

위스콘신-매디슨 대학의 사회신경과학자인 줄 팽크섭(Panksepp)은 “만약 과학자들이 공감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신경 화학물질을 이용할 수 있다면, 감정이입이 잘못된 사이코패스나 사회적 성격 장애와 같은 상태를 치료하는 약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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