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화석 발견 후 50여년간 미스터리 공룡으로 불렸던 '데이노케이루스' 전신 골격이 우리나라 연구진 손으로 완벽히 복원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질연) 이항재 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지질박물관 복원 연구팀은 데이노케이루스 전신을 디지털로 되살리는 한편 실제 입체 모형을 제작했다고 25일 밝혔다.
데이노케이루스는 1965년 몽골 고비사막에서 앞발 화석을 찾으면서 존재가 알려졌으나, 추가 정보를 확인할 수 없었다.
날카로운 발톱을 지녔을 것이라는 추측으로 '무서운 손'이라는 학명만 붙었다.
그러다 2014년 10월 당시 지질박물관장이었던 이융남 박사(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가 데이노케이루스 실체를 규명한 연구 논문을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하면서 미스터리 딱지를 떼게 됐다.
이 박사는 논문에서 데이노케이루스가 전체 길이 11m·몸무게 6.4t으로, 티라노사우루스와 비슷한 크기에 단봉낙타처럼 등이 높이 솟은 독특한 형태를 보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질연 연구팀은 이후 비교해부학적 지식을 활용한 후속 연구를 진행해 3차원(3D) 디지털 골격 모델을 만들어 냈다.
수백 개에 이르는 성체와 유체 골격 대부분에 대한 정밀 촬영·측정 자료와 도면을 꼼꼼히 뜯어본 결과다.
변형이 심한 두개골의 경우 복원도면을 기초로 새로 틀을 짠 뒤 유사 공룡 두개골을 고려해 겉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부 구조를 세웠다.
디지털 복원 과정에서 초기 연구에서는 알 수 없었던 사실과 특징도 규명했다.
등의 혹은 좀 더 완만하고 둥그스름한 형태를 띠게 됐다. 갈비뼈와 등 척추 결합 형태나 복 늑골(배 갈비뼈) 배열도 입체 복원 덕분에 크기와 형태를 알 수 있게 됐다.
이융남 박사가 논문에서 밝힌 공룡 습성처럼 물가의 부드러운 식물을 뜯어 먹기 위한 자세로 전신 골격 관절을 재조정한 끝에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데이노케이루스 외형 입체 복원 모델 역시 지금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를 따랐다.
이빨이 전혀 없는 것으로 밝혀진 데이노케이루스가 식물을 먹는다면 그 역할을 대신하는 것은 날카로운 각질 부리와 함께 가윗날처럼 움직이는 뭉치로 추정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이는 각룡류와 하드로사우루스류에서도 나타나는 특징이다.
데이노케이루스는 또 길고 좁은 주둥이 안에서 먹이를 목구멍으로 넘기기 위한 매우 긴 혀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부연했다.
발굴 현장에서 발견된 1400여 개의 위 석(위에 있는 돌 같은 단단한 결석)이 식물을 갈아 소화를 도왔을 것이라는 믿음에 기반한다.
위장에서 함께 찾아낸 물고기 파편은 데이노케이루스의 잡식성을 웅변한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이항재 연구원은 "최초 발굴 50여년 만에 데이노케이루스 골격을 완전히 복원하는 한편 과학적으로 고증된 외형을 제작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실물 크기 복원과 제작을 위해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노케이루스 골격과 입체 모형은 대전 지질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데이노케이루스를 형상화한 홍보 마스코트 데니와 캐시를 활용해 교육용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다. 데니와 캐시는 명예 유성구민이기도 하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19-10-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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