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평원·고지대에도 물 존재 확인

달 표면 온도변화에 따른 습도 분석

1970년 후반에 마무리된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는 ‘달에 물이 존재하지 않고 생명체도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1998년 루나 프로스펙터 탐사선은 달의 극 지역에 수소가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며 물의 존재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일부 달 표본에서 채취해온 샘플 안에 수소 성분이 들어 있다는 것이 곧 달 전체에 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반박과 함께 ‘달에 물이 있을 가능성’은 큰 논쟁거리로 남아 있었다.

최근 과학자들이 달 전역에 다량의 수분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기 시작했다. 24일 ‘가디언’, ‘인디펜던트’ 등 주요 언론들은 최근 과학자들이 위성 데이터 분석을 통해 달 전역에 걸쳐 습기가 지점들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달 표면 산악지대는 물론 평원, 분화구 등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NASA

달 표면 산악지대는 물론 평원, 분화구 등에 이르기까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물이 존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을 받고 있다. ⓒNASA

물 발견된 지역 수천 평방킬로미터에 달해

브라운 대학의 랄프 밀리켄(Ralph Milliken) 교수와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한 하와이 대학의 슈아이 리(Shuai Li)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달 맨틀(lunar mantle) 안에 그동안 사람들이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습기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인도의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가 보낸 달 광물지도작성기(Moon Mineralogy Mapper)를 최근 첨단 기기를 활용해 추가 분석한 것으로 24일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지에 게재됐다.

슈아이 리 교수는 “‘45억 년 전 이 거대충돌이 발생했을 때 달이 생겨났지만 그 내부가 어떻게 형성됐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달 내부 구조에 대한 비밀이 상세히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정밀한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극 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 어느 정도 습기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달 표면의 온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따라 습기에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관측할 수 있었다.

슈아이 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중점을 둔 것은 극 지역이 아닌 다른 달 표면이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산악지대, 분화구, 평원 등 달 표면 대부분에 습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아폴로 15, 17호선이 착륙했던 지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는 평균치보다 높은 습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물기가 발견된 지역이 수천 평방킬로미터에 달하고 있으며 과거 거대충돌 시 축적된 것으로 추정했다.

브라운 대학과 하와이 대학 공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그동안 달 극지 지역에 습기가 집중돼 있다는 NASA 등의 기존 연구 결과를 확장하는 것으로 향후 달 탐사 계획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달 탐사계획에 큰 영향 미칠 듯

물은 수소와 산소로 이루어졌다. 달에는 종종 혜성이 충돌하기도 하는데 혜성은 절반이 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학자들은 혜성이 달의 극 지역에 충돌했다면 달 표면에 물이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다.

NASA는 2009년 10월 분화구 관측감지위성인 엘크로스(LCROSS)를 달의 남극 ‘남위 84.7°, 동경 314.5°(월면좌표)’ 상의 캐비우스(Cabeus) 분화구에 충돌시킨 후 공중에 날아오르는 모래와 바위 찌꺼기 등의 사진을 분석해 물의 실재 여부를 확인했다.

그리고 달의 남극 분화구 밑에 약 41갤런(약 158리터)의 물이 존재한다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 결과와 관련, “지구에 있는 사하라 사막보다 습한 것으로, 달의 기준으로 봤을 때는 오아시스에 해당한다”고 평했다.

슈아이 리 교수가 공동 참여한 이번 연구 결과는 NASA의 실험 결과를 넘어 달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 결과다. 리 교수는 지난 1946년 이후 학자들을 통해 인정받고 있는 거대충돌설(Giant impact hypothesis)을 인용했다.

거대충돌설이란 원시 지구가 만들어지고 난지 약 1억년 후인 45억 년 전, 지금의 화성과 비슷한 크기의 미행성이 원시지구와 충돌했고, 이 엄청난 충돌의 결과로 지구의 자전축이 기울어지고, 또한 그 파편으로 달이 형성됐다는 이론이다.

미행성의 일부와 지구의 조각이 우주공간으로 튀어나가 지금의 달이 생겨났다는 것. 슈아이 리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미지에 싸여 있던 달 표면의 물 축적 과정이 구체적으로 설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역에 따라 습도가 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그마가 굳어지면서 마그마 속의 물질 다양성에 따라 온도 차이가 발생했고, 그 결과 지역에 따라 수분 함량이 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밝혀내지 못한 내용들도 많이 남아 있다. 슈아이 리 교수는 “달에 있는 물 성분이 지구 파편에서 왔는지 아니면 지구와 충돌한 미행성 파편에서 왔는지 아직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연구를 계속 지켜본 오픈유니버시티(Open University)의 마헤시 아난드(Mahesh Anand) 박사는 “그동안 달 과학자들은 달 탐사를 위해 달에 물이 있는지 그 여부를 확인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리 박사 연구팀이 “접근이 어려운 극지역이 아니더라도 다른 지역에서 물을 구할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었다”고 말했다. 향후 달 탐사 연구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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