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신경망 형성 원리 발견…정신질환 치료 기대

생쥐 활용해 생애별 회백질 신경회로 지도화

뇌 신경망은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네트워크 가운데 가장 복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고도의 네트워크를 컴퓨터 등에 응용해 보려는 시도와 함께 의학 분야에서는 신경망 생성 원리를 파악해 치료에 적용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런 목표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먼저 구축 원리나 규칙을 발견하는 것이 필요한데,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 막스플랑크 뇌연구소팀이 억제 신경회로(inhibitory neuronal circuitry)를 도식화하고 분명한 회로 형성 원리를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는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3일 자에 발표됐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을 통해 시간 경과에 따른 신경망 구조 변화를 모니터하고, 개체가 성장하고 환경에 적응하는 순간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 <관련 동영상1> <관련 동영상2>

시냅스가 선호 파트너를 찾아 신경 연결을 하며 신경망이 구성된다. 동영상 캡처. © Max Planck Institute for Brain Research / J. Kuhl

커넥토믹스로 회백질 신경회로 지도화

이 분야 연구자들은 연구 진척에 따라 인간과 동물의 뇌에서 발견되는 신경 네트워크의 복잡성을 더욱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어떻게 그렇게 정확하면서도 난해한 신경회로가 만들어질 수 있는지가 의문이었다.

뉴런이 생성돼 회백질로 이동하고, 성장 분화하는 방법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수조 개에 달하는 시냅스(뉴런이 다른 뉴런에게 지시, 소통하는 정교한 접촉점)가 어떻게 그리고 어떤 규칙에 따라 종종 매우 정확한 위치에서 펼쳐져 뇌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일까?

막스플랑크 뇌연구소 모리츠 헬름슈태터(Moritz Helmstaedter) 소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실험 쥐의 발달 각 단계 즉, 출생 후 유아 때와 아동기, 10대 그리고 청년기 시점에서의 3차원 뇌 피질 13개 데이터세트를 분석했다.

이들은 ‘커넥토믹스(connectomic)’라고 불리는 방법을 사용해 대뇌 피질의 회백질에서 발견되는 신경회로를 지도화했다. 대부분의 대뇌 시냅스는 이 회백질에 모여있다.

커넥톰(connectome)은 생물의 신경망을 상세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구조, 관계, 변화, 상태 등을 그림이나 양식으로 만드는 것을 말하며, 커넥토믹스는 뇌신경 연결 지도를 작성, 분석하는 신경과학의 일종이다.

연구팀은 다른 뉴런의 활동을 매우 특이한 방식으로 억제하는 인터뉴런(interneurons)이라는 신경세포 유형의 시냅스에 초점을 맞춰, 이런 특별한 종류의 신경세포들이 시냅스 파트너를 선택하는 발달 과정을 추적할 수 있었다.

고도로 정밀하게 매핑된 새끼와 청년기 쥐의 신경회로. © A. Gour et al., Science DOI: 10.1126/science.abb4534 (2020)

시냅스들, 선호 파트너와 신경 연결

논문 제1저자인 안잘리 구어(Anjali Gour) 박사과정생은 “놀랍게도 서로 다른 유형의 인터뉴런들은 전혀 다른 시간 과정을 따라 선호하는 시냅스 파트너를 설정했다”며, “일부는 첫 번째로 조사된 회로 단계에서 유아 뇌에 해당하는데도 성인과 같은 선호도로 표적 시냅스와 신경 연결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일은 최초의 화학적 시냅스들이 대뇌 피질 회백질에서 형성되자마자 바로 일어났다”고 말하고, “다른 시냅스들은 목표 시냅스를 급히 바꾸는 모습도 보였는데, 이는 대부분 잘못 배치된 시냅스의 제거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전 연구에서는 뇌의 어떤 부분에서 발달은 새로운 시냅스의 생성뿐만 아니라 제거도 필요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시냅스 제거(혹은 가지치기)가 억제 회로 형성을 위해 정확하고 고도로 특정한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연구팀은 또한 초기 청소년기에 이르러서야 완전히 확립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샹들리에 뉴런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종류의 인터뉴런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일찍 그리고 더욱 체계적으로 자신들의 시냅스 파트너와 신경 연결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같은 통찰은 커넥톰 매핑이 하나의 ‘스냅샵’ 기술, 즉 뇌 조직을 해부해 신경망을 측정하므로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같은 뇌 조직에서는 더 이상 추적할 수 없는 기술인데도 불구하고 구현이 가능했다. 이는 다른 뇌에서 더 많은 측정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구어 연구원은 “우리가 여전히 이 데이터로부터 명확한 발달 프로파일을 추출할 수 있었다는 것은 커넥토믹 데이터에 존재하는 정보의 밀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아직 발달 중인 뇌에서 이런 명확한 회로 패턴을 발견할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었다”고 덧붙였다.

발달 중인 뇌의 커넥톰. 이를 활용해 출생부터 성인기까지 억제 회로 형성을 모니터링했다. © A. Gour et al., Science DOI: 10.1126/science.abb4534 (2020)

정신질환 진단과 치료에 활용 기대

연구팀은 신경망 형성의 발달 과정과 파괴에서 일부 주요 정신질환의 주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들은 여기에 특별히 초점을 맞춘 연구로 억제 회로가 이런 장애들의 원인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따라서 억제 회로에 대한 정확하고 상세한 이해는 그런 질병 상태에서의 표적을 분석하고 가능한 개입을 위한 전제조건이 된다.

헬름슈태터 소장은 “정신질환에서 나타나는 가능한 변화들을 이해하기 위해 피질 회로에서 정상적인 네트워크와 잘못된 네트워크 형성을 훨씬 더 정확하게 매핑하고, 병적인 신경망 연결(connectopathies)의 표현형을 식별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이번 연구에서 보고한 것은 ‘커넥토믹 선별법(connectomic screening)’에 해당하는 것으로, 이는 최근에 커넥토믹 방법의 처리량이 크게 향상됨으로써 가능했다.

헬름슈태터 박사는 “광범위한 정상 및 질병 환경에서의 신경망 구조를 연구함으로써 포유류의 뇌에서 발견되는 변형과 공통점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 접근법이 유전자 스크리닝만큼 널리 적용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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