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노화 멈추거나 되돌린다”

노화 관련 인지 저하 진단 및 치료약 최초 개발

노화 관련 인지 저하를 늦추거나 역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항염증 약이 처음으로 개발됐다. 이와 함께 두뇌의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 누수를 검출하는 새로운 진단법도 함께 개발돼, 노화 관련 인지 저하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임상 접근법이 나왔다.

이스라엘 네게브 벤-구리온대(BGU)와 미국 캘리포니아(버클리)대 협동연구팀은 ‘과학 중개 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 4일 자에 발표한 두 편의 관련 연구에서, 늙은 쥐에게 염증을 감소시키는 새로운 약을 투여하자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적 활동 징후가 줄어들었고 새로운 과업을 배우는 능력이 향상되는 한편, 뇌의 인지 능력이 제 나이의 절반 정도 되는 쥐만큼 향상되었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MRI를 통해 혈액-뇌장벽의 누수를 측정하고 뇌전도(EEG) 검사로 비정상적인 뇌의 전기적 활동을 측정할 수 있는 두 개의 실용적인 경로를 발견해 BBB 누수 환자들을 식별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스라엘과 미국 연구팀은 뇌의 노화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니라 혈액-뇌장벽의 문제에 따른 신경퇴행으로 보고 획기적인 진단법과 치료약을 개발했다.  Credit: Pixabay / Gerd Altmann

이스라엘과 미국 연구팀은 뇌의 노화가 어쩔 수 없는 현상이 아니라 혈액-뇌장벽의 문제에 따른 신경퇴행으로 보고 획기적인 진단법과 치료약을 개발했다. ⓒ Pixabay / Gerd Altmann

“염증성 ‘안개’ 제거하면 젊은 뇌처럼 작동”

논문 시니어 저자인 BGU의 알론 프리드만(Alon Friedman) 교수와 UC버클리 통합 생물학과 다니엘라 카우퍼(Daniela Kaufer) 교수는 “이번 발견들은 지금까지 노화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간주했던 퇴화(deterioration)를 멈추고 심지어 되돌릴 수 있다는 진정한 희망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번 연구가 BBB 문제를 타킷으로 해 진단과 개인화된 약물 치료를 결합한 최초의 사례라고 덧붙였다.

카우퍼 교수는 “우리는 뇌의 노화를 신경퇴행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노화에는 기능 상실과 세포 사멸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새로운 데이터는 왜 노화된 뇌가 잘 기능하지 않는지에 대해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며, “기능 부전은 바로 염증성 부하가 주는 ‘안개’ 때문이며, 이 염증성 안개를 제거하면 며칠 안에 노화된 뇌가 젊은 뇌처럼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카우퍼 교수에 따르면 이는 뇌에 존재하는 가소성 능력 측면에서 매우 낙관적인 발견으로, 뇌의 노화를 되돌릴 수 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약은 초기 치매나 혈액-뇌장벽 누수로 인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Credit: Pixabay / VSRao

연구팀이 개발한 약은 초기 치매나 혈액-뇌장벽 누수로 인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 Pixabay / VSRao

혈액-뇌장벽에 문제 생겨 신경 퇴행

BBB는 순환하는 피를 뇌와 분리하는 반투과성 접점(interface)이다. 이 같은 분리를 통해 원치 않는 분자나 전염성 유기체가 혈류에서 뇌로 전이되는 것을 방지한다.

일부에서는 이 장벽을 뚫고 약물을 주입해 뇌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나(본지 12월 4일 자 ‘집중 초음파로 알츠하이머 치료 길 연다’ 참조), 어떤 이유로 이 장벽의 온전성에 문제가 생기면 노화로 인한 것과 같은 많은 뇌 질환과 신경퇴행을 일으킨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카우퍼 교수는 인체 뇌조직을 분석해 노화된 뇌에서 알부민의 존재 증거와 신경염증 증가 및 세포 성장 조절 단백질인 TGF-β가 생성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알부민은 통상 BBB 외부에서만 합성되기 때문에 뇌 안에 알부민이 증가했다는 것은 BBB가 손상돼 염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가리킨다.

카우퍼와 프리드만 교수는 또 알부민을 뇌에 주입하면 일주일 안에 신경 기능과 발작 감수성 측면에서 어린 쥐의 뇌를 늙은 쥐의 뇌처럼 보이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알부민이 처치된 쥐는 또한 실험 결과 늙은 쥐처럼 미로를 어렵게 빠져나왔다.

뇌 내부의 혈관 구성을 보여주는 스케치. 혈액-뇌장벽으로 인해 혈관의 피가 직접 뇌조직으로 주입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장벽이 손상돼 뇌 안에 이물질이 생김으로써 뇌의 노화 현상을 일으킨다고 보고했다.  Credit: Wikimedia/ Armin Kübelbeck

뇌 내부의 혈관 구성을 보여주는 스케치. 혈액-뇌장벽으로 인해 혈관의 피가 직접 뇌조직으로 주입되지 않는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 장벽이 손상돼 뇌 안에 이물질이 생김으로써 뇌의 노화 현상을 일으킨다고 보고했다. ⓒ Wikimedia/ Armin Kübelbeck

어린 쥐에 알부민 주입, 노화 일으켜

프리드만 교수팀은 BGU 뇌 영상 센터에서 MRI의 동적 대비-향상(dynamic contrast-enhanced, DCE) 이미징 프로토콜과, BBB 누수를 정량화할 수 있는 수학적 알고리즘을 개발해 연구에 활용했다.

카우퍼 교수는 “어린 쥐의 뇌에 알부민을 주입해 뇌의 노화, 즉 유전자 발현, 염증 반응, 유도된 발작에 대한 탄력성, 발작 후 사망률과 미로에서의 길찾기 능력 등을 재현해 낼 수 있었다”고 말하고, “그 같은 뇌 활동을 기록하면서 이런 발작성 서행 파 현상(paroxysmal slow wave events, PSWE)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것이 알부민을 주입한 부위에 특화됐기 때문에 매우 어린 쥐에서 노화 표현형을 얻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TGF-β의 컴퓨터 그래픽. TGF-β는 세포 증식과 분화, 접착, 이동을 포함한 많은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사이토킨 중 하나다.  Credit: Wikimedia

TGF-β의 컴퓨터 그래픽. TGF-β는 세포 증식과 분화, 접착, 이동을 포함한 많은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사이토킨 중 하나다. ⓒ Wikimedia

“BBB 누수 환자 진단, 치료할 있는 혁신적 방안

한편 연구팀은, TGF-β 신호를 타킷으로 한 새로운 항염증 약을 투여하자 BBB 누수 부위에서 PSWE 발생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IPW라고 불리는 소분자로 된 이 약은 BBB 누수에 따른 결과를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장벽도 치유하는 것으로 보였다.

프리드만 교수 연구실에서 프로젝트를 주도한 단 밀리코프스키(Dan Milikovsky) 박사는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서 보이는 일부 증상은 PSWE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PSWE 부담을 낮추면 알츠하이머병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드만 교수는 “또한 이런 증거는 신경 노화의 최초 촉발자의 하나가 뇌혈관계 기능 장애임을 가리킨다”며, “두 가지 생체표지자와 약물의 조합은 혈액-뇌장벽 누수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는 혁신적인 능력을 제공하고, 일단 BBB가 닫히고 위험이 줄어들면 치료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회사 설립해 치료 개발 예정

카우퍼 교수는 “혈액-뇌장벽과 관련된 가소성과 외상성 뇌 손상 및 간질 발병 관련 의문으로 시작해 여기까지 도달했다”고 말하고, “그러나 그 메커니즘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 후에는 노화도 같은 맥락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새로운 생물학으로서 뇌가 노화하면서 신경 기능이 왜 퇴화하는지에 대해 완전히 새로운 각도로 접근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IPW 약제를 비롯해, 뇌졸중과 뇌출혈 및 외상성 뇌출혈 후에 나타날 수 있는 뇌 염증과 그에 따른 영구적인 손상을 줄일 수 치료제들을 개발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

이 약물들은 궁극적으로 초기 치매나 BBB 누수로 인한 알츠하이머병으로 고통받는 노인들에게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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