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갖고 있는지 그 여부에 관계없이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경험(spiritual experience)을 하고 있다. 영적 경험은 평온함(serenity), 의미심장함(meaningfulness), 나를 둘러싼 세계와의 유대감을 느끼는 것 등과 같은 특별한 경험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 영적 경험에 대해 발언을 조심해왔다. 다른 정신 현상들처럼 증명이 안 되는 상황에서 과학적인 해석이 자칫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과학이 발전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25일 ‘사이언스 얼럿(Science Alert)’에 따르면 뇌과학자들이 그 실체를 밝혀내고 있다. 미국 예일대 연구팀은 초월적인 영적 경험의 순간들이 사람의 뇌 두정엽(parietal lobe)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신경기전을 분석 중이다.
영적 경험 회상하면 fMRI 스캔 시도
두정엽이란 대뇌 중심구의 후측, 후두엽의 전측이면서 측두엽의 상측에 위치한 피질 부위를 말한다. 체감각, 시각, 청각을 통해 입수된 정보를 통합해 공간적 소재나 신체 부위의 위치 등을 인식하고 운동을 기획하는 통합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예일대 뇌과학자인 마크 포텐자(Marc Potenza) 교수는 “이 두정엽 안에서 정상적인 상태(ordinary state)를 넘어서는 매우 강력한 경험을 하고 있으며, 그 경험은 인간 삶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탄탄한 경험”이라고 말했다.
교수는 “이 영적 경험의 신경 구조를 밝히는 일이 인간 삶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독 등으로 인해 쇠약해진 정신 건강을 회복하고, 활력 있는 삶을 살아가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포텐자 교수 연구팀은 그동안 영적 경험이 어디서 일어나고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27명의 건강한 젊은이 27명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전의 그들이 겪은 각자의 영적 경험을 형상화해 글로 표현하도록 요청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이 거대한 에너지와 힘, 신성 또는 초월적인 이미지와 의식상태, 자기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어떤 큰 존재, 그리고 이웃과의 일체감 등을 개인마다 독특한 문체로 개성 있게 표현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일주일이 지난 후 실험 참여자들을 다시 소집해 그들의 기술한 글을 감정을 자제한 한 여성의 목소리로 다시 읽어주면서 fMRI(기능적 자기 공명 영상)로 이들의 뇌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스캔을 시도했다.
그러자 뇌 안에서 변화가 일어났다.
두정엽 한 부위에서 영적인 경험이 작용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과거의 경험을 회상하면서 인지적인 방식으로 뇌세포 안에 그 내용을 기록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범위한 영역에서 신경기전 작동”
논문은 최근 ‘옥스퍼드아카데믹(OXFORD Academic)’에 게재됐다. 제목은 ‘Neural Correlates of Personalized Spiritual Experiences’이다.
연구팀은 “그동안 많은 민족이 다양한 문화·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초월적인 영적 경험을 기록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영적 경험의 신경기전(neural mechanisms)에 대해서는 거의 알려진 것이 없다.”며, “서로 다른 문화와 전통, 관습 등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이 경험에 대한 연구가 종합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이 지목한 두정엽은 감각과 운동, 언어 능력과 추론 등 다른 동물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능력을 지니고 있는 매우 중요한 뇌 부위다.
연구 결과 아인슈타인의 뇌는 두정엽의 하단 부위가 보통 사람과 비교해 15%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뇌 과학자들은 두정엽에 관심을 갖고 인지 기능 외에 그동안 해석이 불가능했던 영적 경험 영역으로 연구를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이 뇌 부위와 관련, 이전에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예일대 연구 결과 실험 참여자들이 영적 경험을 회상하면서 주의력, 언어능력 등을 관장하는 좌측 두정엽의 기능이 크게 저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과 관련된 내측시상(medial thalamus), 그리고 감각과 감정을 관장하는 영역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이런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내용의 어떤 거대한 힘에 대한 영적 경험이 뇌의 어떤 특정 영역에서 인지되는 것이 아니라 광범위한 영역에서 뇌 외부의 어떤 신경기전에 의해 작동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보면 이런 내용의 연구 결과는 영적 경험에 대한 어려움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실험 참여자가 미국 코네티컷 주 뉴 헤이븐에 거주하면서 영어를 사용하고 있는 27명의 젊은이라는 점 역시 연구의 한계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관계자들은 이 연구가 더 큰 결실을 얻기 위해서는 차후 연구 범위를 더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참여자의 범위를 확대하고, 뇌 기능 분석에 있어서도 연구 영역을 확대해 포괄적인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예일대 연구를 통해 영적 경험이 인간 뇌 안에서 어떤 식으로 처리되고 있는지 큰 그림을 그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사이언스 얼럿’은 이번 연구가 향후 영적경험 연구의 디딤돌을 놓았다고 평했다.
그동안 정신과학 분야에서는 증명이 힘든 영적 경험을 경계해왔다.
그러나 예일대 연구팀은 “인간이 느끼고 있는 영적 경험이 뇌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이번 연구 결과를 정신과학, 정신건강 치료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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