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이 세상과 모든 사물을 인간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뇌 중심적 사고 역시 이 같은 맥락에서 비롯된다. 지능과 의식을 지니려면 인간이나 동물처럼 뇌와 뉴런이 있는 생명체여야 한다는 인식이 바로 그것이다.
하지만 뇌와 뉴런이 없는 식물도 서로 소통하며 위험에 직면할 경우 주변의 동족들에게 조심하라는 신호를 보내기도 한다. 이처럼 식물이 서로 소통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생물학계에서는 이를 하나의 혁명이라고 여겼다.
동물계에도 이처럼 인간의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뜨린 종이 존재한다. 썩어가는 통나무나 죽은 나뭇잎에 기생하는 ‘황색망사점균(Physarum polycephalum)’이 바로 그 주인공. 이 생명체는 언뜻 보기엔 곰팡이 같지만, 점액질 형태로 동물처럼 움직이며, 성별이 720개나 된다.
뇌와 중추신경계도 없는데도 사물을 기억하며 미로 같은 복잡한 퍼즐을 풀 수 있는 황색망사점균. ©Nirosha Murugan, Levin lab, Tufts University and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하나의 세포로 이루어진 이 생명체는 입과 소화기관이 없지만, 음식을 먹고 소화시킨다. 더욱 놀라운 것은 뇌와 중추신경계도 없는데도 사물을 기억하며 미로 같은 복잡한 퍼즐을 풀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한 먹이의 유·무해성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며, 그렇게 쌓은 지식을 서로 공유하기도 한다.
그런데 최근에 황색망사점균이 어떻게 이처럼 미스터리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밝힌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뇌가 없는 이 생명체는 우리가 생각이라는 부르는 것과 비슷하게 계산을 수행하여 어느 방향을 성장할지 결정하는데, 그 비결은 바로 세포막에 있는 TRP 단백질이라고 불리는 특별한 채널 덕분이라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탐사하지도 않고 성장 방향 선택해
미국 하버드대학과 터프츠대학의 과학자들은 한천 젤로 코팅된 페트리접시 가운데에 황색망사점균을 놓은 뒤 접시의 한쪽 가장자리에 작은 유리 디스크 하나, 그리고 그 반대쪽 가장자리에는 작은 유리 디스크 3개를 나란히 놓았다.
그 후 이 유기체들이 24시간 동안 어둠 속에서 자유롭게 자랄 수 있도록 한 뒤 그들의 성장 패턴을 추적했다. 그 결과 황색망사점균은 처음의 12~14시간 동안에는 사방으로 고르게 성장했지만, 그 후부터는 3개의 유리 디스크가 있는 쪽을 향해 성장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
이는 황색망사점균이 더 큰 질량을 향해 성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주변 환경을 물리적으로 탐사하기도 전에 자신들의 성장 방향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연구진은 어떤 요인이 그들의 성장 방향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한 뒤 실험을 이어가던 중 특이한 사실을 발견했다. 3개의 유리 디스크를 세로로 나란히 쌓아두면 이 유기체는 3개의 디스크와 1개의 디스크를 구별하지 못했던 것이다.
즉, 황색망사점균은 3개의 쌓인 디스크가 여전히 더 큰 질량을 가지고 있음에도 거의 같은 비율로 페트리접시 양쪽을 향해 성장했다. 이는 황색망사점균이 성장 위치를 결정할 때 질량 이외의 다른 요인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의미했다.
황색망사점균은 처음의 12~14시간 동안에는 사방으로 고르게 성장했지만, 그 후부터는 3개의 유리 디스크가 있는 쪽을 향해 성장했다. ©Nirosha Murugan, Levin lab, Tufts University and Wyss Institute at Harvard University
연구진은 퍼즐의 누락된 조각을 알아내기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만들어 실험을 이어갔다. 그 결과 연구진은 뇌가 없는 이 생명체는 질량이 많은 쪽을 향해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에서 감지한 상대적인 긴장 패턴을 바탕으로 어디에서 성장해야 하는지에 대한 계산된 결정을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패턴 감지하는 생체 메커니즘 밝혀내
예를 들면 우리가 어두운 밤에 고속도로를 운전하며 마을을 찾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때 수평선상에 하나의 점과 여러 점으로 이루어진 군집이 나타날 경우 우리는 여러 점들로 이루어진 곳이 마을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인 셈이다.
연구진은 황색망사점균이 그런 긴장 패턴을 어떻게 감지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체적인 메커니즘도 밝혀냈다.
일반적으로 동물들은 세포막에 TRP 단백질로 된 특별한 채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TRP 단백질 중 하나는 인간 세포에서 기계적인 감지를 매개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강력한 TRP 채널 차단 약물을 황색망사점균에 적용한 결과, 이 유기체가 높은 질량과 낮은 질량을 구별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뉴런, 줄기세포, 암세포를 포함한 좀 더 복잡한 동물 세포에서도 이와 유사한 전략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계적 힘이 화학물질이나 유전자만큼 세포의 행동 및 발달 제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의 저자 중 한 명인 도널드 잉버(Donald Ingber) 박사는 “이번 연구처럼 유기체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생체역학 정보를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하면 우리의 몸과 뇌를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생체를 이용한 새로운 계산 형태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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