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달(sea otter)은 북태평양 근해에 서식하는 족제비과의 바다짐승이다.
몸은 족제비와 비슷하지만, 몸통은 짧고 비대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꼬리는 상하로 납작하게 눌려진 모양인데 끝이 둔하다. 앞다리는 짧고 작으며 뒷다리는 크고 발가락은 물갈퀴로 연결되어 있다.
이 해달 같은 모습에 코뿔소의 모습을 합성한 모습이 고래(whales)의 조상이다.(사진 참조)
4260만 년 전 고래들은 작은 머리에 긴 근육질 꼬리, 강력한 4개의 다리를 지니고 있었다. 또한 발은 발굽이 달려 있었고, 특히 발은 물갈퀴처럼 생겨 물과 육지를 오르내리며 사는 것이 가능했다.
고래 조상들이 해달과 비슷한 모습으로 육지에 살다가 바다로 들어갔다는 사실이 최근 화석 발굴을 통해 명확히 밝혀지고 있다. 사진은 고래 조상 중의 하나인 쿠치케투스. ⓒRemingtonocetidae cca 48 Ma
해달처럼 육지를 달리고 바다에서 수영
이 같은 사실은 벨기에 왕립과학원(Royal Belgian Institute of Natural Sciences) 연구팀이 페루 해안에서 4260만 년 전에 살고 있었던 잘 보존된 고래 화석을 발굴해 그 모습을 재현한데 따른 것이다.
왕립과학원의 척추동물 고생물학자 올리비에 람베르(Olivier Lambert) 박사는 “과거 모습을 재현한 화석이 태평양에서 최초로 발견한 네 발 달린 고래의 화석”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연구 결과로 고래들의 조상이 네 발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명확히 증명됐으며, 학자들 사이에 (네 발의 존재 여부를 놓고) 더 이상 논쟁을 벌일 여지가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5일 ‘라이브 사이언스’, ‘가디언’ 지 등 주요 언론에 따르면 지난 10여 년 동안 고생물학자들은 척박한 페루 연안 지역에서 고대 포유류 화석들을 발굴하고 있었다.
람베르 박사 연구팀도 그중의 하나인데 처음에 발견한 것은 고래 턱뼈다. 이 화석이 오래된 화석임을 확인한 연구팀은 탐사를 이어갔고 그 주변에서 뒷다리, 넓적다리, 발목과 발 사이의 거골(ankle bone) 등을 연이어 발견했다.
새로 발견된 화석들은 주변의 퇴적물에 둘러싸여 매우 잘 보존돼 있었다. 하나하나의 화석들을 짜맞추어가며 모습을 재현한 결과 놀라운 모습이 재현됐다.
특히 작은 굽들이 달려 있는 4개의 발은 지금의 고래하고는 매우 다른 모습이었다. 몸 전체의 뼈대를 완성했을 때 엉덩이와 팔‧다리 구조는 육지에 살고 있는 다른 동물들과 거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몸에 달려 있는 다른 부위들, 그중에서도 커다란 꼬리뼈는 족제비과 동물인 해달과 비슷했다. 고래 조상들이 지금의 네 발 달린 해달처럼 육지를 달릴 수 있었고, 바다에서는 수영이 가능한 동물이었음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람베르 박사는 “고래 조상들이 육지 위를 내달릴 수 있었으며, 동시에 바닷속에 들어갔을 때는 긴 꼬리와 물갈퀴 모습의 손과 발을 움직여 능숙하게 수영하는 것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종 이름은 ‘페레포세투스 파시피쿠스’
연구팀은 종(種)의 분류에 따라 이 네 발 달린 고래 조상의 이름을 ‘페레포세투스 파시피쿠스(Perefocetus pacificus)’라 명명했다. ‘육지에 살다가 태평양에 도달한 수영하는 고래’란 의미를 담고 있다.
람베르 박사는 “이번에 발굴한 화석이 태평양 지구 남반구 지역에서 발굴한 최초의 고래 조상 화석으로 고래, 돌고래와 같은 고래목 동물 진화 연구에 매우 중요한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 발 달린 고래 조상의 화석이 발견된 것이 처음은 아니다. 그러나 이들 화석들은 온전하지 못해 부분적인 내용들을 전달하고 있었고, 고래 조상으로부터의 진화 과정을 추적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가장 온전한 화석 발굴을 통해 고래 조상들이 수륙 양쪽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고래목 동물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고래 조상의 이동 경로에 대한 이전 연구들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5000만 년 전 출현한 고래목 동물들은 4개의 발굽이 달린 우제류(artiodactyl)였다고 말했다. 우제류는 발굽이 짝수인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연구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가 예고되는 부분은 고래 조상의 이동경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고래 조상들이 아프리카에 살고 있었으며, 그곳을 떠나 북아메리카로 왔고, 이후 남아메리카, 아시아 등지로 퍼져나갔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고래 조상들이 네 다리로 육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적용하지 않은 이동 경로다.
람베르 박사팀의 연구 결과는 고래 조상들이 발굽과 물갈퀴가 달린 다리를 사용해 육지와 바닷속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을 가능성을 강력히 시시하고 있다. 이는 고래 조상이 육지에 살던 포유류였으며, 점차 수영실력을 키우며 바다로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 결과에 따르면 ‘페레포세투스 파시피쿠스’와 같은 수륙 양쪽에서 서식이 가능한 고래 조상들이 처음 출현한 곳은 아프리카가 아니라 남아시아다. 이들은 이후 북아프리카 연안을 따라 서쪽으로 진출해 북아메리카에 도달했다.
그러나 이들 고래 조상들이 이렇게 먼 거리를 어떤 경로를 통해 어떻게 이동했으며, 북아메리카와 같은 신대륙 주변에 거주하게 됐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관련 논문은 5일 국제학술지 ‘현대생물학(Current Biology)’에 게재됐다. 제목은 ‘ An Amphibious Whale from the Middle Eocene of Peru Reveals Early South Pacific Dispersal of Quadrupedal Cetaceans’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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