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치과 물고기는 어떻게 날 수 있나

지느러미 확장에 유전자가 관여

날치과 물고기 ©위키커먼스

날치과(Exocoetidae, 혹은 flying fish)의 물고기 70여 종은 커다란 가슴지느러미를 날개처럼 펼치고 꼬리를 빨리 움직여 추진력으로 이용해 물 위로 미끄러지듯 날아다닌다. 말뚝망둥어나 혹은 폐어와 같이 물 위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이 더러 있긴 하지만 어류 중 가장 높게 공중을 날 수 있는 것이 날치과의 물고기들이다. 배지느러미까지 쓰는 종들은 무려 50미터가량을 날기도 한다고 알려져 있다.

날아서 포식자를 피하는 날치과 물고기들

날치과 물고기들은 꼬리지느러미를 물속에 둔 채로 몸을 물 밖으로 내놓고 속도를 올리다가 배지느러미를 펼치고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이렇게 그들은 바다 밑에 포진해 있는 포식자들을 피해 갈 수 있다.

이들의 진화에 어떤 유전적 변화가 관여하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커런트 바이올로지’에 실린 논문은 이 물고기들의 유전자들과 유사한 특징을 가진 다른 물고기 종들의 유전자들을 비교해 어떤 유전학적 변이가 이에 관여하는지 분석했다. 흥미롭게도 다양한 크기의 꼬리지느러미 제브라피쉬들의 유전적 특징을 분석에 이용했다.

커다란 지느러미는 어떻게 생겼나

날치과 물고기들이 장거리를 ‘비행’할 수 있는 데는 이들 특유의 잘 발달한 어깨, 거의 날개에 가까운 지느러미, 빠르게 꼬리를 움직여 추동할 수 있도록 하는 근육계, 물속과 공기 중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눈과 같은 다양한 생물학적 특징이 관여한다.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특히 이들의 배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의 진화에 어떤 유전적 변이가 작용했는지에 주목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날치과 물고기 외에도 학장 된 지느러미나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등의 유사한 특징을 가진 학공치과(Oxyporhamphus와 Euleptorhamphus), 동갈치과(Strongylura) 등의 물고기들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했다. 총 35종의 물고기들이 분석됐다.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행동에 연관된 유전자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이들 물고기를 물 밖으로 뛰는 행동을 전혀 하지 않는 물고기종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물 밖으로 뛰어오르는 물고기들에게 지느러미의 발생과 발달에 관여하는 유전자들이 빠르게 진화한 흔적이 관찰되었다. 그 외에도 반고리관 형성과 전정 수용체 세포 발달, 방향성 운동, 후뇌 등의 발달, 카메라 타입의 눈 발달, 근육 과발육 등과 연관된 유전적 진화가 관찰되었다. 이것은 물 밖으로 뛰어오르고 지느러미로 추동해 날아오르는 등의 일련의 행동에 균형감각과 근육 발달 등의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으로 연구진은 해석했다.

지브라피쉬 ©위키커먼스

지느러미 확장에 lat4a와 kcnj13 등의 유전자가 관여

확장된 지느러미와 연관된 유전자를 분석하는 일은 조금 다른 접근이 필요했다. 물 위로 뛰어오르거나 그렇지 않은 양자택일식의 특징과 달리 지느러미의 형태와 크기는 물고기 종별로 다양할 뿐 아니라 점진적으로 분포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분자생물학 실험에서 흔히 사용되는 작은 물고기 제브라피쉬를 분석에 이용했다. 야생형의 제브라피쉬에 비해 꼬리지느러미의 길이가 훨씬 짧은 제브라피쉬들과 애완동물가게에서 파는 꼬리가 매우 길어 움직임이 느려지는 제브라피쉬의 유전자들을 이용해, 연관된 유전변이를 특정한 것이다. 아미노산 류신 운송체 lat4a상의 우성 변이와 칼륨 채널 kcnh2a상의 기능 소실 등이 그것이다.

연구진은 날치과 물고기들을 다른 물고기들과 비교해 확장된 지느러미와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아미노산 변이 44개를 확인한 뒤에, 이 중에 lat4a상의 변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kcnj13상에도 변이가 있었는데, kcnh2a와 유사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다.

날아다니는 물고기, 그 흥미로운 유전적 바탕이 첫 베일을 벗었다. 유사한 진화가 다양한 다른 물고기 종에서 수렴 진화의 형태로 나타났다는 것도 유전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는 연구다.

(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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