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열정과 의욕을 상실한다. 육신의 힘이 쇠약해지고 사물에 대한 호기심도 점차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의욕과 관심이 사라지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는 더욱 어렵다.
하지만 나이에 굴하지 않고 노익장을 과시하는 사람들도 많다.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70세 때에도 광장에 나가 젊은이들과 토론을 하고 새로운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한다. 첼로의 거장 카잘스는 93세에도 매일 3시간씩 연습을 했으며, 84세 때 세상을 떠난 괴테는 죽기 1년 전에 대표작 ‘파우스트’ 2부를 완성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학습에 대한 의욕을 상실한다. ©게티이미지뱅크
과연 무엇이 이렇게 극명한 차이를 만드는 걸까.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신경과학자들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런 종류의 동기 유지에 중요한 뇌 회로를 확인했다. 이 회로는 특정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비용과 보상을 평가해야 하는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는 데 특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 비밀은 선조체에 분포하는 스트리오솜(striosome, 선조소체)라고 불리는 세포 군집체에 숨어 있었다. 선조체는 기저핵의 일부로서 습관 형성이나 자발적인 움직임의 제어, 그리고 감정 및 중독과 관련된 뇌 중추의 집합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MIT의 앤 그레이비엘 교수팀은 여러 해 전에 스트리오솜을 발견했지만 그 기능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하고 있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하기 어려울 만큼 작고, 뇌 속 깊숙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선조체에 분포하는 스트리오솜 발견
하지만 연구진은 스트리오솜이 ‘접근-회피 갈등’으로 알려진 의사결정 유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러한 결정에는 긍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모두 있는 옵션이 주어졌을 때 좋은 것을 나쁜 것과 함께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둘 다 피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것이 포함된다.
예를 들면 월급을 훨씬 더 많이 주는 대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 근무할 것인지를 선택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같은 결정은 종종 큰 불안감을 야기한다.
또한 연구진은 스트리오솜이 뇌에서 도파민을 생성하는 흑질 세포와 연결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이로 인해 연구진은 스트리오솜이 피질로부터 오는 감정적인 정보들을 흡수하고 통합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을 내리는 ‘문지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가설을 세울 수 있었다.
실제로 연구진은 2017년에 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 스트레스가 이 회로와 이런 종류의 감정적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위험한 대신 이익도 많은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았던 것. 하지만 이 회로를 조작함으로써 그런 효과를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이다.
연구진은 쥐들이 긍정적인 결과와 부정적인 결과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법을 배울 때 스트리오솜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연구하기로 했다. 즉 두 개의 다른 음색을 만든 후 쥐들에게 하나는 설탕물(긍정적 결과)이 나올 때, 그리고 다른 하나는 밝은 빛(부정적 결과)이 나올 때 각각의 음색을 들려준 것.
그 결과 쥐들은 특정 음색을 들을 때 혀를 더 핥으면 설탕물이 더 많이 나오게 되고, 다른 음색을 들을 때 혀를 덜 핥으면 빛이 그리 밝아지지 않게 된다는 사실을 점차 학습했다.
나이 들면 스트리오솜 활동이 감소해
연구진은 쥐들이 이 과제들을 학습하는 과정에서 선조체의 다른 부분보다 스트리오솜이 더 높은 활동을 보였으며, 이런 활동이 쥐들의 행동 반응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는 특정 결과에 주관적 가치를 부여하는 데 스트리오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연구진은 전두엽 피질의 신호를 전달하는 뉴런이 스트리오솜에 영향을 주어 쥐가 고비용 혹은 고보상 옵션을 선택할 때 나타나는 강력한 신호를 생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조체에 분포하는 스트리오솜이 특정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비용과 보상을 평가해야 하는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배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 Cell
그 후 연구진은 인간으로 치면 대략 60대 정도의 나이로 볼 수 있는 13~21개월의 쥐들을 대상으로 이런 유형의 비용-보상 시험을 실시한 결과, 쥐들의 학습 참여가 감소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나이 든 쥐들의 스트리오솜 활동이 어린 쥐들에 비해 감소하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유전적으로 표적화된 약물을 사용해 스트리오솜의 활동을 증진시킨 결과, 나이 든 쥐들도 과제 수행에 더 많이 참여하게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반대로 스트리오솜 활동을 억제시킬 경우 쥐들의 과제 수행 참여가 감소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셀(Cell)’ 최신호에 발표됐다.
연구진은 현재 이 회로를 자극할 수 있는 약물 치료법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논문의 저자 중 한 명으로 참여한 텍사스대학의 알렉산더 프리드먼 교수는 다음과 같은 말로 자신들의 연구 성과를 요약했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든 간에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3513)
로그인후 이용 가능합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나노연구센터 임은경 박사 연구팀과 건양대 문민호 교수 공동연구팀이 혈액 검사로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기억 상실·인지 장애를 동반하는 노인성 치매인 알츠하이머병은 현재까지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어 정확한 조기 진단으로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게 최선이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병 환자 혈액에서 마이크로RNA(miRNA)의 일종인 miR-574가 매우 증가하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검출할 수 있는 진단시스템을 개발했다.
북한은 평양 강동군 구석기 동굴에서 2만여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류의 화석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1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일성종합대학 역사학부 연구팀은 최근 강동군 임경노동자구 구석기 동굴을 탐사하던 중 2층 문화층에서 인류 화석 7점, 짐승 뼈 화석 9종에 300여점, 포분화석 274개를 발굴했다.
서울대학교 교수들과 학부생들이 질병 치료에 중요한 유전자를 발굴하는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11일 서울대는 의과대학 한범·정기훈 교수팀이 세포 분류를 선행하지 않고 신약개발 타깃 '마커 유전자'를 효율적으로 발굴할 수 있는 AI 알고리즘 '마르코폴로'를 개발했다고 전했다.
국내 연구진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질을 파괴하지 않고 검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한 OLED 비파괴 검사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OLED 디스플레이 제작 과정에서 결함을 확인하고 수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자체 기술로 2031년 달 표면에 우주선을 보내 착륙시킨다는 계획을 추진함에 따라 이를 위한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에 관심이 쏠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최근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에 착수했다. 11일 과기정통부와 전문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2030년에 차세대 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한 발사가, 2031년에 달 착륙선을 보내기 위한 발사가 각각 예정돼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꽃향기가 분비되는 것을 실시간 측정해 가시화하는 데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기계공학과 유체 및 계면 연구실 김형수 교수와 생명과학과 생태학 연구실 김상규 교수 연구팀은 레이저 간섭계로 휘발성 유기물 증기(VOCs)의 상대 굴절률을 측정해 백합에서 나오는 꽃향기를 직접 측정해 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3월 제76차 유엔총회에서 매해 5월 12일이 '세계 식물건강의 날'로 지정됐다고 10일 밝혔다. 이는 우리나라가 회원국인 식물검역 국제기구 '국제식물보호협약'(IPPC)이 2020년부터 세계 식물건강의 날의 유엔 지정을 추진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