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12월에 맺어진 정부 간 파리기후변화협정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1750년대의 산업화 이전 대비 섭씨 2도 이내로 유지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노력한다는 전 지구적 장기 목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런 목표가 지금과 같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을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해 왔다. 미국 국립해양기상청(NOAA)에 따르면 주요 온실가스인 지구 대기 이산화탄소의 지난해 평균농도는 산업화 시대 이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산화탄소 농도 상승이 기온 상승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19세기 말에 비해 지구 온도는 이미 섭씨 1도 이상 올라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엑시터대 과학자들은 긍정적인 ‘티핑포인트(tipping points)’가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를 가속화하는 계단식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를 내놨다. 티핑포인트란 작은 변화가 엄청나거나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반응을 유발하는 전환점을 말한다.
지구온난화 억제는 전 세계가 직면한 시급한 과제다. NASA의 고다드 우주연구소가 분석한, 2010년부터 2019년까지의 지구 평균기온과 1951년부터 1978년까지의 평균기온 비교. © WikiCommons / NASA’s Scientific Visualization Studio, Key and Title by uploader (Eric Fisk)
엑시터대 글로벌시스템연구소(GSI) 소장인 팀 렌튼(Tim Lenton) 교수는 이전에 세계가 기후변화를 가속화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전환점에 ‘위험할 정도로 근접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렌튼 교수와 오는 11월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제26차 UN 기후변화당사국회의(COP26) 영국 정부 COP26 준비단 시몬 샤프(Simon Sharpe) 부대표는, 기후 관련 저널 ‘기후 정책(Climate Policy)’ 최근호에 탄소 배출을 빠르게 줄일 수 있는 인류 사회의 전환점을 확인, 제시했다.
“변화 형태 바꾸고 탈탄소화 가속화해야”
이들은 도로 운송과 전기발전 분야에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저탄소 전환에 기여한 티핑포인트 사례들을 강조하고, ‘소규모 국가 연합(small coalitions of countries)’들이 더 많은 성취를 달성하기 위해 ‘상향적인 티핑 계단(upward-scaling tipping cascades)’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렌튼 교수는 “우리는 점진적으로 기후변화에 제동을 걸기에는 너무 늦었다”며, “이제 지구온난화를 섭씨 2도 이하로 제한하려면 변화의 형태를 바꾸고, 진전의 극적인 가속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지구 시스템에서 급속한 탈탄소화를 추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사회적 티핑 요소(Social tipping elements) 및 이와 관련된 사회적 티핑 개입(social tipping interventions)을 도식화한 그림. 지난해 1월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독일 연구팀 발표. © WikiCommons / PNAS 117 (5) 2354-2365. doi:10.1073/pnas.1900577117
예를 들면 전력 부문에서는 현재 속도보다 네 배 더 빠르게 탈탄소화가 필요하며, 무배출 차량으로의 전환 속도도 두 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이게 달성 가능한지 의문을 표하지만, 희망은 복잡한 시스템을 통해 급속한 변화에 불을 지필 수 있는 방식에 있다”고 밝혔다.
저자들은 정책 개입을 통해 이미 국가적 차원에서 적절한 전환점을 촉발한 두 가지 사례를 강조했다. 이들은 각각의 사례에서 추가적 조치들이 어떻게 글로벌 경제를 변화시키는 ‘계단(cascades)’으로 전환됐는지를 설명했다.
노르웨이, 정책 지원으로 전기차 판매량이 전체의 절반 넘어
먼저 도로 운송의 경우, 현재 전기자동차(EVs)는 전 세계 신차 판매량의 2~3%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에서는 전기자동차를 일반 자동차와 같은 가격으로 살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덕분에 판매량이 50%를 넘었다. 이는 다른 국가들보다 10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전기차의 제조 비용이 기존 자동차와 같아진다면 글로벌 티핑포인트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데 소수의 주요 지역들에서 이런 변화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전기차는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기술발전으로 단가를 크게 낮춰 탈탄소화의 한 희망적 전환점을 만들 수 있다. 사진은 왼쪽부터 닛산의 전기승용차, 테슬라의 전기트럭, BYD 전기버스. © WikiCommons
중국과 EU,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세계 자동차 판매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이 지역들은 각각 빠르게 탈탄소화 경제를 이룩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들이 함께 행동한다면, 글로벌 산업 전반에 걸쳐 투자를 전환해 전기차 생산을 늘리고 비용을 절감하면서 전기차에 대한 글로벌 티핑포인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배터리 성능은 더욱 좋아지고 값도 싸져 전력 부문에서의 탈탄소화를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 생산 탈탄소화, 파급 효과 크다
다음으로 전력 부문에서는 영국이 최근 몇 년 동안 다른 어떤 큰 나라들보다 더욱 빠르게 탈탄소화를 진척시켜 왔다. 여기에서도 티핑포인트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
EU의 탄소 배출 제도와 탄소세가 합세해 가스를 석탄보다 저렴하게 만들었다. 이는 점증하는 재생에너지 생산과 결합해 석탄의 수익성을 떨어뜨렸고 석탄 플랜트는 돌이킬 수 없는 붕괴로 이어졌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력 생산을 탈탄소화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사진 왼쪽부터 미국 미네소타의 풍력발전단지, 일본 고푸의 태양광 발전, 아이슬란드이 지열발전소 모습. © WikiCommons
많은 국가들에서 이미 재생에너지는 화석 연료보다 싸게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모든 나라에서 석탄 발전소의 자본 수익이 풍력이나 태양광 비용보다 낮아질 때 티핑포인트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전력 생산을 탈탄소화하면 운송과 냉난방, 산업의 상당 부분에서 탈탄소화를 가속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협력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 높아져야”
이런 긍정적인 전환 단계들(tipping cascades)은 그냥 주어지는 필연적인 것이 아니며, 전환을 가로막는 많은 장벽들을 극복할 수 있는 정책이 요구된다.
연구팀은, 티핑포인트가 멋진 점은 강력한 피드백 덕분에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초기 조치가 지구적 규모의 커다란 변화를 촉진할 수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번 논문은 잠재적인 파트너들이 이런 티핑 캐스케이드를 현실화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렌튼 교수는 “전력이나 도로 운송에서 이런 노력들 중 하나가 성공하면 그 가장 중요한 효과는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국제 협력의 잠재력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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