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협력에 ‘따뜻한 과학기술’ 중요

과학기술과 외교

우리나라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통해 빈곤을 극복하고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 역사적으로 과학기술이 가장 먼저 국제화되었으며 외교적 역할도 크게 주목을 받아왔다.

그래서 지금도 빈곤 극복을 원하는 북한을 비롯한 많은 개도국에서는 우리나라가 이룬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적 요소를 모델화하여 개도국 여건에 적합한 형태로 적용하는 ‘따뜻한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윤제용 교수가 '과학기술 ODA'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윤제용 교수가 ‘과학기술 ODA’의 중요성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포용적 혁신 위한 과학기술 ODA

지난 27일 열린 2018 대한민국과학기술연차대회에서는 ‘과학기술과 외교’를 주제로 과학기술을 통한 공적개발원조(ODA)와 남북협력을 위한 과학기술에 대해 다뤘다.

윤제용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는 “수많은 개도국에서 한국의 과학기술을 통한 발전모델을 자국에 효율적으로 적용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한국이 과학기술 발전의 핵심적 요소를 모델화하여 개도국 여건에 적합한 형태로 전수함으로써 국제사회의 리더십도 확보할 수 있다”고 포용적 혁신을 위한 과학기술 OD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과학기술의 위상을 높이고, 한국의 위상도 높일 수 있단 얘기다.

포용적 혁신이란 사회 경제적으로 소외된 그룹의 복지를 향상시킴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 혁신을 의미한다.

윤 교수는 “포용적 혁신을 돕는 과학기술을 ‘적정기술’이라 한다”며 “과학기술에 따뜻한 마음이 더해진 것이 바로 적정기술”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ODA를 전담하고 있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는 적정기술을 통해 개도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CTS(Creative Technology Solution)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정우용 KOICA 이사는 “CTS프로그램은 혁신창업가의 아이디어를 사업화하는 과정을 지원하는 것이다. 혁신가들에게는 개도국에서의 창업기회를, 개도국 주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개선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사례로 노을(NOUL)의 스마트 말라리아 진단 키트와 닷(dot)의 스마트 점자패드, 오비츠(OVITZ)의 초소형 검안기 등을 들었다.

정 이사는 “스마트 말라리아 진단키트는 개도국에 집중된 말라리아를 해결하기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그 자리에서 바로 말라리아 감염 여부를 진단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개도국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스마트 점자패드를 개발해 그들의 취업을 돕고 있다. 또 초소형 휴대용 검안기를 개발해 개도국 주민들의 시력 이상을 보다 쉽고 빠르게 찾아낼 수 있도록 했다”고 소개했다.

정 이사는 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기술들을 개도국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과 급변하는 기술패러다임의 변화가 개도국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논의할 필요가 있다”며 “따뜻한 과학기술을 통해 한국형 포용적 혁신의 ODA 모델을 개발해 우리나라가 국제협력을 통해 동반성장을 이뤄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과학기술 기반 남북협력은 어떻게?

개도국 뿐 아니라 과학기술의 따뜻한 마음이 필요한 곳이 바로 북한의 주민들이다. 하지만 핵개발 이슈에 묻혀서 외면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최근에 북한의 비핵화 표명과 함께 남북교류가 재개되면서 과학기술을 통한 협력에도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과학기술과 외교'를 주제로 남북교류 위한 과학기술 협력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과학기술과 외교’를 주제로 남북교류 위한 과학기술 협력정책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이승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센터장은 “과학기술이 향후 북한 비핵화를 위한 실용적 방안 마련에 활용될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전력과 철도, 자원 분야 등 기술 기반의 다자간 산업 연계와 통합 방안이 경제 지원방식으로 논의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가장 먼저 속도를 내고 있는 철도에 관해서 이 센터장은 “철도가 북한 육상 운송의 중요 시설이지만 현재는 노후화가 심각하기 때문에 남북한 경제교류협력 활성화를 위해 유라시아 철도 연계 프로젝트와 연결해서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전력 문제가 선결되어야 한다. 이에 대해서도 이 센터장은 “유럽에서 EU통합전력망을 통해 인접국가와 전력망을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동북아 역내 전력 수급 안정성 증진을 위해 국가 간 전력 연계망 구축 논의를 진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춘근 STEPI 선임연구위원은 남북한 과학기술협력을 위한 추진방안을 제안했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북한 과학기술계의 당면 과제는 무엇보다 먹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다”며 이를 위해 “농촌개발과 신에너지, 지역 특화산업, 남북 융합산업 등 민생과 재난분야에서 점진적으로 남북 과학기술계가 직접 교류하며 협력 거점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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