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2차 발사가 성공했습니다. 이번 성공으로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1톤급 실용 위성을 우주로 보낼 수 있는 발사체 능력을 입증한 7번째 국가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과학기술이 위대한 전진을 이룬 것이죠. 지난 12년 간 이 순간을 위해 땀 흘려온 연구자분들께 감사와 경의를 표합니다.
이렇게 우주강국을 향한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는 분들이 있다면, 우리 생활 속의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연구자들도 있습니다. 가축 전염병을 막기 위해, 도심 속 악취를 제거하기 위해, 깨끗한 실내공기를 위해, 하천의 오염을 막기 위해. 이런 연구들이 이어져 생활 속에 적용된다면 우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6월 꿰어야보배 시리즈에서는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출연연의 연구성과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소, 돼지, 양, 염소, 사슴. 가축이라고 불리는 동물들입니다. 이 동물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는데요. 바로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동물들입니다. 우리나라의 농가 특성상, 동물들이 밀집되어 사육이 되고 있기 때문에 높은 전염률을 보여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부각되고 있죠. 출연연의 연구진은 융합연구단을 구성하여 구제역 예방법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해당 가축들의 사육과 질병 상황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ICT 플랫폼, ADiOS(아디오스)를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죠.
이 기술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주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대학, 방역 전문 기업, 경북동물위생시험소 등이 협동 기관으로 참여한 SDF(구제역) 융합연구단에서 나온 성과인데요. 가축이 질병에 걸렸을 때 내는 소리와 행동 변화 등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여 조기에 이상징후를 감지하고 알리게 되죠. 이상징후가 발생한 농가에는 방역관이 파견되어 기존 기술보다 감도가 10배 높고 검사 시간은 절반 이하로 단축시킨 진단 키트를 이용하여 감염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진단된 정보는 사용자의 주관 개입 없이 바로 ADiOS로 송출되어 정보의 오류가 최소화되도록 설정했습니다. 또한, 출입 차량과 사람의 정보 관리를 돕기 위해 전자 소독 필증을 확인할 수 있는 기술과 넓은 축산 지대에서 자동으로 차에서 몇 명이 내려 어느 건물을 다녀왔는지 파악 가능한 영상 인식 기술까지도 탑재되어있습니다.
SDF 융합연구단이 개발한 ADiOS를 통해 건강한 가축사육 환경이 마련된다면 질병 관리뿐만 아니라 악취, 분뇨 등 환경 관리에도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ICT 기술의 도입은 농가 소득 증대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출연연의 기술력이 또 한 번 돋보이는 소식이었습니다!
가축의 이상 징후 모니터링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황사,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코로나19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깨끗한 공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죠. 이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연구원,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등 출연연과 대학, 관련 전문기업의 참여로 이루어진 IAQ(실내공기) 융합연구단이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한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다중이용시설 중 어린이집은 건강취약계층인 어린이들이 장시간 실내공간에 체류한다는 점에서 실내 공기질에 대한 중요성이 매우 높은 공간이죠. IAQ 융합연구단은 실내 공기질 개선을 위해 고정밀 센서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여 다중이용시설의 실내환경에 대한 진단과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점을 도출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고성능 환기시스템과 시설 맞춤형 필터, 냄새 저감이 가능한 천연소재 기능성 무기질 도료 개발 등 다중이용시설 특성에 맞는 맞춤형 솔루션을 개발하여 적용했는데요. 그 결과 어린이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최고농도 기준 52.3% (2,314➝1,104ppm)까지 저감하고, 초미세먼지(PM2.5) 평균 농도를 45.0%(43➝24㎍/m3, 환경기준 35㎍/m3) 저감하는 등 눈에 띄는 효과를 확인했습니다.
연구단은 향후 시흥시 전체 시립어린이집에 대한 실내공기질 개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고, 서울시와도 지하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실내공기질 개선사업을 조율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기술이 점차 확대 적용되면 좀 더 쾌적한 실내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되네요.
실내품질지원(IAQ) 융합연구단 연구성과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강이 지구의 지표 담수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0.025%라고 합니다. 하지만 인류는 이 강을 생명의 젖줄 삼아 문명을 이루었고, 강은 여전히 수많은 생명의 삶의 터전이 되어주고 있죠. 하지만 최근 지속되는 가뭄과 수온 상승으로 낙동강 칠곡보와 강정고령보 상류에 조류 경보가 내려지며 소중한 우리 자연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녹조가 발생하면 유독 조류가 생산하는 독소로 인해 가축이나 야생동물의 피해가 발생하게 되고, 수중으로 햇빛이 차단되면서 수역 생태계의 파괴를 일으키고 수중생물의 부패로 인한 악취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한국건설기술연구원(KICT),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뭉쳤습니다. 낙동강의 소금쟁이가 앞으로 나가며 응집제를 뿌리자 녹조는 금새 엉겨 붙어 가라앉습니다. 가라앉은 녹조 덩어리는 전기분해장치로 만든 미세 기포를 타고 물 위로 떠오르는데요. 소금쟁이는 수면에 뜬 녹조를 입으로 삼켜 꽁무니의 저장 탱크로 보냅니다. KIST, KICT가 개발한 녹조 제거선, 일명 소금쟁이입니다. 소금쟁이가 어디로 출동해야 할까요? 정답은 ETRI의 녹조 모니터링 시스템이 알려주는군요. 강을 자율주행으로 돌며 녹조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무인수상정과 강변에 설치된 고정형 센서 시스템을 통해 소금쟁이는 자신이 가장 필요한 장소로 출동하게 됩니다. 이외에도 연구진은 녹조 사전발생 억제를 위한 수류확산장치 또한 개발하였는데요.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해 과학기술이 결집한 결과, 시민의 삶이 한층 풍요로워졌길 기대해봅니다.
낙동강의 녹조제거선, 소금쟁이 ⓒ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시원한 바람이 부는 저녁, 창문을 열자 악취가 집 안으로 흘러들어옵니다. 산업단지나 폐기물 처리시설 인근의 주민들은 악취와의 전쟁에서 해결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었는데요. 한국기계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화학연구원과 국가핵융합연구소, 재료연구소가 협동한 ‘플라즈마 및 혁신 신소재 공정을 통한 복합 악취 통합 솔루션 개발’ 융합연구사업을 통해 고통 받던 주민들에게 단비 같은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기존의 악취 대응 악취 원인 물질의 특성에 따라 개별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한계를 가지고 있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융합연구팀은 먼저 실증 site의 복합 악취를 분석하고 저온산화/흡착 등 복합 악취 저감 테스트 벤치를 설치하여 성능 확인에 성공하였습니다. 또한 악취 저감 시스템에 적용 가능한 복합소재의 산화성능 흡착제 개발, 저온 플라즈마 산화 방식의 악취 저감 기술 등 현장 적용성이 높은 다양한 기술 개발에 성공했죠.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현장의 기술 성능을 검증하며 적용 가능성을 높인 융합연구는 기피시설 인근 주민들의 걱정을 한시름 덜어줄 예정입니다.
저온 플라즈마-산화촉매 기반 덕트 일체형 복합악취 저감 시스템의 개략도 ⓒ 한국기계연구원
지금까지 사회문제를 해결해내는 과학기술, 출연연의 성과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에너지, 환경 등 사회의 문제는 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지고 있는데요. 이런 사회에서 한 가지 분야의 기술만으로는 문제 해결의 한계가 발생할 수밖에 없죠.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하고 풍요로운 삶을 지켜내기 위해 여러 분야 전문가들의 융합연구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이를 위해 벽을 허물고 융합연구를 통해 사회가 필요로 하는 혁신적 R&D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출연연의 노력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냅니다.
* 이 글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에서 발간하는 ‘꿰어야 보배’로부터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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