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플랫 음악을 들었을 때 그 소리가 푸른 색 임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어떤 문장의 단어들이 녹색인지, 또는 빨강인지 구분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냄새를 통해 색을 느끼거나, 글씨를 통해 냄새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눈으로 소리를 보거나 문장 의미를 색으로 구분할 수 있는 능력을 ‘공감각(Synesthesia)’이라고 한다. 어떤 감각적인 자극이 주어졌을 때, 또 다른 영역의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감각 기능의 전이 현상을 말한다.
6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그동안 네덜란드에 있는 언어심리학을 위한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는 뇌과학자 시몬 피셔(Simon Fisher) 박사를 중심으로 공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을 추적해왔다. 그리고 최근 그 원인이 되는 소수의 유전자를 발견했다.
유전변이 통해 공감각 더 예민해져
공감각 유전변이 현상을 밝혀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결과와 관련, 암스테르담 대학 인지과학자 롬케 로(Romke Rouw) 교수는 “공감각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밝혀낸 놀라운 연구 사례”라며, 후속 연구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과학계는 물론 의료계는 또 이번 연구 결과가 언어, 뇌 기능 장애로 어린 시절부터 의사소통 등에 비정상적인 기능을 보이는 자폐증 등의 소통장애 증상 원인을 규명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수십 년간 많은 심리학자들과 뇌과학자들은 공감각 연구를 망설여왔다. 어떤 과학자들은 공감각 자체를 인정하는 것조차 거부해왔다. 공감각을 인정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 감각전이 현상이 개인적이고 주관적이라는 점때문에 연구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왔다.
그러나 최근 설문 조사를 통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의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공감각 경험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일부 과학자들은 이 같은 공감각 능력이 가족을 통해 유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공감각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유전자 검사가 이루어졌지만 실패를 거듭해왔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에서는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단백질로 전사되는 엑솜(Exome) 부위만 시퀀싱하는 엑솜시퀀싱(WES, Whole Exome Sequencing)을 적용했다.
이번 연구에는 세 가족이 참여했다. 연구팀은 이들 가족들 가운데 5명의 공감각 체험자와 1명의 공감각 비체험자로부터 유전변이가 일어났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특정한 유전자를 통해 소리와 색상을 교차해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었다.
피셔 박사 연구팀은 또 공감각 기능을 지닌 37개의 유전자가 가족을 통해 유전되고 있는지 그 가능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세 가족 중 어느 가족에서도 (3세대에 걸쳐) 유전변이가 유전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공감각 연구로 자폐증 치료 가능
그러나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유전자 사이에 유사한 패턴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실험 참가자에게서 특히 6개의 변종 유전자를 발견했는데 이들 유전자들은 뉴런 세포체에서 뻗어 나온 긴 돌기인 축삭돌기(axon) 세포 연결부위에 산재해 있었다.
어린 시절 성장과정에서 청각과 시각 뇌피질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유전자들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논문은 6일자 미 국립과학원회보에 게재됐다. 제목은 ‘Rare variants in axonogenesis genes connect three families with sound–color synesthesia’다.
이전의 연구 결과를 통해 과학자들은 공감각 경험자들이 보통 사람들보다 신경세포가 더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고 추정해왔다. 이번 연구 결과가 보여주고 있는 것은 일부 뇌 부위에서 변종 유전자의 역할을 통해 공감능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구와 관련 피셔 박사는 “우리들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유전자 연구를 통해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었던 공감각에 대한 수수께끼가 풀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감각은 특히 예술 세계에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에서 1 대 1 대응이 아니라 여러 자극을 한꺼번에 느낄 경우 예술작품 창작하거나 평가하는데 매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
이를테면 분홍색 파스텔 색상을 보면 포근함과 달콤함을 느끼며, 노란색이나 레몬 색을 보면 과일 냄새를 느끼는 색의 감각 효과를 나타낼 수 있기 때문. 예술가들 사이에는 이 공감각 능력을 살려 새로운 표현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감각 간의 서로 다른 상호작용을 통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메시지와 의미를 보다 정확하고 강력하게 전달하려는 시도다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관계자들은 공감각 능력을 살릴 경우 예술 뿐만 아니라 과학 등 다른 분야에서도 혁신적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공감각 연구는 아직 초기 단계라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암스테르담 대학 롬케 로 교수는 “이런 비정상적이고 특별한 능력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연구는 아직 유아 단계”라고 말했다.
“연구 성과를 높이기 위해 유전자 연구, 신경촬영(neuroimaging) 등에서 더 다양한 연구가 수행돼 한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많은 과학자들이 추정하고 있는 ‘뇌세포 간의’ 초연결성에 대한 의문이 풀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교수는 또 “공감각 연구를 통해 자폐증과 같은 난치병 치료의 단서를 획득할 수 있으며, 또 다른 비정상적인 뇌 기능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다.”며, 과학계가 공감각 연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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