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박증 등 뇌질환 치료 단서 발견

뇌 시냅스 접착단백질의 기능 규명

고령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을 괴롭히는 3대 질병은 암, 심장질환, 뇌질환이다. 이러한 질환으로 인해 사회·경제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점점 더 막대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많이 걸리는 질병 중 사망 3순위는 암, 뇌질환, 심장질환이다. 그중 뇌질환은 단일질병으로 사망률 1위. 암은 위암, 간암, 대장암 등 모든 암의 총계이기 때문.

ⓒScience Times


뇌는 우리 몸의 2~2.5%에 불과하지만, 인체의 모든 기능을 조절하고 정신적인 기능을 관장하는, 우리 몸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이다. 때문에 뇌가 병들면 신체적인 문제 뿐 아니라 정신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도 소실될 수 있다.

정신적 능력과 사회적 능력을 저하시키는 뇌질환

특히, 강박증, 정신분열증, 조울증은 직접 사망에 이르게 하지는 않지만 사회적 능력을 현저히 떨어뜨리고, 많은 사회적 문제를 야기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이 질환들을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해 주목을 받고 있다. 강박증, 정신분열증, 조울증 등과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슬릿트랙(Slitrk) 단백질의 기능이 밝혀진 것.

연세대 생화학과 고재원·약리학교실 김철훈 교수와 KAIST 김은준 교수는 최근 시냅스 접착단백질인 ‘슬릿트랙’이 신경세포간 대화채널인 시냅스의 구조와 기능을 조절해 신경세포의 흥분과 억제간 균형을 맞춰준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시냅스(synapse)’는 1,000억여 개에 이르는 뇌 신경세포를 서로 연결하는 부위로,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로 구분된다. 200만분의 1mm 가량의 틈을 통해 엔돌핀,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을 주고 받으며 전기화학적 신호전달을 담당하고 있다.

‘시냅스 접착단백질’은 서로 다른 신경세포가 물리화학적으로 만나도록 접착제처럼 작용하는 단백질로,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존재한다. 다른 신경세포의 세포막에 있는 막단백질과 상호작용하여 시냅스 생성 초기 과정을 매개하며 이후 신경전달이 효율적으로 일어날 수 있도록 다양한 시냅스 단백질을 끌어들여 시냅스가 제대로 된 기능을 수행하게 한다.

뇌신경세포는 기억과 인지, 운동 등을 원활히 조절하기 위해 시냅스에서 신경전달물질을 주고받으면서 다른 신경세포와 교감한다. 평소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가 서로 협력해 신경전달이 정상적으로 일어나도록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질 경우 자폐증이나 정신분열증과 같은 뇌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슬릿트랙 단백질의 기능을 밝혀

뇌에서 특이적으로 발현된다고 알려진 슬릿트랙 단백질은 형질전환 생쥐 연구를 통해서 중추신경계 발달에 중요한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시냅스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팀은 슬릿트랙 단백질이 LAR-RPTP 단백질과 마치 자물쇠와 열쇠처럼 서로 특이적으로 결합하여 흥분성 시냅스와 억제성 시냅스의 생성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두 시냅스 간에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사실을 규명하였다.

LAR-RPTP 단백질 역시 발견된 지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경세포의 초기 발달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 군으로만 알려져 있을 뿐, 시냅스에서의 구체적인 기능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슬릿트랙 단백질이 LAR-RPTP 단백질의 어느 부위에 결합하느냐에 따라 흥분성 시냅스 생성을 촉진하기도 하고 억제성 시냅스의 생성을 촉진하기도 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시냅스 생성을 선택적으로 조절하여 균형을 유지하는 구체적인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신경배양세포에서 슬릿트랙 단백질이 과다하게 배출되면 시냅스의 숫자도 증가하는 반면, 슬릿트랙 단백질의 발현양을 감소시키면 시냅스의 숫자도 감소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김철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진 시냅스 접착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슬릿트랙 단백질이 실제로 시냅스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체계적으로 밝혔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고재원 교수는 “슬릿트랙 단백질의 기능에 이상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투렛신드롬, 강박증과 같은 관련 뇌질환의 발병기전에 관한 단서를 제공해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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