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너머로 나무가 보이거나 자그마한 화초가 책상에 놓여 있는 자연친화적인 사무환경에서 일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환경에서 일을 할 때, 어떤 환경에서 일을 하는 것이 업무 효율 향상에 도움이 될까.
집중력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 이후에 보다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이론은 단지 창문 너머의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저명한 환경심리학자 레이첼과 스티븐 카플란은 저서 ‘The experience of nature: A psychological perspective’에서 사람에게는 몇 가지의 집중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지시된 집중력(directed attention)’은 어떤 일을 할 때 정신적 노력을 요구한다. 지시된 집중력은 자발성이 제약되며 사용하면서 점차 사라진다.
나무, 하늘 등 자연 많이 볼수록 집중력 향상
지시된 집중력은 예를 들어 당신이 스프레드시트로 정산작업을 할 때 단지 짧은 시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할 때 저마다 제한적인 능력을 갖게 마련인데 이 제한적인 능력은 지시된 집중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시된 집중력을 일정 시간 사용한 이후에 사람들은 이로 인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주위가 산만해지고 조급해지며 화를 잘 내게 되며, 결과적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지시된 집중력과 비교되는 것이 ‘비지시된 집중력(undirected attention)’이다.
공원을 산책한다고 가정해보자. 공원에 들어서면 출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나무의 잎에 당신의 집중력은 모아진다.
한 개의 잎에서 다음의 잎으로 나뭇가지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그림자,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잔디 위의 꽃 등으로 이내 당신의 집중력을 옮아간다.
비지시된 집중력은 노력을 요구하지 않으며 당신을 둘러싼 흥미로운 물체로부터 자동적으로 야기된다. 집중력 회복 이론에 따르면 비지시된 집중력은 지시된 집중력에 활기를 주어 지시된 집중력을 원상회복 시킨다.
비지시된 집중력이 지시된 집중력 회복
집중력 회복 이론에 근거해 자연환경 노출이 지시된 집중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뒷받침됐다.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주로 공원을 걷는다든지 울창한 숲을 바라 본다든지 하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자연 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미국 일리노이대 테일러 연구팀은 시카고 지역의 공공 주택 단지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자연환경과 아동 심리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창문 너머 보이는 풍경에서 녹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 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집중력, 충동억제, 만족 지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결과 녹지가 많은 집의 아이들일수록 집중력이 높고 충동 억제도 더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이들은 주변 유혹 등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선호하는 대신 만족을 지연시켜 궁극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만족 지연 능력도 높게 나타났다.
텍사스대 율리히 연구팀은 작업 도중 발생한 끔찍한 사고 장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줘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이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숲, 들, 잔디 등 자연풍경에 관한 장면을 보여 주고 다른 그룹에는 도심지 도로나 빽빽이 밀집한 상가 장면을 보여줬다.
이후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심리검사를 실시한 결과 자연풍경을 본 사람들이 긴장과 피로를 더 빨리 해소했으며 더 빨리 활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노르웨이대 그리트 파티(Grete Pati) 연구팀은 단지 사무실에 몇 개의 화초를 배치함으로써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과학저널 ‘Journal of Environmental Psychology’에 발표했다.
일터에 몇 개의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일치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대학교 컴퓨터 랩에 식물을 배치했을 경우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연구보고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다는 보고도 있다. 작업실에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남성 또는 여성에게만 도움이 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파티 연구팀은 식물과 작업환경에서의 집중력 향상에 대한 일관되지 않는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각각 저마다의 측정 도구를 통해 연구를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혈압을 재는 의사도 있고 지방수치를 측정하는 의사도 있듯이 심리학자들이 집중력을 측정하는 방법 역시 심리학자들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사무실의 몇 개 화초, 업무능력 향상에 기여
파티 연구팀은 사무실에 배치한 실내화초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집중력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딩 스팬 테스트’를 적용했다. 리딩 스팬 테스트는 일련의 문장을 큰 소리로 읽고 각각의 문장의 마지막 단어를 기억하는 테스트이다.
연구팀은 34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2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4개의 실내화초를 배치한 사무환경을 조성했으며 나머지 그룹에는 화초를 배치하지 않았다. 집중력은 3차례에 걸쳐 측정됐다. 첫 번째 측정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이뤄졌으며 두 번째 측정은 기억 작업을 이행한 뒤 이뤄졌으며 마지막 측정은 5분의 휴식 이후 수행됐다.
실내화초가 있는 사무환경의 참가자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측정 모두 향상된 능력을 나타냈다. 실내화초가 없는 사무환경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그룹도 세 번째 측정에서는 향상된 업무능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사무실에 놓여있는 실내화초가 지시된 집중력으로 인한 피로감을 방지한다, 집중력 회복은 5분간의 휴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식물의 효용은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창이 있는 사무실에서도 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외관적으로 식물들이 실제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몇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다. 식물과 지시된 집중력의 회복을 이끄는 휴식과의 상관관계는 무엇인지, 식물이 사람들의 지시된 집중력을 보다 빈번하게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등이다.
이러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사무환경에 화초를 배치하는 것이 정신 기능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심신이 지친 당신, 책상 한 귀퉁이에 작은 화초를 하나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집중력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에 따르면 사람들은 자연에서 시간을 보낸 이후에 보다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이 이론은 단지 창문 너머의 자연을 보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저명한 환경심리학자 레이첼과 스티븐 카플란은 저서 ‘The experience of nature: A psychological perspective’에서 사람에게는 몇 가지의 집중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 ‘지시된 집중력(directed attention)’은 어떤 일을 할 때 정신적 노력을 요구한다. 지시된 집중력은 자발성이 제약되며 사용하면서 점차 사라진다.
나무, 하늘 등 자연 많이 볼수록 집중력 향상
지시된 집중력은 예를 들어 당신이 스프레드시트로 정산작업을 할 때 단지 짧은 시간에만 집중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정신적 노력을 요구하는 작업을 수행할 때 저마다 제한적인 능력을 갖게 마련인데 이 제한적인 능력은 지시된 집중력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지시된 집중력을 일정 시간 사용한 이후에 사람들은 이로 인한 피로감에 시달린다. 주위가 산만해지고 조급해지며 화를 잘 내게 되며, 결과적으로 업무 효율이 떨어진다.
공원을 산책한다고 가정해보자. 공원에 들어서면 출입구부터 길게 늘어선 나무의 잎에 당신의 집중력은 모아진다.
한 개의 잎에서 다음의 잎으로 나뭇가지에서 지저귀는 새들의 그림자, 하늘을 떠다니는 구름, 잔디 위의 꽃 등으로 이내 당신의 집중력을 옮아간다.
비지시된 집중력은 노력을 요구하지 않으며 당신을 둘러싼 흥미로운 물체로부터 자동적으로 야기된다. 집중력 회복 이론에 따르면 비지시된 집중력은 지시된 집중력에 활기를 주어 지시된 집중력을 원상회복 시킨다.
비지시된 집중력이 지시된 집중력 회복
집중력 회복 이론에 근거해 자연환경 노출이 지시된 집중력 회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그동안 많은 연구를 통해 뒷받침됐다. 이러한 연구의 대부분은 주로 공원을 걷는다든지 울창한 숲을 바라 본다든지 하는 상대적으로 큰 규모의 자연 환경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미국 일리노이대 테일러 연구팀은 시카고 지역의 공공 주택 단지 거주자들을 대상으로 자연환경과 아동 심리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연구팀은 창문 너머 보이는 풍경에서 녹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그 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집중력, 충동억제, 만족 지연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연구결과 녹지가 많은 집의 아이들일수록 집중력이 높고 충동 억제도 더 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아이들은 주변 유혹 등으로 즉각적인 만족을 선호하는 대신 만족을 지연시켜 궁극적으로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이른바 만족 지연 능력도 높게 나타났다.
텍사스대 율리히 연구팀은 작업 도중 발생한 끔찍한 사고 장면을 사람들에게 보여줘 스트레스를 유발했다. 이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숲, 들, 잔디 등 자연풍경에 관한 장면을 보여 주고 다른 그룹에는 도심지 도로나 빽빽이 밀집한 상가 장면을 보여줬다.
이후 스트레스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 심리검사를 실시한 결과 자연풍경을 본 사람들이 긴장과 피로를 더 빨리 해소했으며 더 빨리 활력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터에 몇 개의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연구는 꾸준히 있어 왔지만 일치된 결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이를테면 대학교 컴퓨터 랩에 식물을 배치했을 경우 생산성이 향상됐다는 연구보고가 있는 반면 그렇지 못하다는 보고도 있다. 작업실에 식물을 배치하는 것이 남성 또는 여성에게만 도움이 됐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파티 연구팀은 식물과 작업환경에서의 집중력 향상에 대한 일관되지 않는 이러한 연구결과에 대해 각각 저마다의 측정 도구를 통해 연구를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의사가 환자를 진찰할 때 혈압을 재는 의사도 있고 지방수치를 측정하는 의사도 있듯이 심리학자들이 집중력을 측정하는 방법 역시 심리학자들마다 다르다는 것이다.
사무실의 몇 개 화초, 업무능력 향상에 기여
파티 연구팀은 사무실에 배치한 실내화초가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실험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의 집중력을 측정하기 위한 방법으로 ‘리딩 스팬 테스트’를 적용했다. 리딩 스팬 테스트는 일련의 문장을 큰 소리로 읽고 각각의 문장의 마지막 단어를 기억하는 테스트이다.
연구팀은 34명의 실험 참가자들을 2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4개의 실내화초를 배치한 사무환경을 조성했으며 나머지 그룹에는 화초를 배치하지 않았다. 집중력은 3차례에 걸쳐 측정됐다. 첫 번째 측정은 사무실에 들어가자마자 이뤄졌으며 두 번째 측정은 기억 작업을 이행한 뒤 이뤄졌으며 마지막 측정은 5분의 휴식 이후 수행됐다.
실내화초가 있는 사무환경의 참가자들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측정 모두 향상된 능력을 나타냈다. 실내화초가 없는 사무환경의 참가자들은 그렇지 않았다. 어떤 그룹도 세 번째 측정에서는 향상된 업무능력을 보이지는 않았다.
연구팀은 ‘사무실에 놓여있는 실내화초가 지시된 집중력으로 인한 피로감을 방지한다, 집중력 회복은 5분간의 휴식에 의존하지 않는다, 식물의 효용은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창이 있는 사무실에서도 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외관적으로 식물들이 실제 인지 기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몇 가지 의문점은 남는다. 다음과 같은 의문들이다. 식물과 지시된 집중력의 회복을 이끄는 휴식과의 상관관계는 무엇인지, 식물이 사람들의 지시된 집중력을 보다 빈번하게 쉴 수 있도록 하는 것인지 등이다.
이러한 의문에도 불구하고 사무환경에 화초를 배치하는 것이 정신 기능향상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과도한 업무와 잦은 야근으로 심신이 지친 당신, 책상 한 귀퉁이에 작은 화초를 하나 준비하는 것은 어떨까.
- 이성규 객원기자
- henry95@daum.net
- 저작권자 2011-03-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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