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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재·신기술
서현교 객원기자
2007-02-02

해저 광케이블, 상어 공격에도 안전 수심 1천m 이상에서는 수중에 그대로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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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우리나라를 연결해 종합정보망을 형성시킨 해저 광케이블. 이 케이블을 바다 속 상어들이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해저 광케이블은 수심 1천m 이내의 경우 해저 바닥에 포설하고 1천m보다 더 깊은 경우는 그냥 수중에 포설한다. 깊이 1천m 이내 케이블은 총 직경이 최고 60mm로 굵기가 어른 팔뚝 정도다. 이 케이블 안에는 통상 전용회선과 인터넷/전화선용 광섬유들을 한 묶음으로 놓고 이를 감싸는 폴리에틸렌, 그리고 그 위에 내구성과 견고함을 더하기 위해 금속 와이어를 꽈배기처럼 꽈서 옷을 한 번 더 입힌다.

이 광케이블을 바다 밑바닥에 설치하는 방법은 우선 배(일명 케이블쉽) 위에 해저 광케이블을 싣고 출항한 후 목표 시작지점부터 천천히 매설을 하면서 움직인다. 매설 방식은 바다 밑바닥을 쟁기매설기로 2-3m 가량 파낸 후 그 속에 해저 광케이블을 설치하는 형식이다.


배들이 릴레이로 광케이블 매설


다만 대륙과 대륙을 연결하는 수천 미터 광케이블을 배 한 대에 싣고 매설할 수 없다. 때문에 일정 길이의 광케이블 매설이 끝나는 지점에 새 광케이블을 실은 다른 배를 배치시키고 이 배에 실린 해저 광케이블과 연결시킨다. 이 같은 연결방식으로 배들이 릴레이 매설 작업을 하는 것이다.

바다 밑바닥에 매설하는 해저광케이블의 경우 금속 와이어 옷을 한 번 더 입하는 이유는 어떤 어로 활동에도 손상을 받지 않기 위함이다. 일례로 쌍끌이 어로 방식은 두 척의 배가 양쪽에서 긴 날개그물을 쳐 같은 방향으로 훑고 가면서 두 배 사이에 있는 고기를 잡는 형태다.

이 쌍끌이 어선에 연결된 그물 밑에 추가 달려 있는 경우 그 추가 바다 밑바닥을 긁게 돼 그 속에 매설된 광케이블마저 끊어버리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이처럼 단단한 와이어를 입히는 것이다.

또한 이 같은 케이블 피복 방식은 상어의 공격에도 안전하다. 상어는 사람에게 존재하지 않는 전류감지 기능이 있다. 상어의 머리 앞쪽에는 미약한 ‘자장’(磁場. 전류)을 감지하는 특수기관인 ‘로렌치니 기관’이 위치해 있다.

모든 동물은 몸 주위에 자장을 만드는데 상어는 어두운 곳에서 이 기관을 이용해 먹이를 찾으며 어두운 곳이나 모래 밑에 먹이가 숨어 있을 때 이 기관의 운동이 활발해진다. 로렌치니 기관은 최대 1억분의 1볼트 전류도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어 이빨로 광케이블 끊기 어려워

그런데 광케이블 내 광섬유는 성분이 유리이기 때문에 자기장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상어를 유혹(?)할 수 없다. 더욱이 상어들의 이빨은 생각보다 부실해 해저 광케이블을 끊기가 어렵다.

가장 무시무시한 백상아리의 이빨의 경우 큰 것은 아이 주먹만 하지만 재미있는 점은 평생 3만개나 빠질 정도 이빨 뿌리는 약하다. 가령 딱딱한 먹이를 씹으면 맨 바깥쪽 이빨들은 대부분 빠지거나 부러지고 이 자리를 한참 자라고 있는 안쪽 이빨들이 밀려나와 매운다고 한다.


수심 1천m 이상 깊은 지역에 포설하는 광케이블의 경우에는 배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기 때문에 광섬유에 폴리에틸렌을 씌우지만 별도의 와이어 옷을 입히지는 않는다. 또한 이 깊은 곳에서는 심해상어나 주름상어 등 상어류 중 극히 일부만 서식하기 때문에 상어 공격으로부터도 안전하다.


끊어진 케이블 복구, 부표 이용

만약 불의의 사고로 해저 광케이블이 끊어지면 어떻게 복구할까? 우선 지상에서 전파를 이용해 끊어진 위치를 찾아낸다. 위치가 탐색되면 수리선이 출동해 끊어진 한쪽을 먼저 찾아낸다. 그리고 손상 부위를 고치고 부표(buoy)를 단 후 다시 바다 속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손상된 다른 한쪽 끝을 바다 속에서 끄집어내어 손상 부위를 고친 후 그것을 배 위에 실은 채로 부표를 찾아간다. 이어 부표에 매달린 수리된 케이블 한쪽을 바다에서 끌어올리고 케이블 양쪽 끝을 연결시켜 바다 속에 다시 넣으면 복구 작업은 끝이 난다.


대만지진 손상 광케이블, 2월 말 복구

한편 지난해 12월 26일 대만지진으로 대만에서 홍콩으로 연결되는 심해 4천m 깊이의 광케이블 8개 중 7개가 끊어졌다. 1개는 라인 설치지역이 달라 지진에서 안전했다.

그래서 우리나라 해역을 책임지고 있는 KT서브마린은 미국, 일본, 중국 등 3개국 사업자와 함께 지난 12월 30일 현지에 출동해 복구작업을 성공리에 마치고 1월 22일 우리나라 거제로 복귀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2월 말경 7개 라인이 완전 복구될 전망이다.

7개 라인이 완전 복구될 때까지 지구 반대쪽을 거쳐 오는 우회 라인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1초에 지구를 7바퀴 반을 도는 ‘빛’이 광케이블을 통해 움직이는 것이므로 인터넷 사용자가 지진 피해지역과의 정보 교환에서 지지 발생 전과의 속도차를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해저 광케이블 운영사업자에 따르면, 신속한 정보에 민감한 외환딜러들이 지진 후 컴퓨터를 통한 정보교환 속도가 느려졌다는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서현교 객원기자
저작권자 2007-02-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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