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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20-04-13

스트라토런치, 재도약 날갯짓을 시작했다 극초음속 비행체 ‘탈론-A’ 개발에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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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큰 항공기인 스트라토런치가 사장될 위기에서 벗어나 다시 힘찬 날갯짓을 시작했다. 항공우주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스트라토런치는 자사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서 새로운 비행체 개발을 비롯한 향후 사업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해 매각된 이후 구체적인 첫 번째 움직임이다.

스트라토런치가 공개한 ‘탈론-A’ 극초음속 비행체 상상도. © Stratolaunch Systems

‘스트라토런치 시스템즈(Stratolaunch Systems)’는 마이크로소프트 공동 창업자인 폴 앨런(Paul Allen)이 지난 2011년 설립한 뉴스페이스 기업이다. 날개 길이만 117m에 달하는 초대형 비행기로 인공위성이나 상업 우주선을 발사하는 것이 기본 사업 구상이었다.

이러한 ‘공중 발사체(Air launch vehicle)’ 개념은 이미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2004년 항공 엔지니어 버트 루탄(Burt Rutan) 주도하에 ‘스페이스십원(SpaceShipOne)’이 민간 최초로 100km 고도까지 도달하면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끌기 시작했다. 이때 후원한 사람이 바로 폴 앨런이다.

개발이 한창이던 스트라토런치는 2018년 10월 폴 앨런이 사망하자 위기를 겪게 됐다. 이미 스페이스X 등이 재사용 로켓을 개발해서 발사 단가가 낮아진 것도 또 다른 원인이다. 스트라토런치는 2019년 4월이 되어서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후 뚜렷한 후원자가 없던 스트라토런치는 청산될 가능성이 점쳐졌다. 다행히 2019년 10월 익명의 새로운 투자자를 만나 매각되었고, 그 투자자가 ‘케르베로스 캐피털(Cerberus Capital Management)’이라는 사모펀드였음이 최근에야 밝혀졌다.

지난해 4월 13일 첫 시험 비행에 성공한 스트라토런치. © Stratolaunch Systems

새로운 사업 방향 제시

스트라토런치는 탑재물을 성층권까지 운반하는 항공기만 제작할 뿐, 실어 나를 비행체나 발사체는 독자적으로 개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스페이스X와의 협력은 일찌감치 중단되었고, 노스럽그루먼의 페가수스 공중 발사체나 시에라네바다의 드림체이서 우주선을 사용하려던 계획도 난관에 부딪혔다.

이번 홈페이지 개편을 통해서 그러한 의문점에 일정 부분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스트라토런치는 극초음속 비행체 개발 및 테스트 회사로 거듭나려고 한다. 마하 5~6의 속도로 비행하는 비행체를 개발해서 민간 및 군사 실험용으로 서비스하겠다는 발상이다.

장 플로이드(Jean Floyd) 스트라토런치 CEO는 “우리의 초음속 테스트 시스템은 정부, 상업 부문 및 학계에서 초음속 기술의 르네상스를 불러일으키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변경된 스트라토런치 탑재체들의 이미지. (하단 좌측부터) 탈론-Z, 탈론-A, 블랙아이스. © Stratolaunch Systems

스트라토런치는 폴 앨런이 사망하기 직전인 2018년 8월에 로켓형 발사체를 포함한 4종류의 탑재체 계획을 발표했었다.

이번에 홈페이지를 통해 새롭게 선보인 것은 극초음속 무인 비행체인 ‘탈론-A(Talon-A)’다. 이 비행체의 날개 길이는 3.4m, 동체 길이는 8.5m 가량이다. 이륙 시 무게는 2722kg으로 모선에서 분리되면 최대 마하 6의 속도를 내서 자율적으로 비행하고 활주로에 스스로 착륙하게 된다.

독특한 이중 동체 방식의 스트라토런치는 최대 23톤의 화물을 싣고 11km 고도까지 상승할 수 있다. 여기에 3대의 탈론-A를 탑재하면 1회 비행으로도 많은 양의 공기역학적 성능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한, 더 대형인 ‘탈론-Z(Talon-Z)’라는 비행체의 개발을 암시하는 부분도 있다. 스페이스닷컴 보도에 따르면, 탈론-Z는 극초음속 비행을 넘어서 궤도 비행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스트라토런치는 재사용 가능한 우주왕복선 ‘블랙아이스(Black Ice)’를 개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블랙아이스는 인공위성이나 우주 화물 등을 탑재하고 궤도에 도달한 다음, 지구로 귀환할 때는 일부 화물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시도는 폴 앨런이 구상한 애초 목표에서 조금 벗어났어도, 변화된 사업 환경에 따라 재도약하려는 스트라토런치의 의지를 반영한 결과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20-04-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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