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기초·응용과학
김준래 객원기자
2018-09-06

영하 140도에서 살 빼는 방법 있다? 크라이오테라피 열풍… 다이어트 효과는 미미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최근 모 연예인이 체험했다는 첨단 냉찜질 요법이 SNS를 타고 전해지면서 국내 다이어트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크라이오테라피(cryotherapy)라는 이름의 이 냉찜질 요법은 최근에야 국내 시장에 도입되었지만, 이미 북미와 유럽에서는 일반인들까지 애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축구의 네이마르나 권투의 메이웨더 같은 세계적 스포츠 스타들이 가끔씩 크라이오테라피를 받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냉찜질 요법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홍보해 주고 있다.

크라이오테라피 요법을 받고 있는 복싱챔피언 메이웨더 ⓒ clutchmag.com
크라이오테라피 요법을 받고 있는 복싱챔피언 메이웨더 ⓒ clutchmag.com

관절염 환자의 통증 완화를 위해 개발

크라이오테라피는 ‘차가운’이란 의미의 그리스어인 ‘크라이오(cryo)’와 치료·요법을 뜻하는 ‘테라피(therapy)’가 합쳐져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영하 140도 정도 온도의 냉동 캡슐 안에 사람이 들어가 약 3분 동안 온몸을 노출시키는 요법이다

과거 조상들이 겨울철 건강관리를 위해 실시했던 냉수마찰이나 얼음목욕과 비슷한 개념이라 보면 이해하기 쉽다. 다만 크라이오테라피는 냉수나 얼음 대신 액화 질소를 기화시킨 질소 증기를 사용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라 할 수 있다.

가정용 냉장고의 냉동실 온도가 영하 18도 안팎이니, 크라이오테라피는 이보다 약 8배나 더 낮은 셈이다. 도대체 어떤 효능이 있기에 극저온이라는 위험성을 감수하며 캡슐안으로 들어가는 것일까?

크라이오테라피는 원래 통증을 치료할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지난 1978년 일본 의사인 토시로 야마구치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을 냉찜질로 완화시켜 준 사례가 이 요법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냉찜질을 통해 차가운 냉기가 피부 깊숙이 작용하면 류마티스 관절염 유발에 관여하는 염증세포의 수는 감소되고,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면역세포는 증가한다. 다시 말해 관절염을 유발하는 세포를 억제해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류마티스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개발된 크라이오테라피 ⓒ marketreportscenter
류마티스 환자들의 통증을 완화시켜주기 위해 개발된 크라이오테라피 ⓒ marketreportscenter

이처럼 관절염 위주로 활용되던 냉찜질 요법은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미국과 호주, 유럽 등으로 전파되며 스포츠 선수들의 근육통이나 타박상에 의한 통증을 치료해주는 요법으로 확대됐다. 앞에서 언급했던 스포츠 스타들이 크라이오테라피를 종종 이용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냉찜질 요법은 신체의 회복 효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체는 체온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일정한 시간이 지나게 되면, 정상체온으로 돌아오는 과정에서 통증 완화 및 염증 감소 그리고 면역 강화와 같은 현상 등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런 효과를 인위적으로 얻기 위해 크라이오테라피는 급속 냉동시킨 질소를 사용한다. 냉동 액체질소가 들어 있는 원통의 캡슐에 사람이 들어가 기화하는 질소가스에 몸을 노출시키는 것이다.

이때 캡슐안은 영하 110도에서 140도 정도의 극저온 상태가 형성되지만, 습기가 없기 때문에 2∼3분 정도는 신체가 견딜 수 있다는 것이 개발업체의 설명이다. 특히 피부와 하부조직의 혈액순환은 충분히 유지되기 때문에 동상에 걸릴 것을 염려할 필요도 없다.

전문가들, ‘다이어트 효과는 미미’ 지적

통증 치료라는 당초의 목적을 수행할 때만 하더라도 크라이오테라피에 대한 관심도는 그리 크지 않았다. 스포츠 선수들이나 류마티스 환자들처럼 특정 계층의 사람들만이 이용하는 치료법에 불과했다.

그랬던 크라이오테라피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이유는 바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것도 단 몇 분 만에 수백 칼로리를 뺄 수 있다고 알려지면서 여성들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크라이오테라피의 다이어트 효과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물론 아주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기온이 떨어지게 되면 에너지가 더 소모되는 것은 다수의 연구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신체가 저온의 환경에 처해 있다가 정상적 기온으로 돌아오게 되면, 신진대사와 혈류량이 높아지면서 칼로리 소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크라이오테라피가 유명세를 타게 만든 다이어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 CompleteWellness
크라이오테라피가 유명세를 타게 만든 다이어트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 CompleteWellness

현재 호주에서 크라이오테라피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크라이오(cryo)사는 3분 정도 캡슐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동작만으로도 최대 800cal를 태울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70kg 정도의 성인이 한 시간 정도를 뛰어야 뺄 수 있는 열량이다.

그러나 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운영업체의 주장일 뿐, 대다수의 전문가들은 효과가 미미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크라이오테라피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비만치료 전문가인 ‘브라이언 퀘베만(Brian Quebbemann)’도 냉찜질 요법만으로 체중이 감소된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 역시 크라이오테라피의 다이어트 효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말 3분 정도의 활동만으로 800cal를 소모하는 것이 가능하다면, 이는 학계에 보고돼 대대적으로 상업화해야 할 엄청난 성과라는 의견이다.

한편 크라이오테라피는 건강한 성인이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지만, 특정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는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고혈압이나 심장혈관 및 뇌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갑작스러운 체온저하 및 혈액순환 과정에서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크라이오테라피는 가급적 피해야만 한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8-09-06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