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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 객원기자
2017-07-17

줄기세포 활용 장애물 하나 제거했다 신약개발과 세포치료제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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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의 활용 가능성이 언급된 지는 꽤 오래됐으나 일부 혈액이나 피부줄기세포를 제외하고 실제 환자 치료 등에 쓰여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이는 여러 가지 합병증이나 부작용으로 인해 임상 활용이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알려져 있다시피 배아 줄기세포와 유도 만능줄기세포(IPS)는 인체의 어떤 세포로도 분화될 수 있어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고 있다.

최근 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 연구팀은 줄기세포 활용을 가로막고 있던 주요 장애물 하나를 뛰어넘는 성과를 올렸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생의학 공학’( Nature Biomedical Engineering) 최호에 보고했다. 이 대학 생의학 공학과 윌리엄 머피(William Daly) 교수와 에릭 응우옌(Eric Nguyen), 윌리엄 댈리(William Daly) 연구원은 자신들이 고안한 자동화 선별검사를 이용해 혼란스럽고 위험하기까지 한 줄기세포 성장 관련 물질들을 모두 화학물질로 대체함으로써 예민한 줄기세포를 잘 자라게 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머피 교수는 “우리는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을 나타내거나 재현되지 않는 문제 없이 줄기세포를 지원하는 단순한 합성물질을 창출해 냈다”고 말했다.

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 윌리엄 머피 교수 실험실에서 줄기세포 지원 능력을 평가한 6 개의 기질(substrates) 실험 샘플. 직경이 각각 1mm인 이 샘플들은 각각 굳기, 파괴 속도 및 세포 부착점 등에 영향을 미치는 미묘한 화학적, 물리적 차이점이 있다. 그림은 하나의 특정 기질에서 자라는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생성된 혈관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Credit: Credit: William Daly, Eric Nguyen and Mike Schwartz, UW-Madison
미국 위스컨신-매디슨대 윌리엄 머피 교수 실험실에서 줄기세포 지원 능력을 평가한 6 개의 기질(substrates) 실험 샘플. 직경이 각각 1mm인 이 샘플들은 각각 굳기, 파괴 속도 및 세포 부착점 등에 영향을 미치는 미묘한 화학적, 물리적 차이점이 있다. 그림은 하나의 특정 기질에서 자라는 줄기세포를 기반으로 생성된 혈관 네트워크를 보여준다. Credit: Credit: William Daly, Eric Nguyen and Mike Schwartz, UW-Madison

기존 ‘마트리겔’은 위험하고 재현성에 문제

줄기세포는 화학 신호에 반응해 뇌와 근육, 혈관 등의 특정 세포로 발달한다. 연구자들은 실험을 위해 줄기세포를 제 자리에 고정시키고, 필요한 신호를 보낼 수 있는 ‘기질’(substrate) 재료를 사용한다. 현재 이런 기질 재료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것은 마트리겔(matrigel)이라는 상품으로, 쥐의 육종세포에서 추출한 복합 스튜같은 물질이다.

머피 교수는 “마트리겔은 1500가지가 넘는 다양한 단백질을 포함한 매우 강력한 재료로서 광범위한 방식으로 세포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마트리겔이 세포 성장과 조직을 만드는데 스위스 군용 칼처럼 다용도로 쓰여왔으나 그만큼 복잡한 물질이어서 재현성에 중요한 문제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육종 세포에서 유래한 마트리겔의 생물학적 기원을 고려할 때 병원균을 옮기거나 기타 다른 위해성이 있을 수도 있다는 것.

‘스템 팜’ 사가 만든, 하이드로겔 안에 형성된 인간 혈관네트워크의 삼차원 이미지. 붉은 색으로 염색된 부분은 혈관 안에 형성된 내피세포 모습. 파란 색 염색 부분은 각 세포의 핵이다. Credit: UW-Madison News / Stem Pharm Inc
‘스템 팜’ 사가 만든, 하이드로겔 안에 형성된 인간 혈관네트워크의 삼차원 이미지. 붉은 색으로 염색된 부분은 혈관 안에 형성된 내피세포 모습. 파란 색 염색 부분은 각 세포의 핵이다. Credit: UW-Madison News / Stem Pharm Inc

위험 제거와 혈관 개발 관련 특허 획득

머피 그룹은 진전된 연구를 통해 이와 전혀 다른 새로운 기질 재료를 개발하고 두 건의 미국특허를 얻었다. 두 가지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재생의학에서는 다양한 용도로 쓰기 위해 줄기세포를 키운다. 새로 개발한 기질 재료는 완전히 화학물질로만 만들기 때문에 기존 기질의 쥐 단백질에 의해 야기될 수 있는 위험과 혼란을 제거했다.

● 줄기세포에서 동맥과 정맥을 키워 약물의 독성을 평가하거나 혈관 성장에 영향을 주는 약물(혈관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종양을 ‘굶어죽게 하는’ 약물)을 개발할 수 있다. 실험용 혈관을 개발해 약물의 광범위한 독성을 파악하는 것은 특히 임신을 할 수 있는 여성들이 대상 약물에서 영향을 받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서다. 줄기세포에서 유래한 혈관 세포는 혈관 독성을 띤 환경화학물질을 걸러내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고, 이 때문에 미국 환경청과 국립보건원은 머피 교수팀에 연구비를 지원했다.

줄기세포가 특정 세포로 변화할 때 이 세포들을 지원해 줄 개선된 화학물질을 찾기 위해 머피 교수는 로봇 기구를 사용해 유리 슬라이드 위에 100개 이상의 후보물질을 나열했다. 그는 “우리는 단일 슬라이드에서 뻣뻣한 정도나 줄기세포에 대한 부착력이 약간씩 다른 여러 재료를 테스트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개발했다”며, “이 프로세스는 액체 처리 로봇으로 자동화돼 한 달에 수백 개의 자료를 처리할 수 있었고, 지금은 일주일에 같은 양을 처리한다”고 밝혔다. “예전에는 각각의 실험에서 다만 10개 정도의 재료만 검색할 수 있어, 현재와 같은 주간 처리 양을 달성하려면 수 년이 걸렸을 것”이라는 얘기다.

‘스템 팜’ 사를 창립한 빌 머피 교수. 이 회사는 머피 교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약사들이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출시했다.  Credit: UW-Madison News
‘스템 팜’ 사를 창립한 빌 머피 교수. 이 회사는 머피 교수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제약사들이 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시스템을 출시했다. Credit: UW-Madison News

줄기세포 제조의 ‘끌과 망치’

위스컨신-매디슨대에서 갈라져 나온 스핀오프(spinoff)인 ‘스펨 팜(Stem Pharm)’사는 위스컨신 동창 연구재단으로부터 그 재료들에 대한 특허 라이선스를 취득하고 제약회사와 과학연구기관에 시스템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를 개발한 머피 교수는 스템 팜 사의 공동창업자이자 수석 과학 책임자이기도 하다. 그는 “점점 더 많은 제약회사들이 내부적으로 혁신을 할 능력이 전보다 부족하기 때문에 외부의 혁신적인 연구 내용들을 도입하고 있다”며, “여러 회사가 마트리겔과 거리를 두는 것에 강한 관심을 표명했고, 혈관 검사 제품은 이미 여러 곳에서 베타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말했다.

줄기세포를 위한 더욱 나은 성장 기질을 찾는 일은 처음에는 세포를 확인하는 것보다 덜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줄기세포의 가능성 실현을 위해서는 반드시 수행해야 할 일 중의 하나라고 머피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인간 줄기세포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다음 단계 작업은 세포 자체와 세포가 만드는 조직을 더욱 효과적으로 제조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간단한 재료들이 줄기세포 제조의 ‘끌과 망치’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7-1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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