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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2-09

베텔게우스 폭발 멀지않았다 내일 폭발할 수도… 천문학계 큰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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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카블리 우주물리·수학연구소(Kavli IPMU)의 마크 바긴스(Mark Vagins) 교수는 오리온 성좌가 보이는 날 밤이면 어김없이 밤을 지샌다. 불그스레하게 빛나는 오리온 자리의 일등별 ‘베텔게우스(Betelgeuse)’를 관찰해야 하기 때문.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이 거대한 별은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별이다. 바긴스 박사는 8일 ‘사이언스’ 지를 통해 “생전에 이 별의 폭발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빠르면 내일 폭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명이 다한 별은 폭발하게 된다. 이 때 별의 크기가 작으면 ‘신성(nova)’, 별의 크기가 크면 ‘초신성(supernova)'라고 한다. 태양 질량의 10배 이상인 별이 폭발하면 초신성이 된다. 새로운 별이 생겼다가 사라지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초신성(超新星)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폭발 시 낮 시간에도 뚜렷하게 볼 수 있어    

과학자들은 초신성에서 발생하는 에너지 양이 태양이 일생(약 100억 년) 동안 방출하는 양과 거의 같다고 보고 있다. 이 엄청난 에너지를 불과 며칠 동안에 방출해 버리기 때문에, 폭발 직후의 밝기는 태양의 100억 배에 달한다.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관측한 거대한 별 베텔게우스의 모습. 별의 수명이 다해 초신성 폭발을 앞두고 있다.  ⓒWikipedia
유럽남방천문대(ESO)에서 관측한 거대한 별 베텔게우스의 모습. 별의 수명이 다해 초신성 폭발을 앞두고 있다. 우주 생성의 비빌을 풀 수 있는 중성자, 중력파 연구의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Wikipedia

큰 폭발이 일어난 후에는 중성자별(中性子星) · 펄서(pulsar, 脈動電波星) · 블랙홀 등이 형성된다. 별 주변의 우주 질서가 재편되는 것이다. 바긴스 박사가 베텔게우스 폭발을 쉬지않고 감시하는 것은 이 별의 크기가 워낙 커 그 충격파가 매우 클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베텔게우스의 지름은 태양의 450배에 달한다. 밝기 역시 태양의 900배에 달한다. 지구와 베켈게우스 간의 거리는 2008년 기준 640광년인 것으로 측정되고 있다. 이처럼 거리가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별이 폭발할 경우 엄청난 에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는 큰 굉음과 함께 빛으로 변한다. 이 때 초신성의 밝기가 워낙 엄청나 지구에서 보는 보름달보다 더 밝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긴스 교수는 “낮 시간에도 초신성의 모습을 뚜렷하게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베텔게우스 폭발로 인해 지구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그러나 근거없은 이야기다. 초신성이 지구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근지구 초신성(近地球超新星, Near-Earth supernova)이어야 한다.

지구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 정도로 가까이 있는 초신성을 일컫는 말인데 천문학계는 그 범위를 100광년 이내로 잡고 있다. 베텔게우스가 워낙 큰 별이지만 지구로부터 64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생태계 파급 효과는 크기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초신성은 중성미자·중력파 연구의 보고    

별의 홍수처럼 몰려 있는 은하수에는 베텔게우스처럼 폭발을 앞두고 있는 별들이 무수히 많다. 그리고 실제로 폭발을 하는 경우도 1년에 수백 차례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그중에서 정밀하게 관측이 가능한 별은 10개 미만이다.

별이 폭발하면 별의 중심핵은 수축해 아주 작은 중성자별이 되거나 블랙홀이 된다. 폭발로 모든 것이 다 끝나는 것이 아니다. 별 내부에 쌓아놓은 탄소, 산소, 규소, 철과 같은 갖가지 원소들을 한꺼번에 다 방출한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원소의 생산공장인 셈이다.

과학자들이 별이 폭발하기를 기다리는 것은 초신성에서 두 가지 징후을 관측하기 위해서다. 중성미자(neutrino)와 중력파(gravitational waves)가 그것이다. 표준 모형에 따르면 중성미자는 더 작은 입자로 쪼개지지 않는 그 자체의 기본 입자다.

내부 구조가 없는 점 입자 형태를 띠고 있다. 질량이 0은 아니라고 알려져 있지만 매우 작아 정확한 값은 아직 모른 채 얼마 이하라는 최댓값만 알려져 있다. 중력파는 시공간의 일그러짐이 광속으로 파도처럼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지난해 2월  간섭계 중력파관측소(LIGO) 연구단이 중력파의 존재를 확인했다.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천체물리학자 한스-토마스 얀카(Hans-Thomas Janka) 연구원은 “중성미자와 중력파가 빛처럼 명확히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관측이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초신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중성미자와 중력파 연구에 매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 두 가지 현상의 비밀을 밝혀낼 경우 우주 생성의 비밀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대부분의 초신성 연구가 중성자와 중력파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국제협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초신성조기경보시스템(SuperNova Early Warning System, SNEWS)이 대표적인 경우다. 초신성을 신속히 관측용 중성미자 검출기로 이루어진 네트워크로 중성미자 관측을 통해 별의 동향을 살피고 있다.

특히 거대한 별 베텔게우스가 폭발할 경우 연구자들에게 엄청난 자료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천문학자들이 밤잠을 자지않고 베텔게우스 관측에 골몰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이유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2-09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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