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의 두 발이 자궁을 뚫고 나오는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으나, 의료진의 세심한 배려로 무사히 분만해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의학저널이 최근 보도했다.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신’(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한 임신부의 자기공명사진이 실렸다. 사진에서 태아의 두 발이 임신부의 자궁벽을 뚫고 나와 자궁바깥으로 돌출한 장면이 뚜렷하게 보인다.
자궁 벽이 뚫렸지만, 임신부는 통증 못느껴
임신부의 나이는 33세. 성별이 남자인 태아는 임신부의 자궁에 2.5㎝ 가량을 찢어냈다. 그 틈을 뚫고 자궁의 양수막이 부풀어 올랐다. 부풀어 오른 막의 크기는 19㎝×12㎝×9㎝ 였다. 태아의 두 발은 태아 자궁벽을 뚫고 나와 양수막으로 삐져 나왔다.
그러나 이렇게 양수막이 자궁 밖으로 뚫고 나왔지만, 임신부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임신부는 22주째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받으러왔다가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논문의 주 저자인 프랑스 앙제(Angers) 대학의 피에르-엠마누엘 부에(Pierre-Emmanuel Bouet) 박사는 “이 같이 특이한 사례를 본 적이 없다”고 과학온라인 신문인 라이브사이언스 (livescience)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자궁밖으로 다리가 뚫고 나오는 사례는 특이한 임신 사례중에서도 매우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의학적으로 보고된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고, 문학작품 속에서 유사한 사례가 26건 나타난다고 한다.
33세의 엄마에게 이번 임신은 6번째였다. 앞의 5번의 임신은 모두 제왕절개 수술을 받고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이 잦은 제왕절개 수술이 임신부의 자궁벽을 약하게 만든 것으로 부에 박사는 분석했다. 제왕절개를 하고 봉합한 부분이 바로 터진 것은 아니지만, 제왕절개 수술로 약해진 자궁이 영향을 받았다고 부에 박사는 논문에서 말했다. 제왕절개를 하면서 생긴 수술자국은 오히려 강력해졌지만, 그러나 수술 자국 주변은 약해진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 임신을 하면서 자궁이 부풀어 오르고 태아가 자라면서 자궁이 압력을 받자 터졌다고 부에 박사는 말했다.
임신부의 자궁이 터지고 양수막이 돌출한 것을 발견하자. 의료진은 혹시라도 닥칠 위험성을 부부에게 알려줬다. 자궁벽이 터지거나, 유착태반(癒着胎盤)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유착태반 같은 질환이 걸리면, 분만 이후 큰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양수막이 터지는 것도 예상이 됐고, 조산의 위험도 높아진다.
잦은 제왕절개 수술로 자궁벽 약해져 발생
이 같은 현상이 벌어졌지만, 태아의 심장이 건강하게 뛰고 있었다. 의사들은 결국 제왕절개 수술을 제안했지만, 태아가 너무 어리면 태아가 생존할 가능성은 낮아진다. 그래서 의료진과 임신부는 성급하게 제왕절개를 하는 대신 임신상태를 면밀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임신 30주가 됐을 때 터진 자궁이 5㎝정도로 늘어났다. 부풀어 오른 양수막은 점점 더 커졌다. 태아의 두 다리 뿐 아니라, 태아의 복부까지도 일부 튀어져 나올 정도가 됐다.
더 미룰 수 없어서 결국 의료진은 제왕절개 수술을 하기로 결정했다. 1.385kg의 건강한 남자 아이가 태어났다. 보통 정상적인 분만은 임신 39~40주 이후에 이뤄진다.
분만을 한 다음 의사들은 임신부의 자궁을 다시 꿰맸으며, 5일 뒤에 퇴원했다.
태아가 태어난 뒤 6개월 동안 의료진은 태아를 점검해 보니 건강하게 잘 기내고 있다고 한다.
- 심재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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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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