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만날 것 같던 자율주행차가 어느새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인공지능과 각종 첨단기술로 무장한 자율주행차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전 세계 도로를 구석구석 누비며 시험운행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까지는 기술적으로나 제도적으로 보완할 사항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특히 최근 들어 자율주행 관련 사고들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시기를 더디게 만들고 있다.
이처럼 기대도 크고 문제도 많은 것이 자율주행차 업계의 현실인데, 이 같은 난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광산(鑛山)을 활용하는 프로젝트가 자동차 강국인 일본과 스웨덴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조종석이 없는 완전 자율주행 트럭
특수차량 전문 매체인 뉴아틀라스(Newatlas)는 대형 트럭 및 건설 장비 전문업체인 일본의 고마쓰(Komatsu)가 호주와 칠레의 광산에서 자율주행차를 테스트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자율주행수송트럭(IAHV, Innovative Autonomous Haulage Vehicle)이라 이름 붙여진 이 트럭에는 사람이 아예 탑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링크)
IAHV는 8.5m의 차체 폭에 차체 중량만 416톤에 달하는 이 거구면서도 60km/h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날렵함을 자랑한다. 2700마력까지 낼 수 있는 힘을 바탕으로 최대 230톤의 화물을 실어 나를 수 있다.
고마쓰사가 IAHV에 사람이 탑승하지 않는다고 발표한 이유는 의지의 표현이 아니다. 아예 사람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원천적으로 없애 버렸다. 동물로 비유하자면 머리는 없고 몸통만 있는 것 같은 형태로 이루어져 있다. 완벽한 자율주행 트럭이라는 점을 외관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이 회사가 자율주행차의 능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최적지로 광산을 선택한 이유는 업무의 특성 때문이다. 위험하고 폐쇄적인 환경에서도 반복되는 작업을 계속 수행해야만 하는 것이다.
고마쓰사의 관계자는 “사고 발생 시 사람에게 치명적이면서도 일정한 경로를 반복적으로 주행하는 공간이야말로 자율주행차의 성능을 점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고 설명하며 “그 같은 요건을 충족시키기에 광산만한 곳이 없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현재 호주나 칠레 등의 거대한 광산에서는 연 10억 톤 정도의 광물을 트럭으로 옮기는 작업이 일 년 내내 진행된다”라고 전하면서 “만약 자율주행수송트럭이 사람을 대신하여 그 일을 수행할 수 있다면 엄청난 비용절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기존 트럭을 개조하여 자율주행 기능 부여
일본의 고마쓰사가 IAHV 트럭으로 자율주행차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있다면, 스웨덴의 볼보(Volvo)는 기존에 출시했던 일반 트럭에 자율주행 기능을 부여한 개조 트럭으로 자율주행 능력을 점검하고 있다.
수송기술 전문 매체인 트랜스포트엔지니어(transportengineer)는 글로벌 자동차제조사인 볼보가 기존 제품인 FMX 트럭을 자율운행차로 개조하여 스웨덴의 볼리덴(Boliden) 광산에서 테스트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관련 기사 링크)
개조된 FMX 트럭은 일본의 IAHV 트럭과는 달리 사람이 동승하는 시스템으로 이루어져 있다. 운전자가 보조석에서 트럭의 운행상황을 지켜보면서 함께 조종하는 방식인 것이다.
볼보사는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기 위해 기존의 FMX 트럭에 라이더(Lidar)와 카메라, 그리고 다양한 센서를 장착시켰다. 라이더는 다가오는 물체의 존재를 감지하는 일종의 레이더(radar)로서 기존 레이더와는 달리 레이저를 활용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볼보사의 관계자는 “현재 FMX 트럭이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이동 경로는 지하 1320m에 위치한 길이 7km 정도의 구간”이라고 밝히며 “라이더, 카메라, 센서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자동으로 경로를 바꾸거나 정지하는 테스트를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자율주행 트럭의 테스트 결과에 대해 제조사보다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바로 볼리덴 광산 측이다. 상용화만 된다면 효율성이 향상되면서 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광산 업무는 일반적으로 발파와 채굴, 그리고 이송 등으로 나뉘는데, 발파와 채굴 사이의 시간을 줄이면 줄일수록 효율성이 높아진다. 사람이 작업할 때는 발파 후 발생하는 가스와 분진을 제거하기 위해 환기를 해야 하고, 붕괴의 위험도 있어서 일정한 지지대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자율주행 트럭이 이 업무를 대신하게 되면 환기 할 필요 없이 바로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볼보 사는 현재의 테스트가 완료 되는대로 완전 자율주행 트럭 개발에 착수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 김준래 객원기자
- stimes@naver.com
- 저작권자 2016-10-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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