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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슬기 객원기자
2015-10-14

홀로그램으로 '아바타' 제작한다 러시아 미디어 재벌 '사람의 정신 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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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는 '하츠네 미쿠'(はつねミク)라는 유명한 가수가 있다. 실제 가수는 아니고 홀로그램 영상으로 제작된 가상 캐릭터인데, 2012년 일본에서 열린 콘서트에는 하츠네 미쿠를 보기 위해 1만 여명이 모이기도 했다. (관련영상)

같은 해 열린 스눕 독(snoop dogg)의 콘서트에서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미 1996년에 사망한 투팍(2pac)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투팍의 홀로그램을 이용하였지만, 당시 투팍의 등장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다. (관련영상)

두 공연에서 사용된 기술은 '홀로그램'(hologram)이다. 흔히 카드 뒷면에 부착된 위조방지 스티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기술이다. 1920년대 기술이 고안된 이후 90년이 지난 2010년대 들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적극 도입되고 있다.

산업 전반에서 홀로그램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진은 2011년 세르비아의 국제 모터쇼에서 이용된 유사 홀로그램 영상 ⓒ Boksi (Wikipedia)
산업 전반에서 홀로그램이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입체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사진은 2011년 세르비아의 국제 모터쇼에서 이용된 유사 홀로그램 영상 ⓒ Boksi (Wikipedia)

한국에서 홀로그램을 공연에 사용하려는 첫 시도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앞선 1998년이었다.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당시 SM 엔터테인먼트에서는 H.O.T의 데뷔를 홀로그램 공연으로 하려는 시도가 있었다.

이후 여러 가수의 공연에서 홀로그램이 이용되었고, 2012년 7월 가요계를 놀라게 하는 공연이 있었다. SBS 인기가요를 통해 한국 최초의 보컬로이드(vocaloid, 음성 합성 엔진) 시유(SeeU)가 데뷔무대를 가졌기 때문이다. (관련영상)

이러한 공연은 '홀로그램'이라고 이름을 달고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유사 홀로그램'이다. 폴리에스테르 필름으로 된 투명한 스크린을 무대 위에 설치하고, 관객은 스크린에 반사된 영상을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엔터테인먼트 산업 외에 효과적으로 홀로그램이 사용되는 분야가 바로 의학 분야이다. 현재는 여러 장의 단층 사진을 보면서 의사가 머릿속으로 입체상을 만들어 진단하고 있다. 홀로그램 기술을 이용하여 단층 사진을 입체적으로 만들어 보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는데 도움을 받고 있다.

구글, 홀로그램 기술 특허 공개

홀로그램은 3차원 입체 영상을 제공하기 때문에, 증강현실을 이용하려는 IT업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기술이다. 많은 IT업체 중 증강현실을 가장 활발하게 활용하는 구글은 2014년 3월 홀로그램 기술 특허를 등록했다. (원문링크)

구글 특허의 특징은 웨어러블 기기에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빛이 통과하는 '라이트 가이드'와 빛의 반사가 특허의 핵심이다. 영상을 송출하게 되면, 영상이 라이트 가이드를 따라 빛이 전부 반사되어 사람이 볼 수 있게 된다.

구글은 이미 오래전부터 구글글래스를 이용한 증강현실 기술의 활용을 연구해왔다. 이번 특허를 이용하여 보다 진화된 증강현실 기술을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물체와 함께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상의 물체를 함께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구글글래스를 쓰고 거리에 나간다고 가정해보자. 거리에서 보게 되는 모든 사물에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들어진 여러 정보가 합쳐지면서 사용자는 보다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영화에서만 보던 일이 현실로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홀로그램 이용해 사람의 정신도 복제

증강현실을 넘어 홀로그램 기술은 이제 '사람'을 복제하려고 한다. 러시아의 미디어 재벌인 드미트리 이츠코프(Dmitry Itskov)는 사람의 정신을 복제하는 '2045 이니셔티브'(2045 initiative)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홀로그램 기술이 활용된다. (관련링크)

프로젝트는 올해까지 사람의 두뇌를 컴퓨터에 전송하는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20년까지 사람의 두뇌 속 데이터를 로봇에 전송하는 실험을 진행하게 된다. 이후, 두뇌 복제와 인공두뇌 기술 개발을 진행하게 된다.

여기에서 가상신체를 만들기 위해 홀로그램 기술이 이용된다. 쉽게 말해, 사람의 두뇌를 복제한 인공두뇌가 있고 그 인공두뇌를 통해 움직이게 되는 몸이 홀로그램인 것이다. 일종의 아바타라고 생각하면 쉽다.

충격적인 내용만큼이나 윤리적인 논란도 상당하다. 어디까지 '과학의 발전'으로 보고 기술을 허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너무나 다양한 의견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지켜야 할 선은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실제 홀로그램을 이용한 완전 입체 영상 기술은 초보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완전한 입체의 '디지털 홀로그램' 제작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 기술이 완성될 때까지 지금처럼 아날로그 홀로그램을 이용한 콘텐츠와 유사 홀로그램을 이용한 공연 등을 중심으로 천천히 성장해 나갈 것이다.

이슬기 객원기자
justice0527@hanmail.net
저작권자 2015-10-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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