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는 65세 이상 노인 10명 가운데 1명, 세계적으로 4,000만명 정도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인구 대비 환자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70% 이상은 알츠하이머 치매로서 구체적인 발병 원인은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대 연구진은 뇌의 스트레스 반응과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키는 단백질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증거를 발표해 관심을 모은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와 인체 세포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뇌에서 분비되는 스트레스 대처 호르몬이 이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고, 아밀로이드 베타로 알려진 이 단백질이 뭉쳐서 알츠하이머 치매를 일으킨다고 밝혔다.
플로리다의대 뇌과학부 토드 굴드(Todd Golde) 교수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EMBO 저널’ 최근호에 발표됐다.
전문가들은 알츠하이머병이 유전과 생활양식, 환경요인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경요소의 하나로서 스트레스와 알츠하이머병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한층 넓히고 연관성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굴드 교수는 이 연구가 “알츠하이머 병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 기전에 대한 상세한 통찰력을 더해 주었다”며,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비유전적 요인으로서 스트레스 효과와 기타 다른 환경요인을 탐구하는 긴 여정의 한 단계”라고 말했다.

뇌세포에 스트레스 호르몬 주입하자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 크게 증가
실험실 연구에서 급격한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용 쥐는 대조그룹에 비해 알츠하이머 연관 단백질이 더 많이 만들어졌고, 특히 알츠하이머병 진행에 치명적인 역할을 하는 특정 형태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도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스트레스로 인해 분비되는 호르몬인 부신피질 자극 호르몬 방출인자(CRF)가 어떻게 알츠하이머 연관 단백질 양을 증가시키는가를 알기 위해 연구팀은 인체의 뇌신경세포를 CRF로 처리했다. 그러자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크게 증가했다.
다른 복합 실험 결과도 스트레스와 알츠하이머병과의 짙은 연관성을 보여주었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CRF는 감마 세크레타아제라는 효소의 활동을 증가시키고, 이는 더 많은 알츠하이머 연관 단백질 생산을 유발한다고 굴드 교수는 설명했다.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요인의 개선은 알츠하이머병을 막는 또 다른 접근법으로서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수정하는 것보다는 쉽다는 게 굴드 교수의 주장이다. 하나의 해결책으로 알츠하이머 연관 단백질 생성에 관여하는 CRF 수용체를 차단하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아직 가능하지 않다. 굴드 교수는 현재 연구진들이 스트레스 호르몬을 직접 차단할 수 있는 항체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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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5-09-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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