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지구상에서 '포유류'라고 불리는 동물은 약 5000여 종에 이른다. 사막, 산림, 극지방은 물론 땅의 위와 아래, 하늘, 물 속 까지 포유류는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하였다. 척추동물 중에서는 가장 넓은 범위에 퍼져있다. 이들의 생김새와 사는 방법, 사는 지역은 제각기 다르지면 몇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어 모두 포유류로 부른다.
남극대륙, 뉴질랜드, 떨어져 있는 작은 섬을 제외한 넓은 지역에서 모든 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하여 분화되어 왔다. 중생대 초기에 포유류 비슷한 파충류인 수궁류(Therapsida)가 출현하였고, 이것이 진화하여 포유류가 되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난 9월 지구상에 포유류가 첫 등장한 시기를 한참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골격 화석이 매우 훌륭한 보존 상태로 발견되었다. 시아 솅(Xia Sheng) 심양사범대학(沈阳师范大学, China) 박사를 비롯한 연구팀이 발견한 화석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은 지구상에 포유류가 등장한 첫 시기를 적어도 4000만년 앞당겨줄 생명체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중국 북동부 랴오닝성 고대 지층에서 진행된 3년 간의 발굴 작업을 통해 하라미이드(haramiyids)의 골격 화석을 거의 완전한 형태로 발겨난 것이다.
출토된 골격화석은 총 여섯가지로, 각각 세 종류의 하라미이드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포유류의 무게는 최저 28그램(g)에서 최대 283그램(g)사이로, 오늘날의 다람쥐와 거의 유사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앞니를 제외한 치아의 씹는 면에 솟아오른 돌기 부분인 치아도드리가 나 있었다.
이는 설치류에서 유래된 특이한 구강구조인데, 이들은 지금의 설치류처럼 곤충과 견과류, 과일을 주식으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구강구조는 약 1억 6400만년 전 쥐라기 중기에 번성했던 포유류인 다구치목(multituberculates)과 매우 유사한 형태이다.
이미 학계에서는 하라미이드와 다구치목이 같은 뿌리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하지만 하라미이드에는 다구치목과는 다르게 두개골과 고막 형태, 턱뼈, 발목 등에서 포유류만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징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등장시기가 적어도 2억 2000년 전에서 2억년 전 사이인 중생태 트라이아스기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기존 학계에서 짐작해온 포유류 최초 출현 시기인 1억 7400억~1억 6400억년 전 쥐라기 중기에서 적어도 4000만년 이상 앞당겨내는 중요한 진화론적 의미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태아 간직한 '고대 말 화석'도 발견돼
지난 11월 초에는 태아형태까지 남아있는 4700만년 된 고대 말 화석이 본 모습과 거의 흡사하게 복원되기도 하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젠켄베르크 연구소(Senckenberg Research Institute Frankfurt) 고생물학 연구진이 2014 국제 척추고생물학 연례학술대회(2014 annual meeting of the Society of Vertebrate Paleontology)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원문링크)
연구팀이 복원한 화석의 학명은 유로히푸스 메셀레니즘(Eurohippus messelensism)으로 신생대 제 3기 중 2번째 시기인 약 5700만년~3600만년 전 사이에 번성했던 포유류이다. 어깨 높이 약 40센티미터(cm) 정도의 크기로 개의 함 품종인 폭스테리어와 크기가 비슷하다.
하지만 고생물학계에서는 오늘 날 말의 조상 급으로 보고 있다. 척추동물 포유강에 속하는 기제목과 포유류의 진화과정을 알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15년 전 독일 헤센 주 다름슈타트디에부르크 구에 위치한 메셀 화석 유적지(Messel Pit Fossil Site)에서 발견됐다.
당시에는 연구기술이 충분히 발달하지 못했기에 제대로 복원할 수 없었는데, 최근에 이르러서 실질적 형태복원과 함께 마이크로 X선을 이용한 신체분석이 이뤄지게 되었다. 메셀 화석 유적의 유모혈암에 묻혀있다 발견됐는데, 보존상태가 매우 훌륭했다.
그래서 태반, 자궁은 물론이고 태아의 형태까지 그대로 복원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동물이 약 4700만년 전 치명적인 화산가스가 녹아있던 호숫가 물을 마시다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화석 중 태반을 식별할 수 있는 세계 두 번째 화석이기 때문에 현대 말의 진화과정을 추론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룡 전성기, 예상보다 더 큰 포유류 존재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의하면 공룡의 전성기에 살던 포유류는 대개 몸무게가 450그램(g)이 채 안 되는 작고 연약한 동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난 11월 아프리카 대륙 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 섬에서 몸무게가 9킬로그램(kg)에 이르는 포유류 화석이 발견되었다. (원문링크)
데이비드 크로스(David W. Krause) 스토니브룩대학교(Stony Brook University, USA) 교수팀은 '빈타나 세르티치'(Vintana sertichi)라는 이름을 붙인 고생대 포유류 화석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마다가스카르 토착어로 '행운'을 뜻하는 빈타나(Vintana)는 정말 우연히 발견된 화석이라 붙여진 이름이다.
2억5000만 년전부터 6500만년 전까지 지속한 공룡 시대에 살았던 포유류 중 빈타나 세르티치보다 몸무게가 무거운 동물은 하나밖에 없다. 연구팀은 이 동물의 몸 길이가 코에서 엉덩이까지 약 51~61센티미터(cm)정도로 추정하고 있으며, 7200만 년전부터 6600만 년전까지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석의 두개골은 몸집에 비해 길이가 길고 눈구멍이 큰 편이며, 아래턱 주변은 저작근과 연결된 흔적을 가지고 있다. 시각과 후각이 뛰어나 어둠 속에서도 잘 적응한 초식동물로 추정하고 있으나, 자세한 것은 연구가 더욱 진행되어봐야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발견은 공룡 시대 남반구 포유류 연구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공룡 시대 남반구 포유류는 후손 없이 멸종됐으며, 화석은 이빨과 턱뼈 정도 밖에 발견된 것이 없어 연구 기반이 취약하기 때문이다. 빈타나 세르티치의 경우, 특히 머리 부분 모습이 잘 간직되어 있다.
- 이슬기 객원기자
- justice0527@hanmail.net
- 저작권자 2014-12-05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