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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심창섭 객원기자
2019-09-20

화성의 위성에 미생물이 존재할까? 포보스·데이모스, 오염 가능성 평가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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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화성의 위성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미생물 오염 가능성에 관한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JAXA가 추진하고 있는 ‘화성 위성 탐사(Martian Moons eXploration, MMX)’ 프로젝트의 탐사선에 적용할 미생물 오염 방지 대책의 수준을 정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2024년 발사 예정인 MMX 탐사선은 사상 최초로 포보스 착륙을 시도하게 된다. 탐사선은 먼저 포보스에서 샘플을 채취한 후에 데이모스 탐사를 거쳐 2029년 지구로 귀환할 계획이다.

화성정찰위성(MRO)이 촬영한 포보스(지름 22.5km) © NASA
화성정찰위성(MRO)이 촬영한 포보스(지름 22.5km) © NASA

우주 탐사선의 미생물 오염 대책이 필요해

탐사선을 이용한 외계 천체의 탐사는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지구의 미생물이 묻어있는 채로 화성에 탐사선이 착륙한다면 현지에서 번식할 가능성도 있다. 그 결과, 지구에서 유래한 미생물을 화성 생명체로 오인하거나, 화성 환경을 변질시킬 수도 있어서 화성에 착륙할 탐사선은 고온 살균 처리 등의 조치를 하게 된다.

반면에 다른 천체의 미생물이 지구를 오염시킬 위험성도 있다. 아폴로 달 탐사에서 달에 내려섰던 우주비행사들은 혹시라도 모를 외계 미생물 오염을 우려해서 지구로 귀환한 후 3주가량 격리되기도 했다.

이러한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국제 우주연구위원회(Committee on Space Research, COSPAR)’는 ‘행성보호정책(Planetary Protection Policy)’을 정해놨다. 여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연합, 일본 등의 주요 우주 개발 국가가 모두 동참하고 있다.

소행성 ‘류구’에서 샘플을 채취하여 내년 말 지구로 귀환할 예정인 일본의 ‘하야부사 2’ 탐사선도 이 정책을 준수하고 있다. 다만, 류구의 경우에는 생명체가 존재하기에 너무 열악한 환경이라서 샘플에 미생물이 포함되었을 확률이 100만 분의 1 이하로 예상된다. 이는 국제 기준에 비추어 보면 사실상 ‘제로 위험(Zero risk)’과 같은 수준으로 하야부사 2 탐사선은 비교적 낮은 단계의 미생물 오염 방지 대책이 적용되었다.

화성정찰위성이 촬영한 데이모스(지름 12.4km) © NASA
화성정찰위성이 촬영한 데이모스(지름 12.4km) © NASA

화성의 위성에서 미생물에 오염될 가능성은?

이번 연구에서는 지금까지 행성보호정책의 대상이 아니었던 포보스와 데이모스의 미생물 오염 위험 요소를 평가했다. 현재 JAXA가 개발하고 있는 MMX 탐사선을 포보스나 데이모스에 착륙시키기 위해서다.

하야부사 2 탐사선이 탐사 중인 소행성 류구는 처음부터 행성 간 우주에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에 미생물 존재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지만, 화성의 위성에 미생물이 살고 있을 가능성은 그보다 클 것으로 여겨졌다.

화성에 천체가 충돌하면 그 규모에 따라 화성 표면의 물질이 중력을 뿌리치고 우주로 튕겨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에 소행성 등이 화성에 충돌하면서 방출된 물질에 미생물이 묻은 채로 포보스나 데이모스에 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

JAXA와 여러 대학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현재 포보스와 데이모스에 미생물이 생존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10만 년 전에 화성의 ‘주닐 분화구(Zunil crater)’가 생겨나면서 방출된 물질과 함께 날아왔을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연구 결과, 주닐 분화구에서 방출된 물질의 양과 방사선에 의한 멸균 등의 다양한 조건을 고려하면 살아남은 미생물이 포보스와 데이모스에 도달할 가능성은 실질적인 제로 위험을 의미하는 100만 분의 1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MMX 탐사선도 하야부사 2와 같은 수준의 미생물 방치 대책을 적용받게 되었다.

만약 미생물 오염 확률이 100만분의 1을 초과하면 행성보호정책에 따라 ‘제한된 지구 귀환’ 조치가 적용된다. 샘플은 엄중한 취급과 함께, 기존과는 전혀 다른 운용 절차를 요구받는다.

MMX 탐사선 상상도 © JAXA / NASA
MMX 탐사선 상상도 © JAXA / NASA

10g의 샘플을 채취해 귀환할 예정

MMX 탐사선은 2024년 발사 예정이다. 탑재될 실험 장비는 일본과 미국, 프랑스가 국제 협력으로 개발 중이고, 독일이 개발한 소형 로버가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탐사선은 추진 모듈(1800kg), 탐사 모듈(150kg) 및 반환 모듈(1050kg)로 구성된다.

포보스와 데이모스는 질량이 너무 작아서 일반적인 의미의 착륙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준 위성궤도(quasi-satellite orbits)’라는 특수한 궤도를 이용하면 두 위성 근처에서 수개월 동안 안정적으로 맴돌 수 있다.

탐사선이 포보스 착륙에 성공하면 한두 차례 토양 샘플을 수집하고, 이후 포보스에서 재이륙하여 데이모스 주위를 여러 번 돌면서 근접 관측을 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화성의 기후를 모니터링하는 임무가 포함된다.

샘플 수집은 공기총으로 압축가스를 발사하여 흩날린 모래와 같은 반발 입자를 채집하게 된다. 이때 약 10g의 토양을 시료 용기에 밀어 넣어 보관한다. 임무를 끝낸 MMX 탐사선은 2029년 7월 지구에 도착하여 샘플이 담긴 캡슐만 대기권으로 재진입시킬 계획이다.

심창섭 객원기자
chsshim@naver.com
저작권자 2019-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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