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gust 22,2019

“자전 속도 느려지면 지진 급증한다”

지구 속 액체금속 불균형이 지각변동 일으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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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쉬지 않고 자전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 그 속도가 느려질 때가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점을 감안, 지난 수십 년간 낮 시간의 변화를 추적해왔다. 그리고 1000분의 1초인 밀리세컨드(ms) 차원에서 늘어나거나 줄어든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로 인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주 열린 미국 지질학회(Geological Society of America) 연례 회의에서 두 명의 지구물리학자들은 이 같은 시간의 변화가 비록 극미하지만 지진 발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30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미 콜로라도대 지질학자인 로저 빌햄(Bilham) 교수와 몬타나대 지질학자인 레베카 벤딕(Rebecca Bendick) 교수는 그동안 지구 자전속도 변화와 지진 발생 간의 역학관계를 추적해왔다.

지구 자전속도가 미세하게 느려지면서 대지진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북단 샌앤드레어스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 장면.   ⓒWikipedia

지구 자전속도가 미세하게 느려지면서 대지진이 대거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북단 샌앤드레어스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 장면. ⓒWikipedia

지구 대지진의 평균 주기는 ’32년’    

지난 100년 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구 자전 속도가 느려질 때마다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다수 발생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지진은 자전 속도가 느려진 직후에 발생했다. 통상적으로 느려진 직후 5번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빌햄 교수는 ‘사이언스’ 지를 통해 “이런 현상이 지구에서 5년 주기로 일어나고 있다”며 “재난을 막기 위해 이 현상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지진학자들은 자전속도의 변화로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에 동의해왔다.

그러나 어떤 과정을 거쳐 이 같은 지진 발생 패턴이 왜 발생하는지 증명하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두 과학자는 그 패턴을 밝혀내기 위해 공개적인 연구 방식을 사용했다. 연구가설에 근거해 단일 시점에 많은 연구자들로부터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는 연구방식을 말한다.

여기에는 반딧불, 근육, 메트로놈 등 다양한 기기가 활용됐다. 두 교수는 이렇게 활용된 자료들을 취합한 후 지난 100년 동안 발생한 진도 7 이상의 지진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리고 그 결과를 지난 8월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 발표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자전 속도 변화에 따라 지진과 관련된 두 가지 공통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첫 번째는 공간이 아니라 시간 변화에 따라 지진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현상은 큰 재난을 몰고 오는 대지진이 평균 32년 간격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지구 외적인 힘이 지각변동을 일으켜 지진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자전 속도를 말해주고 있는 낮 시간의 변화가 지진 발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낮의 길이가 변화할 때 지구 자기장 역시 변화가 발생한다. 연구진은 작은 변화지만 지구 외핵 안에 있는 액체금속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지구 자기장과 지구 표면 지각현상에 변화를 불러일으켜 지진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자전과 지진 간 역학관계 규명 가능해    

그동안 지질학자들은 지진현상을 설명하면서 지하 2900km 아래 있는 지구핵에 대한 거론을 자제해왔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구 자전속도와 지구핵 간의 불균형한 상황이 지진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콜로라드대학의 빌햄 교수는 지구핵을 통해 지진현상을 설명하고 있는데 대해 타당함을 강조했다. “지구핵이 우리와 매우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만큼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

적도 상에서 지구는 초속 460m 속도로 돌고 있다. 속도가 가해질 경우 지각과 맨틀, 그리고 외핵 간의 속도상의 부조화가 발생할 수 있다. 콜로라도대학의 피터 몰나르(Peter Molnar) 교수는 “이로 인해 외핵 안에 있는 액체금속이 지각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지질학자 마이클 망가(Michael Manga) 교수는 자신이 그동안 눈이 녹았다 다시 쌓이는 현상과 같은 계절변화 상황에 따라 지진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그 변화 상황을 추적해왔다고 말했다.

“그동안 연구를 진행하면서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들이 많이 있었는데 빌햄 교수 등의 지구자전과 연계한 연구 결과를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 의문점도 제기되고 있다.

그 중에는 지구 자전속도의 변화가 엘리뇨 등 기후현상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주장도 포함돼 있다. 바닷물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엘리뇨 현상이 지구 낮 시간에 30년마다 주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이번 연구를 이끈 몬타나대 벤딕 교수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며 “다른 원인들이 영향을 미칠 수는 있지만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구 중심부의 변화가 지구장에 변화를 주고 이로 인해 실제적인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서던 캘리포니아대학의 제임스 돌란(James Dolan) 교수는 “향후 5년 간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지구 자전속도와 지진 간의 역학관계를 명확히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 자전속도가 4년 전부터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돌란 교수는 “5년째가 되는 내년이 되면 평균치보다 더 많은 지진이 예상되고 있다.”며 “이 주기설에 따라 실제로 일어나고 있는 지진 상황을 통해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한 확실한 검증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구 자전속도와 관련된 주기설에 따르면 올해는 지금까지 진도 7 이상의 지진이 4번에 머무는 등 이례적으로 매우 적은 지진이 발생했다. 그러나 이들의 주장이 옳다면 내년에는 적어도 진도 7 이상의 큰 지진이 5번 이상 더 발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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