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은?

시속 160km로 날아다니는 큰귀박쥐

미국 텍사스를 여행한 사람이라면, 미국에서 박쥐를 영웅으로 묘사한 히어로 영화 ‘배트맨’이 나온 이유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텍사스 주를 상징하는 동물이 바로 박쥐이다. 텍사스 지역에는 박쥐 군집 지역이 있어 박쥐탐사 여행코스도 마련됐을 정도이다.

한국 사람이 느끼는 배트맨이 미국인이 생각하는 배트맨과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텍사스에서 큰귀박쥐 시속 160km 기록

이 박쥐가 이번에는 영화가 아니라 과학적인 이유로 관심을 끌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동물로 조사됐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제비와 비슷하게 날렵한 날개를 자랑하는 유럽칼새(common swift)가 가장 빠른 새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과학적으로 측정된 동물 중 가장 빠른 것은 박쥐로 나타났다. 박쥐 천국인 미국 텍사스 주에서 경비행기까지 동원해 추적한 결과 ‘멕시코 자유꼬리 박쥐'(Mexican free tailed bat)라고도 하는 큰귀박쥐(Tadarida brasiliensis)는 무려 시속 160km 이상으로 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의 포유동물로 지정된 큰귀박쥐 ⓒstatesymbolsusa

미국 텍사스의 포유동물로 지정된 큰귀박쥐 ⓒstatesymbolsusa

막스 플랑크 조류학연구소의 미국 및 독일 과학자들은 이 같은 조사결과를 최근 과학저널 ‘로얄 소사이어티 오픈 사이언스’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게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지금까지 과학자들의 상식을 깨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대체로 박쥐 보다 날렵한 날개를 가진 조류가 더 빠른 것으로 추정됐다. 박쥐 같이 몸집에 비해 평균 보다 넓은 날개를 가진 동물이 빠른 속도를 낼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박쥐 날개는 몸체에 붙어있어 로켓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지금까지 학자들은 유럽칼새(common swift)가 조류 중에서 가장 빠른 것으로 생각해왔으며 비행속도는 대략 시속 110km로 조사됐다. 이 같은 속도는 수평으로 이동하는 속도를 말한다.

새들이 먹이를 채기 위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수직 낙하 할 때는 속도가 더욱 늘어나, 송골매 같은 새는 최고 시속 300km 속도로 낙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쥐 비행 속도를 측정하는 장소로 미국 텍사스 지역이 선정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텍사스는 박쥐의 천국이다. 텍사스 주는 1995년 ‘큰귀박쥐’를 텍사스 주의 공식적인 비행포유동물로 선정했을 정도이다.

큰귀박쥐는 미국 남부를 비롯해서 중남미 지역의 굴에서 모여 산다. 가장 많이 모여 사는 군집(群集)지역은 미국 텍사스 주 산 안토니오(San Antonio) 부근으로 무려 2,000만 마리가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0만 마리의 박쥐가 하루 밤 사이에 먹어치우는 먹이만 250톤에 달한다.

그렇다면 날아다니는 새의 속도를 어떻게 정확히 측정할 수 있을까? 연구팀은 박쥐에 초소형 전파송출기를 달았다. 그리고 박쥐에서 송출하는 무선 전파를 수신하기 위해 세스나 경비행기로 새들을 쫒아갔다.

경비행기 동원 박쥐에 무선송출기 달아 측정

이번 조사에서 박쥐는 바람을 등지고 비행할 때는 속도를 줄여 바람의 힘을 이용했으며, 반대로 맞바람이 불 때는 비행속도를 높여서 되도록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려 했다.

속도 측정이 특히 어려운 것은 박쥐가 밤에 주로 비행하는 야행성 동물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모두 7마리의 박쥐를 추적했다. 2009년 7월 8일부터 7월 15일 사이에 하루 밤에 한 마리씩 7일에 걸쳐 7마리의 박쥐를 추적했다. 박쥐의 야간 비행을 추적하는 일은 고도의 계산된 준비과정이 필요하다.

텍사스의 박쥐떼들 ⓒ amusingplanet

텍사스의 박쥐떼들 ⓒ amusingplanet

연구팀은 박쥐가 많아 박쥐관광투어 코스까지 개발된 텍사스 주의 프리오 박쥐굴(Frio Bat Cave) 지역에서 조사했다. 연구팀은 텍사스 가너 필드 공항(Garner Field Airport)에서 박쥐를 한 마리씩 놓았다. 이때 동시에 경비행기인 세스나 172기를 타고 박쥐를 따라 프리오 박쥐굴로 향한다. 이와 함께 지상에서도 박쥐가 도착하는 지점에 또 다른 연구원이 기다리도록 했다.

실험에 동원된 박쥐는 수유기가 지나고  무게는 11~12그램의 아주 작은 암컷이다. 연구팀은 박쥐 등에 외과용 풀로 0.45그램짜리 소형 무선 송출기를 달았다. 무선 송출기는 박쥐가 얼마나 자주 날개짓을 하는지 하는 내용과 수평이동 속도를 측정하는데 도움을 줬다.

육상 동물중 가장 빠른 것은 치타로 시속 103km이고, 가장 빠른 바다동물은 갈새치로 시속 128k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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