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같은 전도성 단백질’ 이라니?

기존 개념 뛰어넘는 발견에 깜짝 놀라

과학적인 발견은 항상 기존의 것을 극복하거나 부정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끝이 어디인지 모를 만큼 우주가 광활하게 뻗어나가는 것 만큼, 과학적 창조의 세계는 끝없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금도 마찬가지이다. 때때로 가장 경험많고 유능한 과학자들 조차, 자기 눈으로 믿지 못할 실험결과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다.

스튜어트 린제이(Stuart Lindsay) 아리조나 주립대학교(Arizona State University) 교수 연구팀에게 이런 일이 발생했다. 린제이 교수 연구팀은 4년 전 쉽게 믿을 수 없는 실험 결과를 얻어놓고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난감한 적이 있다.

새로운 모든 과학적 발견이 그렇듯이 기존의 전통적인 모든 지식을 뛰어넘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마치 금속처럼 전기를 전달하는 단백질이 존재한다는 첫 번째 증거가 나타난 것이다!

린제이 박사는 인테그린(integrin)이라고 불리는 alphaVbeta3 단백질과 이 단백질의 목표물인 배위자인 리간드(ligand) RGDfC의 상호작용을 탐구했다.

4년전 전기 전달하는 단백질 처음 발견

인테그린은 세포 표면에 존재하며 콜라겐 등 세포외 기질에 세포가 접착할 때 작용하며, 세포의 상호작용, 면역, 지혈 등에도 관여한다. 리간드는 중심원자에 결합되어 있는 이온 또는 분자의 총칭이다.

린제이 연구팀은 좀 더 정밀하게 실험을 통제할 수 있는 아주 작은 나노 기구(nano device)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 기구는 단백질을 조절하고, 배위자를 붙잡는 전극과 그 배위자에 적용할 수 있는 전압의 양을 조절할 수 있다.

인테그린 단백질과 리간드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개념도 ⓒ 아리조나 주립대학

인테그린 단백질과 리간드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개념도 ⓒ 아리조나 주립대학

린제이 교수는 오래동안 나노기술의 눈이 될 수 있는 새로운 현미경을 개발하는데 몰두했다. 이 차세대 나노 현미경은 매우 빠르며 저렴한 가격으로 DNA와 아미노산을 읽어내서 정밀한 의약품을 실제로 만들 수 있게 해준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하나의 분자가 한 쌍의 전극 사이에 묶여있을 때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것은 그가 만든 DNA 해독기가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는 기초가 됐다.

터널링 인지(recognition tunneling)라는 이 기술은 마치 실을 바늘귀에 통과시키듯이, 하나의 분자를 나노 규격의 구멍을 통해서 가지런히 정렬시킨다.

이런 방법으로 연구팀은 DNA의 전기적 특정이나 아미노산 분자의 전기적 특성을 측정해서 이들의 염기서열을 밝혀낼 수 있다. 린제이 교수는 새로운 DNA 및 아미노산 해독기를 제작하는데 많은 시간을 들여왔기 때문에, 이같은 기술은 새로운 방식의 단백질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약 4년전 린제이 교수는 ‘터널링 인지’ 기술을 사용해서 멀쩡한 단백질의 전기 전도도를 측정했다. 만약 하나의 단백질을 한 쌍의 전극 사이에 잡아둘 수 있다면, 당신은 전기적인 해독기를 갖게 되는 것이다.

단백질 한 개를 특정해서 구분할 만큼 민감한 나노기술 도구를 가지면, 아주 강력한 새로운 진단장치가 될 수 있다.

린제이 교수는 “단백질의 전기적 특성에 대한 데이터를 두고 많은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 쪽은 이 같은 주장을 무시해버린다. 다른 쪽에서는 단백질이 대단히 훌륭한 전기적 전도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이 두 진영은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처럼 절대 만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린제이 교수의 대학원생 중 한 명인 야난 자오(Yanan Zhao)는 이 도전적인 연구를 수행했다. 자오는 두 전극 사이에 하나의 단백질을 붙잡아 놓고 전압을 걸어보고는 깜짝 놀랐다. 단백질이 마치 금속처럼 활동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주 굉장히 높은 전기적인 전도성을 보여줬다.

린제이 교수는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흥미롭다”고 말했다. 연구팀 역시 너무나 믿을 수 없어서 자기들의 실험결과가 틀린 부분이 없는지 세밀하게 검증했으며, 잘못된 내용이 없는지를 면밀히 검토한 끝에 최근  물리학연구소(Institute of Physics) 저널인 나노 퓨쳐스(Nano Futures) 온라인 판에 연구결과를 게재했다.

린제이 교수는 “이번 논문은 우리들의 실험데이터에 대한 모든 가능한 설명을 담고 있으며 모든 인위적인 설명은 배제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중요한 결과는  STP(Scanning Tunnel Microscopy)현미경을 이용해서 나왔다.  풀 같이 생긴 인테그린 단백질이 실험에 사용됐는데, 이 단백질은 세포들을 서로 붙여서 조직과 기관을 형성하는 것을 도와준다.

STM현미경의 끝에 나온 전극에 작은 리간드 분자를 붙였다. 리간드 분자는 인테그린 단백질에게 특별히 붙어있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STM 현미경은 옛날 전축의 턴테이블 위에 놓인 바늘과 비슷하게, 리간드 단백질을 인테그린 단백질과 접촉하도록 해 준다.

그리고 바로 여기에서 아주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린제이 교수는 “나는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왜냐하면 탐침이 표면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엄청난 전류가 흐르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 간격은 린제이 교수가 개발한 터널링 인지 기술에서 나타나는 것과 같은 전자 건너뛰기나 터널효과에 의해서 전기가 흐르기에는 너무나 멀었다. 린제이는 이같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이론을 맞추기 위해 머리를 쥐어짰지만 발견할 수 없었다. 린제이 교수는 “그 데이터는 전자터널링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음이 분명했다”고 말했다.

전환점은 린제이 교수가 헝가리의 이론 생물리학자인 가보 바타이(Gabor Vattay)의 연구를 발견하면서 마련됐다. 가토 바타이는 헝가리 물리학자 이름을 딴 외토뵈시 로란드(Eötvös Loránd 1848~1919) 대학교 복잡계물리학과 (Department of Physics of Complex Systems)교수이다.

DNA염기서열을 읽어주는 해독기 개념도 ⓒ 아리조나 주립대학

DNA염기서열을 읽어주는 해독기 개념도 ⓒ 아리조나 주립대학

린제이 교수는 “이 데이터를 얻은 지 몇 년이 지나서야 양자역학을 포함하는 가보 바타이의 논문을 읽었다”고 말했다.

린제이 교수는 “양자 시스템에서 에너지 수준의 간격은 시스템이 전도체인지 절연체인지를 표시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가보 바타이는 다수의 단백질을 관찰해서 전도체인지 절연체인지 나타내는 특별한 신호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예외적인 것은 순수한 단백질 구조인 거미 줄이다.”고 보도자료에서 설명했다.

기본적으로 이 이론은 전기적 파동이 단백질을 좋은 전도체나 혹은 좋은 절연체가 되게 하는 시동을 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린제이 교수는 “단백질이 전기를 전달하는 신기한 현상을 관찰했지만, 그것은 정적이 아니고 아주 동적이다”고 말했다.

단백질에게 전압을 높일 때 주파수가 증가하면서 전기적인 급증이 일어난다. 그러면서 건너야할 문지방이 생긴다.

단백질도 양자역학으로 설명하는 과학자들 나타나

린제이 교수는 가보 바타이 교수를 만난 뒤, 단백질을 분석하기 위해 유럽에서 가장 큰 컴퓨터를 사용했다. 기본적으로 에너지 수준 간격 배분에는 3가지 커브가 나타난다. 하나는 금속상태에 일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절연상태에 일치하며, 세 번째는 양자 임계상태에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 이론을 믿는다면 놀랍게도 단백질은 양자임계상태에 있었다.”

린제이 연구팀은 좀 더 정밀하게 일련의 실험들을 조절하기 위해 나노 도구를 제작할 수 있었다. 이것이 앞선 실험에 비해서 큰 변화를 가져왔다 왜냐하면 STM현미경의 탐침 끝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새로운 도구를 이용해서 “단백질의 전기 전도도가 켜지고 꺼지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고 린제이 교수는 말했다. 이같은 결과는 기본적인 양자의 힘이 인테그린 단백질에 작용하고 있음을 설명하는 것이다.

린제이 교수는 “우리는 단백질이 전기를 통하는 이 이상한 움직임을 관찰하고 있다. 정말 아름답다. 이제 단백질을 양자역학의 대상물질로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린제이 교수는 이 나노 도구를 사용해서 의학적으로 중요한 다른 단백질을 탐구해서 그 움직임을 측정하기를 원한다. 건강과 질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단백질이 금속처럼 혹은 절연체처럼 행동한다는 것이 드러날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단백질의 움직임을 설명하는 완전히 새로운 방법이 등장함으로써, 지금까지 린제이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능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던 새로운 과학적인 풍경을 열었다는 점이다.

린제이 교수는 그의 발견이 가져올 엄청난 변화를 생각해서 매우 조심스럽게 설명하고 있다. 과연 단백질 연구의 새로운 지평이 열릴 것인지 궁금증을 낳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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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1)

  • 한성희 2017년 10월 30일2:09 오후

    이거 진짜 소름돋는 게, 서프라이즈에 ‘전기 인간’으로 나온 사람이 있던데, 특수한 증후군을 앓고 있어 털이 나지 않는 한 사람이, 어렸을 때 고압 전기선을 만져도 전혀 감전되지 않는 것을 시작으로 전기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는 거 본 적이 있습니다. 근데 유전적 요인이 원인이라고 하기 어렵다는 분석만 있었는데요.

    이게 속임수도 뭐도 아니고 진짜 사실이어서 뭐가 어떻게 된 건지 궁금했는데 이게 이렇게 설명될 줄이야. 진짜 과학계가 어떻게 돌아갈지 예상도 못하겠네요. 비록 상용화 되긴 어려울 거 같긴 한데(여전히 인간에게 털은 중요하니까)

    4차 산업이 ‘기계의 완전자동화’의 시작이라면, 5차 산업은 생명의 전자화(디지털화) 아닐까 생각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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