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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타가 간다
박솔 객원기자
2016-10-05

"과학의 혁신은 여유에서 온다" 남영 교수가 말하는 '융합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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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학이나 물리학은 ‘이과’에 속한다. 인문학이나 철학은 ‘문과’다. 그렇다면 ‘과학철학’, ‘과학사’는 이과일까, 문과일까?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의 남영 교수는 과학기술사를 전공했다. 그는 과학사라는 학문에 대해서는 이과냐, 문과냐의 구분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자신을 ‘오리너구리’라고 소개한다.

올해로 12회를 맞은 서울 와우북 페스티벌이 “질문하는 문학, 상상하는 과학”을 주제로 9월 29일부터 10월 3일까지 홍대 거리 일대에서 열렸다. 남영 교수는 지난 2일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다시 읽는 과학, 과학사”라는 주제로 과학에서의 올바른 융합과 혁신에 대해 강연을 펼쳤다.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남영 교수가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에서 강연하고 있다. ⓒ 박솔 / ScienceTimes
한양대학교 창의융합교육원 남영 교수가 서울 와우북페스티벌에서 강연하고 있다. ⓒ 박솔 / ScienceTimes

지나친 분리, 지나친 융합 모두 나빠

남영 교수는 한양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강의로 꼽히는 ‘과학기술의 철학적 이해’를 가르치고 있다. 그는 문과와 이과를 지나치게 구분하는 풍토를 비판하며 과거 이 강의 수강을 신청한 학생들 중 공대 학생은 “철학적”이라는 말 때문에, 문과대 학생은 “과학기술”이라는 말 때문에 지레 겁을 먹고 수강 신청을 철회한, 웃지 못할 해프닝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학문을 지나치게 분리하는 것은 좋지 않지만, “본래의 취지를 무시하고 서로 다른 것을 섞으려고만 하면 오히려 큰 손실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말하며, 달라 보이는 두 가지를 무조건 한데 합치려고만 하는 요즘을 “융합거품시대”라고 꼬집었다. 그는 진정한 융합은 “비빔밥처럼 뒤섞는 것이 아닌, DNA까지 바뀌는 변화”이고 “지나친 단순화는 왜곡을 불러온다”며 방법론까지 교류가 이루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남영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강연장을 찾았다. ⓒ 박솔 / ScienceTimes
남영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강연장을 찾았다. ⓒ 박솔 / ScienceTimes

혁신은 대화와 연결에서 온다

그는 과학이 고립되기 시작한 것이 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부터라고 설명한다. 전쟁을 겪으며 과학이 국부의 원천으로 여겨지기 시작했고, 과학자들 간의 '네트워크'가 소실되면서 과학자들과 과학이라는 학문이 다른 것으로부터 분리, 고립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대화와 연결에서 오는 게 혁신”이라며 “위대한 과학자는 없다. 위대한 과학자들만이 있다”는 말을 했다.

이어 과학은 사실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간에게 유용하게 쓰거나 강화시키는 것, 즉 예술이었다”는 얘기를 했다. 그는 과거에는 과학자가 곧 예술가이며 철학자였다며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예로 들었다. 그는 “합리성이 아닌 탐미성이야말로 과학혁명의 중요한 동력”이라며 무엇이 맞고 틀리냐를 따지기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변화를 상상할 것을 제안했다.

또, '올바른 과학'이나 '명확한 방법론'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과학은 거대화, 산업화가 아닌 혁신이 필요한 분야임을 강조했다. 남영 교수는  “쥐어짜면 개량은 가능하다. 하지만 혁신은 불가능하다. 혁신은 여유에서 온다. 실용을 추구하는 것은 단기성과주의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여유를 갖추기 위해서는 역사와 시대적 배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현재의 과학은 실패한 과학, 지나간 과학에 대해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한다. 현재가 언제나 옳다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없으며, 변화가 없다면 ‘달라진 미래’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과학은 시대와 상호작용하는 것인데, 현재의 과학은 기억상실증에 걸렸다"며 과학을 공부하는 데 있어 역사와 사회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솔 객원기자
solleap91@gmail.com
저작권자 2016-10-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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